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트렌드>
제과, 제빵, 치킨 등 튀김류에서 흔히 발견되는 트랜스지방 문제가 한동안 신문·방송의 주요 면을 장식했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4만여개 이상의 치킨전문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트랜스지방 문제를 오히려 치킨 시장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신메뉴 개발과 홍보마케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일부 업체는 해외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른바 3세대로 불리는 최근의 치킨시장 경향은 메뉴와 운영형태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프라이드와 양념이라는 메뉴의 형태는 트랜스지방 문제로 인해 웰빙 치킨이라는 이름의 오븐에 구운 바비큐 치킨이 새로이 등장했다. 배달과 매장이라는 운영형태는 단순한 치킨 호프를 넘어 펍 형태의 치킨요리 전문점으로 변화되고 있다.

트랜스지방 이슈화로 웰빙 치킨 등 메뉴 개발 경쟁
닭스·리치리치·비버스 등 3세대 업체들 경쟁 주도


치킨 시장의 트렌드 변화

치킨 시장은 1975년 림스치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 뒤 약 10년을 주기로 치킨 시장은 큰 변화를 겪으며 오늘날 웰빙치킨까지 발전되어 왔다. 림스치킨을 선두로 한 80년대 초반 전기구이 통닭과 1세대 ‘프라이드 치킨’이 시장을 양분할 때 처갓집, 페리카나, 멕시카나 등이 미국의 ‘핫 스윙’을 벤치마킹하여 양념치킨 시장을 만들어 80년대에는 2세대 ‘양념 치킨’이 치킨의 주류를 이루게 된다.

90년대 중반 이후 약 10년간 치킨 업계는 찜닭, 불닭, 간장 양념치킨 등 다양하게 발전했으나 단순한 유행을 일으키는데 그쳤다. 또한 다리, 날개 등 각 부위별 메뉴가 등장했지만 이는 새로운 트렌드라기보다는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한 메뉴의 다양화라고 할 수 있다. 또다시 10년이 흐른 지난 2000년대 중반 트랜스지방에 대한 문제가 서서히 야기되면서 급기야 트랜스지방에 대한 표기를 원칙으로 하는 법안까지 만들자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트랜스지방이란 액체인 식물성 기름을 고체지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방으로 바삭한 맛을 더하는 역할로 제과, 제빵업계에서 널리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양념 첨가량을 낮추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3세대 웰빙 치킨으로 시장공략

트랜스지방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아예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닭 자체의 기름기까지 제거해주는 오븐과 그릴을 이용한 굽는 방식의 치킨이 ‘웰빙 치킨’ 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새로운 3세대 치킨으로 기존의 시장과 한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쌈닭 요리로 웰빙 치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닭스(www.daxx.co.kr)’는 원적외선 초벌구이로 기름을 빼고, 싱싱한 야채와 함께 싸먹는 닭요리가 주 메뉴. 이외에도 한국, 일본, 서양식 등 다양한 소스로 맛을 낸 메뉴들로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몬드리안 문양의 실내 장식과 목재를 사용한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고급 치킨 전문점’을 지향하고 있다. 배달형 패밀리 레스토랑 비버스(www.bevers.co.kr)는 웰빙 해산물과 치킨을 함께 즐기는 쉬림프치킨 등 퓨전 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기본 프라이드와 양념 치킨 메뉴는 물론, 참나무로 훈제 조리한 비버스 윙과 프라이 윙 등 치킨 메뉴와 함께 립, 롤, 스튜 등 패밀리 레스토랑 주요 메뉴도 가정에서 쉽게 배달해 먹을 수 있다.

프로방스풍 치킨 펍인 ‘하우딧(www.howdit.com)’은 오븐에 굽는 방식과 오븐에 맞는 특수한 양념을 가미해 24시간 숙성시켜 갈비맛을 내는 치킨을 선보였다. 기름에 튀기지 않아 트랜스지방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매장 전체를 프로방스풍으로 꾸며 철저히 여성고객들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점심 메뉴를 선보이며 여성고객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여유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 영업을 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치킨 전문점을 표방하는 ‘리치리치(www.irichrich.com)’는 오븐에 두 번 구운 치킨과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를 함께 배달한다. 치킨을 두 번 굽는 이유는 기존의 구운 치킨이 식으면서 딱딱해지고 퍽퍽해지는 맛을 개선하기 위해 기름기를 제거하기 위해 한번, 양념을 바른 뒤 숯불 바비큐의 풍미를 치킨이 식어도 즐길 수 있게 또 한번 굽는다. 복잡할 것 같은 조리시간을 오븐 타이머를 이용해 단순화시키고 매장형태에 따른 동선을 설정해 2명으로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바삭한 치킨 맛을 위해 사용해온 기존의 치킨 업계는 몇 년 전부터 트랜스지방을 유발시키는 튀김 기름의 교체를 시작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각종 웰빙유로 시장사수

