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포 잠실현장취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 여부가 연내 결정될 예정이다. 과거 제2롯데월드 건립에 관한 방침에 도마 위에 오를 때마다 큰 파동을 몰고 왔던 만큼 이번 허용 여부에 관해서도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사업지 맞은편에 위치해 최대 수혜지로 손꼽히는 잠실주공5단지는 다가오는 18대 정기국회를 앞두고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가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2롯데월드 파급효과 예전만 못해

최근 제2롯데월드 허용에 관한 소식이 접해지고 있지만 인근 아파트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수 차례에 걸친 사업추진 기대감에 이미 개발재료가 가격에 선 반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래 당사자들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침체 및 재건축에 관한 불투명한 규제완화 움직임에 관망세를 고수하고 있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 .speedbank.co.kr)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119㎡(36평형)는 2006년 12월 당시 16억2500만원까지 상승해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1억원 이상 호가가 하락, 현재는 12억75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실제 거래는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이뤄지고 있다. 급매물의 경우 12억5000만원 선에 나오고 있지만 최근 거래는 11억6000만원까지 하향 조정된 가격 선에서 이뤄졌다. 지난 8.21대책 발표를 전후해 반짝 회복세를 타는 듯 했으나 조합원명의변경 허용에 그친 소극적인 규제완화에 다시 짙은 관망세를 나타내고 있다.


잠실 재건축, 역시 해결책은 ‘규제 완화’

올 봄 정권교체와 4.9총선, 8.21대책과 제2롯데월드 건립허용 소식에도 잠실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은 늘 제자리 걸음이다. 지난 해 동탄2기 신도시 발표 전후로 한차례 상승세를 보인 이후 줄곧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방침이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

주민들은 사업의 추진 시기가 문제일 뿐 건립의 허가·불허가는 문제로 삼지 않는다. 다만 롯데월드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면 최대 수혜지로 손꼽히는 주공5단지가 어느 정도 롯데월드 사업 공정에 맞춰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만 반영돼 있다.

잠실 재건축 시장의 가장 큰 복병으로는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들이다. 물론 8.21대책으로 재건축 아파트 내 조합원 명의변경이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소형평형의무비율, 임대주택건설 등과 같은 먹구름 조항들이 여전히 재건축 사업을 저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시적인 규제완화 방침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지부진한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양도세 및 종부세 과세표준 상향조정의 내용을 담은 9.1대책이 발표됐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대부분의 단지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집주인들은 매물출시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매수인들도 추가 가격하락을 기대하며 관망하고 있다.

주공5단지 내 위치한 박준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양도세 완화로 매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만큼 출시량이 증가하지 않았다”며 “매물이 나오는 시기는 규제완화가 가시화되는 내년 초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는 약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강남권 내 다른 재건축 사업지에 비해 대지지분이 많아 사업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112,115,119㎡의 대지지분은 각각 76,82,82㎡이다. 이는 강남구의 은마나 구현대3차의 보유지분에 비해 거의 2배 가량 넓은 수치다.


호재풍부, 투자·실거주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또한 단지 앞 대로변으로 가로 5m, 세로 8m가량의 지분을 기부 체납할 경우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이로써 현재 138%인 용적률이 260~270%가량으로 증가하게 돼 재산증식에 있어 1등 투자처로써 손색이 없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재건축 사업의 경우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타 부동산 상품에 비해 위험성이 다소 내재돼 있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주공5단지의 경우는 이미 2003년 12월 추진위가 설립됐으며 시공사로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GS건설이 정해진 상태다. 시공사가 선정되고 정비구역 지정을 기다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타 단지에 비해 위험률이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실 거주를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수요자들에게도 희소식은 많다. 우선 역삼~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의 노선이 확정 발표됐다. 이에 잠실종합운동장과 더불어 주공1~5단지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위례신도시 및 동남아 최대유통단지인 가든파이브 건설 등의 호재가 겹겹이 산재해 있다.

제2롯데월드 내에 대규모의 상업시설과 업무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근 지역 상가투자에 대한 관심도도 부쩍 증가했다.


상가투자 맑음, 단독·다가구주택 흐림

최근 주공1, 2단지는 입주와 더불어 단지 내 상가의 공급이 조만간 대거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해에 준공된 주공3,4단지의 경우 분양가격과 임대보증금이 워낙 비싸 여전히 공실률이 높고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주공5단지의 경우 재건축이 완료되면 상가의 위치가 현재 중앙상가가 자리잡고 있는 신천역 방면에서 잠실역 5번 출구로 이동하게 된다. 즉 제2롯데월드의 대각선 맞은편에 주공5단지 상가가 들어서게 되면서 타 단지의 상가보다는 인접성 면에서 훨씬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상가투자에 대한 매수문의가 꾸준하다. 잠실에는 이미 롯데백화점 및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자리잡고 있어 추가의 대규모 할인마트의 입점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단지 내 소규모 신규상가가 대단위 재건축 아파트라는 배후주거지를 끼고 어느 정도의 수익성 확보는 가능할 것이다.

반면 단독주택 및 다가구주택에 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모습이다. 제2롯데월드와 접해있는 석촌호수를 끼고 송파동, 석촌동 인근에는 대단위 주택가가 마련돼 있다. 이곳은 2006년 부동산 가격 급등기 당시 전반적으로 시세가 크게 상향조정 됐다. 제2롯데월드 건립에 대한 가격 반영도 이미 이뤄진 상태. 이에 최근의 건립 방침은 추가 가격 상승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규제완화로 제2전성기 맞나

지속적인 가격 하락에 본전도 못 찾고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이 간혹 나오고 있지만 매수인들은 현재보다 가격 거품이 더 빠져야 매입에 나설 기세다. 향후 석촌호수 인근의 주택가가 재개발 되리란 기대감에 미리 사두려는 매수세도 있지만 가격 조정이 어려워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금리인상 및 대출규제로 인해 건축업자들도 자금여력이 없어 투자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 발 금융위기 및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 잠실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은 당분간 추가 하락 없이 약보합세를 유지하겠다. 다만 18대 정기국회에서 부동산 시장 최대쟁점으로 손꼽히는 재건축 규제완화 사항이 언급된다면 가격 반등은 곧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재건축 사업의 안전진단 절차 간소화 및 기준완화에 대한 방침이 발표됐다. 이에 현재 안전진단을 준비 중인 주공5단지는 한결 사업추진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소형의무평형 비율 완화 및 임대주택 건설의무 등의 규제마저 풀린다면 빠른 안전진단과 함께 사업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동에 위치한 P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사업에 있어 현재는 시기상조 일뿐 추진여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조합원 물량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고 로얄층 배정이 가능하므로 매입을 원하는 수요자라면 서둘러 매입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올 연말에는 동남아유통단지 가든파이브의 준공이 예정돼 있고 위례신도시, 장지지구등의 다양한 호재가 대기해 있어 가격 상승에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제2롯데월드 사업추진은 잠실 일대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

하지만 최근 입주가 시작된 주공1단지(잠실엘스)와 함께 주공2단지(리센츠) 등의 신규 아파트들은 다소 제한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기존 3,4단지와 함께 해결되지 못한 적체물량이 다량 산재해 있어 시장에 쌓여있는 매물 소진 전에는 상승재료의 가격 반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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