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갈비집을 하는 박모씨. 전자회사를 퇴직하고 경험도 없는 식당을 냈으나 장사가 너무 죽을 쒀 애를 먹고 있다.

박씨는 전자회사에 다녀 컴퓨터엔 도가 텄다. 인터넷을 통해 식당 창업에 대해 충분히 연구도 했다. 실전이 아닌 컴퓨터상의 전문가였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생각했던 것과 맞아 떨어지는 게 하나도 없었다.

박씨는 그곳에 3억원을 투자했다. 종업원도 5명이나 고용했다. 음식값은 ‘고급화’전략를 이유로 부근 다른 업소들보다 비싸게 했다. 차별화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가게 문을 여는 날 그는 기분이 좋았다. “이 정도면 돈을 좀 벌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개업 첫날이라 가족, 친지와 주변 사람들이 많이 왔다. 매상도 생각보다 꽤 올랐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면서 ‘개업 약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3개월쯤 됐을 때 그는 ‘식당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두고 고민하게 됐다. 장사가 너무 부진해서다. 이익은커녕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식당개업 3개월, 3억원 날렸다
그는 식당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막연하게 하루에 몇 명이 오면 얼마의 수입이 들어오고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 등을 빼고 나면 얼마가 남을 것이란 생각을 했을 뿐이다. 컴퓨터를 쳐가며 사업성을 따질 땐 분명 이익이 났는데 실전은 달랐다.

그가 실패한 요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갈비집 운영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였다. 또 맛도 차별화하지 못했다. 박씨의 갈비집이나 인근 갈비집이나 맛은 그게 그거였다. 그런데 값만 비싸니 손님이 계속 오겠는가.

무뚝뚝한 박씨의 성격도 문제였다. 평소의 성격을 고치지 못했다. 회사 간부 시절엔 성격이 좀 무뚝뚝해도 그냥 버틸 수 있었지만 식당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몰랐다. 손님이 오면 일단 고개부터 숙이고, 기분이 나빠도 내색을 하지 말고 손님을 받들어 모시질 못했다.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게 큰 흠이었다.

이 보다 더 결정적인 실수는 주방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주인이 아는 게 없다는 것을 눈치 챈 주방장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주방장에게 늘 끌려 다녔다.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면 음식 맛이 달라졌고 손님들 불평은 이어졌다.

박씨는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갈비집에 가서 최소한의 심부름이라도 몇 달했어야 했다” 며 아쉬운 표정이었다.

박씨처럼 무조건 창업해서 고통 받는 사람이 우리 주변엔 얼마든지 있다. 창업만 하면 돈이 들어올 것으로 쉽게 생각한 사람들이다. 또 길거리 사람들이 모두 내 고객이 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미처 몰랐던 창업자들이 수도 없이 많다.


식당창업은 주변 식당 살피는 것 부터
경기도 분당에서 경양식집을 연 정 모씨. 그도 성적이 좋지 않다. 친구의 경양식집을 자주 드나들다 우연한 기회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전엔 약했다. 음식 재료를 사는 일부터 음식 만드는 일 등에 대해 경험이 없었다.

그는 결국 투자금액(5천만원)만 날리고 가게를 접었다. 다행히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고 손을 떼는 바람에 큰 손해는 면할 수 있었다. 정씨가 되지도 않는 식당을 오래 갖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직장을 그만둔 대부분의 사람들,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쉽게 시작하는 사업이 식당이다. 하지만 식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너도 나도 식당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망할 위험성이 크다는 얘기도 된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블루오션’이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이 치열하게 싸우는 ‘레드오션’이기 때문이다.

식당에 뜻을 두고 있다면 주변의 잘 되는 식당을 모두 둘러봐야 한다. 그냥 가서 기웃거리지 말고 반드시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다. 주방도 들여다보고 종업원, 주인의 태도도 눈여겨 봐야 한다.

당신이 방문했던 잘 되는 식당보다 더 맛있게, 더 싸게, 더 친절하게 할 수 없다면 창업에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 다른 업종을 택하든지 아니면 그냥 쉬는 게 더 낫다. 남이 버니까 나도 벌 수 있다는 생각, 조금만 배우면 되겠지 하는 생각, 그동안 알았던 사람들이 도와주겠지 하는 생각은 모두 버려야 한다. 창업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다. 돈으로만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오직 ‘경험’으로 하는 것이다.