‘멕시카나(www.mexicana.co.kr)’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롯데삼강과 제휴를 통해 포화지방이 가장 낮은 기름을 사용했다. 이 기름이 바로 유채꽃씨에서 뽑아낸 카놀라유다.하지만 튀김 과정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생겨 멕시카나는 식물성 토코페롤을 함유해 거품이 발생하는 현상을 개선했다. 카놀라유는 우리 몸에 쌓여 건강을 해치는 포화지방산이 약 7%로 식용유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다.

마늘간장 양념치킨으로 짭짜름한 맛으로 유명한 교촌치킨(www.kyochon.com) 역시 카놀라유를 사용하고 있다. 카놀라유는 산패기준 온도가 190도로 높아 치킨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175도로 조리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트랜스지방도 미국 FDA기준으로 ‘FREE’라고 한다. 농협 목우촌의 치킨 브랜드 ‘또래오래(www.toreore.com)’는 대두유를 주성분으로 팜올레인유와 카놀라유를 혼합한 기름을 사용하고 있다.

역시 미국 FDA기준으로 ‘FREE’등급이라고 한다. ‘FREE’등급은 수치로는 ‘0’으로 표기를 할 수 있다. 1주일 이내의 최상급 올리브에서 나오는 산성도 1% 미만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만을 사용하는 BBQ(www.bbq.co.kr)는 160도에서 타버리는 올리브유의 단점을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과육 찌꺼기를 걸러주는 여과장치를 개발해 개선했다. 올리브유가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들기름이나 참기름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의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단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튀김용으로 여러 번 사용할 경우 산패(酸敗)가 돼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지속적인 가맹점 교육과 지도를 통해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이같이 트랜스지방 문제로 불붙은 치킨 시장의 새로운 경쟁에 대해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3세대 치킨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철저히 분석해 찜닭과 불닭 등 반짝하는 유행이 아닌 지속적인 아이템이 되도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의 업체들은 새로운 메뉴개발과 웰빙 트렌드에 맞는 식자재를 사용해 고객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말하며 “다시금 10년 만에 벌어지는 치킨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고객을 잡기 위한 제품 개발의 촉진제가 되어 고객들에게는 흥미와 더불어 좀더 맛있고 몸에 좋은 치킨을 먹을 수 있는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

# ‘닭스’ 갈산점 권진수 점주
- “특색있는 메뉴로 고객 입맛 사로잡아요”


“개인 치킨 전문점들은 특색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맛뿐이어서 기존 유명 브랜드중에서 매장 컨셉을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예전에 동료와 함께 생각 없이 호프 한잔 기울이며 맛을 봤던 입장이 아니라 실제 고객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인천 갈산역 인근에서 명품치킨 생맥주 전문 펍을 운영하는 권진수(43)씨. 권씨 매장은 색다른 메뉴 구성으로 이목을 끈다.

원적외선 초벌구이로 기름기가 적고, 각종 채소와 함께 쌈을 싸서 즐길 수 있는 쌈닭요리, 일본과 양식 소스를 도입한 독특한 메뉴와 참숯 오리 훈제 등은 기존 치킨 매장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먹거리. 이외에도 기본 프라이드와 양념 메뉴도 튀김옷을 두껍게 입히지 않아 느끼함과 텁텁함을 줄였다. 또한 인테리어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해 목재를 많이 사용했고, 공간미를 살린 고품격 명품 매장 분위기에, 미각을 자극하는 몬드리안 모양의 특수 조명을 사용하여 카페풍으로 매장을 구성했다.

상가자체가 새 건물이고 분위기가 좋고 조경도 잘 되어 가게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건물 전체와 조화롭게 꾸미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실평수 20평에 보증금 3000 포함, 9000만원의 창업비용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권씨는 10여년간 아내가 모아온 자금을 투자, 매장 월 평균 매출은 2,500만원선. 월 평균 수익은 800~900만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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