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포-송도 현장 취재

동막역과 송도신도시 입구 (위) 인천지하철 공사현장과 해안도로 확장공사현장 (아래)

입주 후 3년이 된 송도신도시의 제2공구는 사람이 살고 있는 단지라 믿기지 않을 만큼 한가했다. 텅 빈 도로와 단지 내 벤치가 현재 송도신도시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했다. 영종, 청라지구와 함께 2003년 IFEZ(인천경제자유구역)로 지정된 송도. 분양 당시 3.3㎡당 1000만원이 채 되지 않았던 분양가에는 1억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유명세를 떨쳤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송도는 현재 가격 조정 중

송도신도시 입주 이후 송도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의 오름세는 거침이 없었다. 기존 구도심 가운데서도 비교적 높은 시세를 보였던 연수동, 동춘동에 비해 두배 이상의 시세를 형성하면서 인천의 부동산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2008년 상반기를 지나오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송도 아파트값이 1억원 이상 곤두박질 하더니 최고 5.5%까지 상승하던 연수구 아파트값의 상승률은 0.5%에도 미치지 못했고 인천 전체 상승률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재, 송도신도시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지역은 제2공구이다. 다른 공구는 분양 중이거나 대지만 조성돼 있을 뿐이다. 반면 제2공구는 입주 완료 후 3년이 지났기 때문에 양도세 과세 적용을 받지 않고 거래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가 꽁꽁 얼어있는 현 시장에서는 양도세가 적용되지 않는 매물들조차 소화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에 따르면 2003년 1월, 1억9940만원의 분양가로 공급됐던 풍림아이원 109㎡(33평형)의 경우, 송도신도시 기대 심리로 인한 프리미엄과 부동산시장의 과열로 최고 5억6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새 최고 1억 가량 하락해 현재는 4억5000만~5억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송도동의 K중개업소 대표는 “시장으로 흘러나온 매물이 많아지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라며 “작년 현재 시점보다 약 5000만~1억원 정도 빠진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송도, 체면 구기는 이유는?

분양가에 비해 2배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며 지칠 줄 모르는 상승세를 자랑했던 송도신도시. 최근 이 지역의 하락세는 시장에 나오는 매물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요가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제2공구 입주 단지 중 약 5000여 가구가 2005년 3~7월 사이 입주해 2008년이 양도소득세 비적용 되는 첫해가 되면서 그 시기를 타고 시장에 매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만성적인 경기 침체로 수요자의 주택구입의사의 감소함에 따라 중대형아파트가 위주인 제2공구의 수요가 사라지면서 공급을 흡수하지 못해 가격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한 외국자본 유치 등 굵직한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국제자유도시’인 송도신도시의 성공은 외자유치가 관건이라는데 모두 동의하지만 현재 일궈낸 실적은 UTC, MS사와 MOU체결, 단 두 건뿐이다. 또한 국제병원 및 국제학교도 그 동안 소문만 무성하고 눈에 보이는 진척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H중개업소의 관계자 L모씨는 “송도신도시의 개발호재를 재료로 꾸준히 올라 분양가 대비 2배나 껑충 뛰었는데, 막상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없었던 것이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하면서 “하지만 더욱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인한 전반적인 부동산 수요층의 실종”이라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편의시설 부족을 하락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동막역에서 버스로 갈아타야 송도신도시로 접근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 마땅한 쇼핑시설, 공연장, 도서관 등이 없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없는 여건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송도, 앞으로 어떤 일이?

송도답사를 위해 찾은 주말에도 송도의 건설현장은 뿌옇게 먼지를 일으키며 바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현재 송도에서는 인천지하철, 아트센터,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컨벤션 센터 등 곳곳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국내 유명 대학의 이전 및 캠퍼스 조성 계획도 있다. 인천대는 내년 3월 이전을 목표로 제4공구에 캠퍼스 공사가 진행 중이고 연세대의 경우에도 제5,7공구에 학부 및 대학원, 연구소로 이뤄진 복합단지를 추진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가천의대, 고려대, 서강대, 인하대 등의 이전계획도 올 하반기에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거주지로써 송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교통환경도 곧 개선될 전망이다. 송도신도시로 연장되는 인천지하철1호선이 내년 상반기 개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천대교가 내년 10월 완공될 경우 인천공항과의 연계는 물론이고 제2, 제3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돼 수도권 남부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7만1430㎡규모의 국제학교가 내년 9월, 외국 학기에 맞춰 개교할 예정이다. 또한 업무시설, 호텔, 고급아파트 등이 들어설 인천타워도 현재 본격적인 공사 준비에 들어갔고, 국제규격의 18홀 골프장도 지난해 착공해 2009년 8월 이전에 개장할 예정이다.


연수동, 동춘동 신도시 영향 받아 ‘들썩’

도신도시로 이어지는 경원로 초입에 위치한 연수동, 동춘동 등도 송도의 각종 호재로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전용면적 85㎡(25평형) 기준으로 송도신도시의 절반 정도에 미치고 있다.

동춘동의 풍림2차 102㎡(30평형)의 경우 2006년 초 1억5000만~1억7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현재 2억8000만~3억원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송도신도시의 상승과 흐름을 같이 했다.

시흥시 정왕동의 경우도 비슷하다. 계룡2차 105㎡(31평형)의 경우 2006년 초 1억원 안팎의 가격으로 거래됐으나 현재 2억5000만~2억8000만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왕동의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제3경인고속도로, 수인선 등 시흥과 송도를 연결하는 교통개발계획으로 시흥시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전하고 “송도와 이렇게 인접해 있는데 교통으로 연결만 된다면 더욱 영향을 받지 않겠냐”며 송도의 성공을 바라는 시흥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송도신도시, 제기 가능성?

송도의 아파트 가격은 주변지역 아파트값의 두 배 이상으로 오르고 분양가에 비해서도 이미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상태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시세차익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단순 투자목적의 추가매입은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또한 202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계획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계획 당시 떠들썩했던 국제병원도 송도의 까다로운 규제와 허가절차로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기도 하다. 따라서 송도의 청사진 속 개발계획만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외국기업의 발길을 돌리는 법적, 제도적 규제의 완화여부 역시 투자에 앞서 살펴봐야 할 사항이다. 송도가 성공적인 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외자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송도의 외자유치 실적은 ‘국제도시’ 명성이 무색하리만큼 초라하다. ‘굵직한’ 글로벌 기업을 끌어들일 만큼 매력이 없다면 송도는 ‘아파트 자유도시’에 머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인천이 불안한 예상을 뒤엎을만한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천이 개최하게 될2014년 아시안게임과 2009년 세계도시엑스포 등으로 인해 대한민국 관문으로써 송도의 위상이 부각된다면 외국기업 투자유치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도신도시 내의 아파트를 매입하고자 한다면 내년 상반기 개통될 인천지하철의 신설역과 가까운 단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역세권에 포함되는 단지는 다른 주변지역의 상권이 전무한 현재, 제2공구의 근린상가단지에서 다소 멀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실거주 중심의 단지 혹은 평형을 선택한다면 단기투자로 인한 추가 하락의 위험도 어느 정도 피해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도의 길목에 자리한 동춘동, 연수동은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서 주목해 볼만 하다. 추가적인 교통개발로 접근성이 좋아진다면 송도신도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며 송도 내의 아파트에 비해 상승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송도신도시가 국제업무지구로써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다수의 업무시설과 주상복합으로 형성될 인천 최대 상권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송도가 ‘한국의 두바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제도시로써 성공을 할 것인지, 1,2기 신도시와 다를 것 없는 단순 베드타운에 머무를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뱅크 최영진연구원> www.spee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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