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부동산

정부가 수도권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대거 해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앞으로 분양 시장이 대폭 재편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 분양권 전매시장이 열리고, 각종 청약제한 폐지로 수요자들의 청약 참여까지 늘게 되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정책을 제대로 알고 바뀐 시장환경에 적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음은 규제완화 후 시장상황을 예측해보고 청약전략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1.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분양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될 경우 수도권 주택시장은 그 동안 재고시장, 분양시장이 시장을 이끌어왔으나 앞으로는 제3시장인 분양권 시장이 열리게 됐다. 분양권 투자시대가 열린 것이다. 당장은 중도금을 내지 못해 애를 태우는 수요자들에게 단비가 되고 시장에 '약'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독’이 될 전망이다. 전매가 가능해지면 계약금만 내고 분양 받아 단기간에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처럼 환금성, 유동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인기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뿐만아니라 주변집값 상승 등 만만치 않은 부작용이 예상된다.

2. 청약열기 살아날까?
장기적으로 청약규제 완화로 청약자가 늘고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지면 청약 열기는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세대주, 당첨 경력이 있는 사람까지 가세해 인기지역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천청부지로 치솟는 등 청약 과열 우려까지 예상된다. 하지만, 비인기 단지는 가격 차익을 거둘 수 없는데다, 입주 때까지 되팔지 못하면 두고두고 애를 먹을 수 있어 인기단지로만 수요자들이 몰려 청약양극화가 훨씬 심화될 전망이다.

3. 지방 분양시장은 어떻게 되나?
지방 분양시장은 금번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수요자들을 대거 빼앗겨 극심한 침체를 보일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의 분양권 전매가 아예 차단되면서 지방으로 몰려갔던 투자자들이 수도권으로 회귀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과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수요자가 대거 몰렸던 충남 당진이 아산신도시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급속도로 냉각된 사례를 비춰봐도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아울러 고분양가, 인구감소 등 지방 분양시장의 악재가 사라지지 않는 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4. 투기과열지구 해제시 모든 미분양아파트 전매가 완화되나?
그렇지 않다. 금번 조치는 투기과열지구 해제 지역 내 민간택지에 한한 대책으로 공공택지는 제외된다. 민간택지 중에서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계약 후 1년간 전매가 금지되고, 이미 분양한 아파트 중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경우 해제 즉시 되팔 수 있다. 이 때문에 8.21대책에서 전매완화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타격을 입고 있는 파주 교하신도시, 양주 고읍지구, 남양주 진접지구는 여전이 전매가 7~10년간 제한돼 계약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5. 계약해지를 고려하고 있다면?
섣부른 계약해지는 절대 금물이다. 요즘 거시경제가 요동치고 집값하락에 따른 우려가 높아지면서 분양금액의 10%나 되는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계약을 해지하려는 수요자가 많았지만, 앞으로 민간택지에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지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경우 계약 후 1년, 그렇지 않으면 계약 즉시 되팔 수 있다. 단, 중도금이라도 건지려 분양권 투매가 쏟아지면서 매물 홍수로 인해 매수자 찾기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6. 청약통장 가입 해야 하나?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비세대주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해져 청약통장을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무주택 세대주여야 청약자격이 주어지는 청약저축 가입 자체가 안 되는 비세대주 1순위 청약자들이 청약통장을 만들지 않거나 있던 통장을 해지하면서 청약예금, 부금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재당첨 금지도 없어져 당첨기회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서둘러 은행에 가서 청약통장을 개설한다.

7. 미분양아파트 노려볼 만한가?
미분양아파트 매입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미분양 적체가 심한데다, 앞으로 청약 기회가 대폭 확대되기 때문에 급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 차익을 거두려는 수요자라면 알짜 미분양을 골라 선점하되, 자금압박을 피해 원금 이하로 내놓는 분양권 급급매물을 우선 공략한다. 분양예정 단지들의 경우 대부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아 계약 후 1년까지 되팔 수 없지만 미분양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상한제 대상이 아니어서 투기과열지구 해제 즉시 전매가 가능하지만 분양가가 높아 큰 시세차익을 거두기 힘드므로 신중히 청약할 필요가 있다.

8. 아파트 분양 받아 중대형으로 갈아타도 될까?
실거주를 고려한 중대형 갈아타기라면 앞으로 적극 고려해볼 만 하다. 기존주택을 안고 새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는 수요자들이 DTI, LTV 등 대출규제가 워낙 심해 분양 받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크게 줄 수 있다. 집값 추이를 살피고 자신의 자금 여력을 감안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기를 고려해볼 만 하다. 그러나, 금리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시장이 하락기일 때는 중소형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에 중대형시대가 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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