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락, 주의할 곳은 따로 있다.

과거 높은 인기로 서울 지역에서 강남·서초·송파와 나란히 버블세븐지역에 이름을 올렸던 양천구 목동이 올 들어 서울 버블세븐지역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정책들로 강남권의 호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특히, 지난해 급등한 이후 하락세가 진행중인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등 강북권은 물론 서울 전체에서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여 목동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지난 1월 1일부터 2월 7일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 시세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양천구 목동이 0.82% 하락해 서울 내 버블세븐 지역 중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 외 버블세븐으로 지목됐던 송파구와 강남구는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 한강변 아파트 초고층 개발 등의 직접적인 호재를 등에 업고 높은 시세 상승을 기록해 목동과 대조를 이뤘다.


규제완화 효과 거의 못봐

이처럼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맹위를 떨쳤던 목동이 최근 그 위력을 상실한 것은 우선 최근 규제완화가 집중된 재건축이 아닌 일반아파트 위주의 지역적 특성 때문으로 볼 수 있다.

2006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을 기록했던 강남지역 아파트의 최근 회복세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재건축아파트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지역 전체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목동의 경우 1980년대 중반 이후 준공돼 재건축 추진 단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최근 규제완화의 수혜를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목동신시가지3단지의 99㎡(30평형)의 경우, 2006년 말 최고 9억5000만~10억5000만원까지 시세를 형성했지만 2008년 지속적인 하락세로 2008년 말 8억~8억9000만원까지 시세가 하락했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2009년에 들어서면서 추가적으로 감소, 현재 7억9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해 21%에 이르는 높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같은 대치동의 은마 102㎡(31평형)은 2006년 말 당시 목동신시가지3단지 99㎡보다 약 1억1500만원 높은 시세를 형성하다가 2008년 말 급락을 거듭해 8억500만원까지 시세 하락을 겪었다. 하지만 올 해 들어 재건축 규제완화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며 목동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또 중대형 규모 위주의 구성도 최근 목동 약세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2009년 연초대비 서울지역 규모별 시세 변동률을 조사 결과를 보면, 66㎡(20평)미만 규모 아파트만이 0.7% 상승해 유일한 오름세를 나타냈고, 반면 중대형의 경우 132~165㎡ 미만은 0.44%, 165㎡ 이상은 0.31%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동의 경우 66㎡(20평)미만 규모의 아파트는 전체 2만2000여 가구 중 단 8가구에 불과해 이 같은 소형위주의 상승세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대형아파트의 경우 서울 전체 평균보다 2배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대형위주의 하락세가 목동 약세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하락은 이어질듯

이처럼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자 최근 들어 급매물을 중심으로 일부 매수세가 살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저가의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추격매수세가 따라붙지 못해 상승의 기쁨을 오래 누리지는 못했다.

목동의 D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거래는 소형에서 대형으로 갈아타는 실수요 위주의 매수세 때문이었다”며 “실수요 이외에 투자수요가 따라줘야 실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목동의 학군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상황도 시세 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목동의 B중개업소 대표는 “아직까지는 학군의 영향으로 새학기 시즌에 거래가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자립형사립고 및 국제고 등과 같은 특목고가 각 구에 배치된다면 이러한 이점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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