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시 현장취재


분당과 용인은 강남에서 이어진 경부고속도로를 따라서 위치한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인 주거지역이다. 2006년까지 급등세를 보인 이후 영원히 내리지 않을 것 같던 두 지역이 작년부터 부동산 규제로 매수세가 막혀 내리막 길을 타기 시작했다. 이들 지역은 최고점에 비교하면 호가가 많이 내렸지만 좋은 생활 환경으로 ‘내집마련’ 수요자들에게는 여전히 관심을 끄는 지역임은 변함이 없다.


분당·용인 아파트 하락 원인?

이에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에서는 분당과 용인의 매물 상황과 반등 가능성 그리고 판교와 광교의 입주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분당·용인 부동산 하락세의 원인은 각종 규제와 경기 침체에 있다. 이들은 버블세븐지역으로 정부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2007년부터 매매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다수의 중개업자들은 2007년 3월부터 실시된 대출규제(DTI·LTV규제) 이후로 확연한 내림세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서현동의 G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규제만 완화돼도 매수세에 힘을 실어주는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아파트를 넓혀가고 싶거나 사고 싶어도 돈을 구할 곳이 없는데 어떻게 이사를 하겠습니까?” 라고 토로했다. 설상 규제 전에 대출을 받은 경우 고가 아파트가 많아 대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자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며 집을 내놓는 경우도 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역시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수지에 위치한 한 중개업자는 “용인·분당의 경우 강남과 비교해 목돈을 가진 부자들이 그렇게 많진 않다. 그런데 비싼 종부세를 매년 내야 되니 집을 사는 사람들도 부담이 돼 매입을 꺼리게 되고 집을 파는 사람들은 급매물로 내놓게 된다.”라며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 악화도 부동산 시장 침체에 한 몫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으로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최근 리먼 브러더스의 부도로 금융 환경이 악화되면서 현금확보를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추석이 지나고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지만 매수세는 예전과 달리 많지 않은 편이다.


중소형 급매물 거래 원활

지금 용인·분당의 아파트는 2006년 최고점에 비해 132㎡미만 아파트는 평균적으로 1~2억 정도 하락했고 132㎡이상 아파트는 2~3억 정도 하락한 상태다. 특히 대형 아파트의 하락세가 더욱 심한데 용인?분당은 대형 아파트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 체감 하락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여기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매수세가 많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소형 면적의 급매물은 거래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분당은 기본적으로 뛰어난 주거환경을 가지고 있어 대기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위치와 층수가 좋은 곳은 바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도 꾸준해 대형 아파트의 급매물도 간간히 거래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대형 아파트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입주민들이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급매물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구미동의 D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의 비해 매수세가 약하지만 분당 주민들은 대체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고 신분당선 등의 기대감이 있어 정말 급한 경우를 제외하곤 매물을 내놓지 않는 편이다.” 라고 언급했다.

용인의 경우도 분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지만 오히려 가격대가 분당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저가 매물에 대한 거래는 활발한 편이다. 용인은 현재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고속도로와 도로 확충 등 많은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공사가 진행 중 이므로 완료 후 교통 환경이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근 중개업자는 “2009년 개통되는 영덕~양재 고속도로는 민자도로이기 때문에 통행료는 있겠지만 양재까지 약 20분 정도로 단축되고 서울 아파트와의 가격 차이를 고려한다면 그리 부담되는 가격은 아닐 것” 이어서 “요즘 경기 침체로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하향세이기 때문에 아직 교통 호재에 대한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경기가 풀리고 거래가 활성화되면 급등세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상승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12월부터 입주 예정인 판교로 인해 분당은 단기적으로는 물량 증가로 인해 추가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중개업자들의 생각은 긍정적이다. 판교 지역 생활이 안정되는 시점부터는 상업시설로 인한 유동인구의 증가로 오히려 비싼 판교보다는 분당으로 이주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전망도 있다.

이매동의 한 중개업자는 “분당의 경우 배드타운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판교 입주 시 상업시설의 확충으로 자립성이 높은 대도시가 형성되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판교·광교 등 새로운 신도시들이 미치는 영향?

용인 역시 광교와 흥덕지구 등 많은 신규 입주 물량이 예정되어 있어서 매물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2경부고속도로와 흥덕-양재 고속도로 그리고 분당선 연장 등으로 인해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고 기반 시설이 확충되면 실수요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아파트 가격이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그러나 최근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6억에서 9억으로 상향 조정 된 것에 이어 종합부동산세 기준시가도 6억~9억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이는 6억~9억원 사이의 아파트가 이익을 받기 때문에 대체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버블세븐지역인 용인·분당에 유리한 규제 완화로 판단된다.

분당은 교육과 교통의 메카로 현재 충분히 메리트 있는 가격까지 하락한 상태다. 또한 중소형 아파트는 이변이 없는 한 폭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형은 매수세 부족이 심각해 추가 하락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실수요자는 시장 변화에 따라 급매물을 노려볼만한 가격대까지 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다소 노후된 분당 아파트는 리모델링으로 인해 해결될 전망이다. 지금은 경기 침체와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시장성이 맞지 않아 사업 진행이 힘들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언제든 시작할 분위기에 있다.

지난 8월 29일 사업실시계획 승인이 난 성남-여주 복선전철과 내년 신분당선 개통으로 교통 편의성과 서울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자~강남역까지 15분 안에 도착하는 고속 지하철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접근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 매수세가 많은 중소형 아파트는 매물 부족으로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과 용인 다시 예전 같은 전성기 올까?

용인은 교통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되는 내년부터 기대 심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는 지금 급매물을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11년에 완공되는 분당선 연장 전철공사와 고속도로와 지역 내 도로 확장 공사로 현재 불편한 도로 사정이 2-3년 내에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신분당선 이용 역시 용인지역까지 호재가 되어 강남까지 40분내 도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중개업자들은 현재 용인의 아파트 3.3㎡당 시세가 신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대로 떨어져 만약 현재 가격에서 더 하락한다면 다시 매수세가 증가하여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급매물로 인해 가격이 많이 내렸지만 현재 시장에서 무리한 투자는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기 자본의 여력이 있고 실거주 목적에 의거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다면 교통 호재가 분명한 정자역이나 이매역 주변의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투자는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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