추락하는 집값 대처하는 방법?

2년 전, 무리하게 대출을 얻어 서울 강남에 재건축 아파트로 집을 마련한 ‘이투자’씨. 대출이자만 한 달에 100만원 이상 나가지만 서울 강남 한복판에 그럴듯한 집이 있다는 생각에 이자가 아깝다는 생각이 안든다. 여윳돈이 생기면 펀드나 재개발 지분매입 등 소액 투자를 해 종자돈을 불리는데에만 주로 관심이 간다.

마찬가지로 2억원이 넘는 돈을 대출받아 집을 장만한 ‘김대출’씨, 으레 그래왔듯이 거치기간만 끝나면 부동산을 갈아타며 상환할 생각에 원금상환이나 이자부담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조금만 참고 견디면 투자금의 몇 배는 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경제는 심각한 불황 속에서도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단계로의 진입이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경우 경기침체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 더욱이 집값 하락 요인인 시중 금리의 급상승으로 부동산 시장 가격 하락 압력은 더 가중되고 있어 주택 구매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 대출부담까지 안고 있다면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이럴 때는 재빠르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다. 그렇다고 성급하게 매도에 나서는 것은 금물. 이자 부담이나 소득 정도를 꼼꼼히 체크한 후 각자의 상황에 알맞은 대처법을 선택하자. 해법을 찾았다면 바로 행동으로 옮겨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대출, 하루빨리 상환하기

위와 같이 고정금리나 이자부담이 적은 담보대출자의 경우 금리이자 지출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투자와 대출상환 사이의 우선순위는 다음 세가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첫째, 대출이자가 생계에 부담이 될 정도로 큰 것이라면 대출상환이 우선이다. 울째 고금리 세대에는 대출상환이 우선이고 저금리 시대에는 종자돈 마련이 우선이다. 셋째, 대출로 인한 이익이 적으면 대출상환이 우선이고, 대출로 인한 이익이 많으면 종자돈 마련이 우선이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고금리시대에 부동산 및 펀드 등의 투자 수익률이 감소하고 대출이자로 인해 부담을 느낀다면 투자보다는 대출상환에 주력해야 한다.

1. 수수료 두려워 말고 원금 먼저 갚아라!
여윳돈이 생겨도 중도상환 수수료가 아까워 수수료 발생기간 이후로 상환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중도상환 수수료보다 그 기간 동안 내야 하는 이자액이 더 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능력 있다면 거치기간 두지 마라
은행에서 3년 거치방식을 권해도 자금여력이 충분하다면 거치기간을 두지 않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대출 발생 직후부터 원금을 상환해 나간다면 한달 월급 수준의 이자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3. 전세 놓고 싼 전세 가기
여윳돈이 없어 대출금 상환이 어렵다면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전세주고 그보다 더 싼 전세로 옮겨 차액을 상환하자. 이자 부담을 없애거나 줄일 수 있다.


부동산 갈아타기

무리한 부담을 안고 마련한 집의 가격이 뒷걸음치고 있는 시점에서는 소유한 주택을 팔고 대출상환 후 남은 금액 또는 대출부담을 줄인 금액을 가지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 부동산 불황기에는 저렴하지만 질 좋은 투자처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다.

1. 초급매물을 공략해라
불황기답게 급매물이 넉넉한 상황이다. 실수요자라면 가격이 급락한 지역을 찾아 내 자금에 맞는 초급매물을 찾아보자. 급매물은 관심 지역 내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와 친분을 가지고 최소한 3~6개월 이상 가격변동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경공매 잘만 하면 대박!
인기는 주춤해졌지만 경공매 시장에도 물량이 쌓이고 있다. 대출 이자를 견디지 못해 집을 팔려고 내놓아도 거래가 되지 않고 채권자들이 담보물건에 대한 채권회수를 서두르면서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찰가율은 오히려 감소한다고 하니 유망한 투자처를 발견해 갈아타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수익형부동산 주목
자금부담이 적으면서 매월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 하락 시에 효도상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역세권 소형아파트, 도심 소형 오피스텔, 원룸텔, 주택가 근린상가 등이 그 대표적인 예.

부동산 갈아타기를 시도할 때 또다시 많은 대출을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취등록세, 양도세, 이사비용, 중개수수료 등과 같은 갈아타기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특히 주택거래신고제가 시행되는 지역이라면 취등록세가 비신고지역보다 2~5배 많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갈아타기의 관건은 얼마나 거래세 부담을 줄이느냐에 달려있으므로 비과세 요건을 잘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도 저도 힘들다면… 팔아라!

집값은 계속 하락하는데 대출이자는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거나, 저평가 투자처로 갈아탈 상황이 아니라면, 남아있는 방법은 금융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택을 팔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다.

2~3년 전 집값 상승기에 담보대출을 안고 고점 매입을 했거나 묻지마 투자로 별다른 호재가 없어 매입시점만큼 집값회복이 어려운 경우, 투자로 인해 현 거주 여건마저 열악하다면 주택을 팔고 안전한 금융상품에 넣어 놓는 방법도 고려할 만 하다.

미국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에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 MB정권이 집값을 상승세로 돌려놓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불확실한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맞는 대처법으로 집값 하락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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