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3대 변수’ 주목하라


본격적인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큰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내 집 마련’ 이라는 밑그림을 그리며 2009년을 준비하는 수요자들이 많을 것이다. 설이 지나면서 봄 이사철 수요가 형성되고 움직임이 둔했던 시장이 자극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명절 이후 부동산 시장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추가 하락만 바라며 무작정 시장을 지켜만 볼 수는 없는 법. 집 장만을 꿈꾸는 수요자라면 설 이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부동산 시장의 3대 변수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라 안팎의 경제 여건 및 정책, 주택 수급 상황 등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많이 있다. 이 중에서도 2009년에는 무엇보다도 실물경기 침체가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대외적인 변수들은 주택 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편은 아니었지만 미국 발 금융 위기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면서 그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거시적인 경제 흐름과 함께 글로벌 주택 시장에 대해서도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실물경기 회복은 2009년 부동산 경기의 앞날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도 실물경기 따라

주요 기관이 발표한 2009년 국내 경제 성장률은 대부분 2~3%대로 한국개발연구원 3.3%, 삼성경제연구원 3.2%, 현대경제연구원 3.1%, LG경제연구원 3.6%다. 한국은행 2%로 낮은 수치였지만 대체적으로 3% 안팎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갖고 있는 정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이 얼마 전 1.8%로 성장률을 낮췄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역시 최근 0.7%로 전망치를 대폭 내렸다. 세계 경제의 급속한 추락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타격을 피할 길이 없다는 게 이유다.

이처럼 실물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설 연휴 이후에도 침체된 경제 상황은 쉽게 살아나지 못할 전망이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 역시 한동안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일부 버블세븐 지역은 바닥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급매물이 거래되고 회복의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워낙 시기적으로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므로 당분간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대출규제, 금리 완화 등 집값하락을 방어하는 기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대폭락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판교 마지막 중대형 청약이 최고 51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되면서 ‘다시금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2008년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2009년에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로 낮췄는데도 추가 인하에 대한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일반 은행에서도 대출금리의 신속한 하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대출 규제도 일부 완화되면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므로 수요 회복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대출 금리가 많이 떨어진 것은 아닌 상태기 때문에 당장의 혜택을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

금리는 주택 가격과 반비례 관계다. 즉 금리가 낮아질 경우 투자비용이 줄어들고 수익률은 증가한다. 때문에 금리 인하로 인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실물 경기가 최악인 현 상황에서는 구매력을 갖춘 수요자가 충족되지 않으며,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한계점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높은 금리 부담 때문에 급히 팔려는 매물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매수자들에게는 이에 앞서 현 재정 상태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남는다. 금리가 낮아졌다고 해서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상가는 이미 공급 과잉 상태에 와 있고 전세 시장에 민감한 오피스텔 시장 역시 역전세난으로 인해 수요자를 아파트에 뺏길 우려가 있다. 토지 시장 역시 회복기가 오래 걸린다는 특성으로 인해 금리 인하가 적극적인 호재로 작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지난 참여정부 시절 묶어둔 규제가 상당 부분 풀리면서 다른 변수들에 비해 시장에 활기를 줄만한 요인이 됐다. 재건축 규제 완화, 세제 개편, 분양권 전매 허용 등 굵직한 변화들이 생겼다. 때문에 달라진 부동산 정책을 숙지하고 내집마련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현재 강남 3구의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가장 큰 논란거리다. 2008년 강남3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투기지역에서 해제되었다. 하지만 투기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염려로 인해 강남3구의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남3구는 투자수요 및 실 수요층이 두텁게 형성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규제 완화 시 상당한 폭발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 이후 즉각적으로 투기지역 완화를 선택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정부의 기본 기조가 규제 완화라는 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논의 결과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급변할 수 있다. 따라서 강남3구 규제 완화에 대한 어떤 결정이 내려지는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한 부분도 눈 여겨 봐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 규제 완화라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앞으로도 존속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될 경우에도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가 많지 않아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최근의 분양 시장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높은 분양가를 통한 시장침체가 가속화 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이뤄진다 해도 시장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다만 민간택지 분양가 폐지로 인해 그 동안 미뤄진 민간택지 공급이 많아질 수 있어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수요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할 만하다.


정책변수, 규제 완화 기대

2008년에도 침체 현상이 극명했던 부동산 시장은 2009년에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우리나라의 경제도 많은 타격을 받은데다 실물 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어둠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9년에도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실물경기, 규제완화, 정책 등 3대 변수를 유심히 살피며 전략을 꾸려야 한다. 특히 2009년 설 이후 주택 매입을 희망하는 수요자라면 방어적인 투자 자세를 견지하면서 고점대비 30~40% 정도 급락한 낙폭이 큰 아파트 등을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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