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노 도 강' 거품 붕괴현상 주의해야


2008년 서울지역의 주택 시장은 뚜렷한 ‘북고남저’로 평가되며 특히 강북3구 (노원, 도봉, 강북)의 경우 2008년 상반기 대비 21%가 상승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화되고 강남을 중심으로 한 시세하락이 커짐에 따라 노도강의 강세도 크게 무뎌지는 형국이다. 특히 노원구는 강북지역의 대표적인 택지지구로 최근 강북시세하락의 진원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지역이다. 이에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는 그 현장을 찾아 분위기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시장 상황을 전망해 봤다.

입지적으로 노도강 지역은 서울의 중심 상업지구 (도심권, 강남권)과의 연계성이 적고 교통 편의성이 낙후한 지역이다. 따라서 주거지로서의 선호도는 타 지역에 비해 낮게 형성되어 호재에도 불구하고 탄력적인 시세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2006년 대세 상승기를 통해 서울지역 대부분의 주택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시장상황이 급변했다.

상대적으로 시세상승폭이 더뎠던 노도강 지역은 1~2억원대의 수요층을 집중시켰다. 이에 따라 2008년 상반기 하락세로 접어든 강남지역과는 차별적으로 상당한 시세상승이 지속됐다.

그 중에서도 노도강의 주택시장을 살펴 위해서는 파급효과가 가장 큰 노원구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노원구는 서울에서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단독 및 연립에 비해 아파트 가격 상승여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강북지역에서의 노원구 가치는 높을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그간 강북지역의 시세상승은 언제나 노원구가 중심이 돼왔다.


노원 하락 4개월간 무슨 일이?

하지만 최근 노원구의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2008년 시세상승의 기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거래량, 매수세 모두 끊긴 상황이다.

중계동 A중개업소 대표는 “노원구 일대는 실 수요층이 많아 시세 하락기에도 거래량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다 어렵다” 며 최근의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단지 내 상가에 몰려있는 중개업소에도 상담문의조차 끊겨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 4개월간 노원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2008년 상반기 노도강의 집값 상승은 지역적인 호재에 따른 수요자 결집이라 보기 어려우며 낮은 시세수준에 따른 매수세 유입으로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서울 타 지역과의 시세격차가 줄어들수록 노도강의 주거 선호 층은 엷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최근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노도강이 예전과 같은 상승세를 보인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상계동 J아파트의 매도를 희망하는 K씨는 “가격을 보고 매입을 희망한 매수자도 추가적인 시세하락의 염려로 인해 계약 직전까지 가서 2번이나 거래가 무산됐다. 도대체 얼마나 시세를 낮춰야 팔릴지 걱정이다”며 최근의 시장 상황에 대해 극심한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계동에서도 학원 밀집지역인 은행사거리의 인접 단지는 전통적으로 수요층이 탄탄한 편이다.

특히 양지대림2차는 1999년 준공된 비교적 신규단지라는 점으로 인해 실수요 층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양지대림2차의 경우에도 최근의 경기 침체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양지대림2차 105㎡(32평형)는 4억5000만~5억3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있다. 실제적으로 2008년 7월 5억3000만원에 거래가 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표면적인 하락폭은 크지 않다. 하지만 현재의 시세수준에서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앞으로 꾸준한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프에서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양지대림2차의 2008년 4/4분기 거래사례는 없다. 이 단지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양지대림2차의 호가는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면서도 “최근 매수심리를 감안할 때 결국 매도하기 위해서는 시세가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계동 양지벽산 82㎡(25평형)의 가격변동추이를 보면 2008년 상반기 2억2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고점인 8월에는 3억2500만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10월부터 본격적인 하락세가 진행돼 현재 2억7500만원선까지 가격이 후퇴했다.

강북구 및 도봉구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도봉구 창동 주공3단지 76㎡(23평형)는 2억 9500만원에서 현재 2억4000만원으로 5500만원 하락했다. 또한 강북구 수유동 삼성 145㎡(44평형)도 5억3000만원에서 4억8000만원으로 4000만원 시세가 내렸다.

“최근의 시세하락은 노원구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강북지역의 주택 시장이 안정 되려면 역설적이게도 강남, 용산 등 오를 수 있는 지역이 먼저 상승해야 하지 않을까요.”

“가격 경쟁력이 있는 급매물 중심으로 살펴본다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는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분간 시세상승을 기대하기는 많이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2008년 강북지역의 시세상승은 특별한 지역호재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현재의 하락세도 지역적인 악재로 인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강북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경제상황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예전 호황 누릴 수 있을까

주택시장의 특성상 수요자의 기대심리는 민감하게 시세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전체적인 수요심리가 크게 동요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시장상황을 두루 살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원구 지역의 강점은 주거 연계성이 높은 강북지역에서도 주거환경이 탄탄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투자보다는 실 거주에 초점을 맞춘다면 가격경쟁력 갖춘 급매물 매입은 유리할 수 있다.

최근의 경제상황 속에서 일정기간 침체기를 겪겠지만 여전히 강북지역에서의 노원구의 위상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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