#움직이는 고객, 이동족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라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엔 핸드폰 판매점, 여성 속옷가게, 안경점, 음악 CD 판매점, 꽃집, 모자 점,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스낵코너와 식당 등이 몰려 있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학원 홍보 전단지, 무료 신문, 운전 교습, 미용과 성형, 대출, 카페 개업 등에 관한 안내장을 수없이 받는다. 강남역을 중심으로 오가는 이동족을 그냥 두지 않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시대의 신유목민 이동족. 어디 가서 무엇을 하는지 몰라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바삐 움직이되 이동하는 시간을 그냥 허비하지 않는다. 차를 타고 가더라도 우두커니 있지 않고 신문을 읽거나 핸드폰으로 게임을 한다. 또 문자를 보내고 영화도 본다. 예비 창업자들은 이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동족들이 몰리는 시간, 그들이 손에 들고 다니는 것, 몸에 걸치고 다니는 것, 귀에 꼽고 있는 것, 더 나아가 입까지 꿰뚫어야 한다. 아침에 나올 때와 저녁에 들어갈 때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곧 돈과 연관되는 까닭이다.

자금 규모가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이동족을 잡는 것은 돈 버는 일이다. ‘움직이는 것은 돈이다’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인구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통학 · 통근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수원시로 나타났다. 55만6,000명이 이동하는 것으로 돼있다. 다음은 성남시(49만
5,000명), 부천시(44만1,000명) 순이었다. 역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뜻이다.

주간 인구지수는 서울 중구가 35만4,000명, 종로구 25만1,000명, 부산 강서구 21만3,000명의 순이다. 이 지역엔 이동족이 낮 시간에 몰려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하면 도움이 된다. 수원역이나 부천역 주변 등지엔 늘 사람들이 바글 바글 몰려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출퇴근, 통학 시간엔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다. 서울 강남역, 영등포역, 신도림역, 여의도역, 종각역, 신촌역 등지도 마찬가지다.

이동족 특징은 시간대에 따라 층이 다르다는 것. 아침 저녁엔 학생과 직장인들이 주를 이루고 낮 시간엔 주부와 나이든 이들이 많이 움직인다는 점이다. 이들 주머니에 있는 돈을 꺼내려면 눈, 귀, 입을 즐겁게 해주면 된다.

눈을 즐겁게 하는 아이템은 DMB TV, 차량용 GPS, 휴대용 게임기, 핸드폰 판매 및 가입자 유치, 무료 신문 등이 대표적이다. 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길가에서 DVD를 파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이동족을 향한 훌륭한 러브콜이다. 고속도로 주변의 광고판도 그렇다. 이동족은 귀도 즐거워야 한다. 음악 CD와 테이프 등 귀로 듣고 돈을 쓸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다. 이동족 입을 즐겁게 하는 것도 돈이 된다. 이동하면서 즐길 수 있는 간단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밥집, 분식집, 포장마차, 호떡집, 편의점, 빵집 등은 이동족 입을 즐겁게 한다.

아침 출근길의 전철역 주변은 어떤가. 무료 신문, 화장품 세일, 개업광고, 학원 전단지, 김밥과 음료수를 파는 아줌마, 선거유세와 꽃배달 책받침
까지 등장한다. 이것도 크게 보면 이동족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다. 움직이는 사람들 마음을 사업과 연계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이동족을 상대로 돈을 벌려면 우선 사업을 하려고 하는 지역의 이동인구와 나이대를 파악한 뒤 거기에 맞는 업종을 골라야 한다. 갈수록 생활이 광역화되고 사회가 다양화됨에 따라 이동족은 더 늘고, 이동시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그들을 놓치지 않는 게 돈 버는 순간 포착이다.


##프랜차이즈사업 성공 5대 원칙
21세기를 이끌어갈 프랜차이즈 사업. 직장인은 물론 실직자들이 한번쯤 해보고 싶어 하는 사업이다. 가맹 본부에서 다 해준다고 해서 곧 성공할 것 같지만 생각처럼 간단치 않은 게 프랜차이즈사업이다.

국내 프랜차이즈는 1979년 롯데리아가 가맹사업 방식을 첫 도입한 뒤 급속히 성장, 현재 가맹본부가 2,200개를 넘는다. 시장 규모는 60조원, 가맹점 수도 23만개를 넘는다. 프랜차이즈 종사자만 80만명에 달한다.

이처럼 성장하는 프랜차이즈사업이지만 성공을 위해선 경영, 전략, 마케팅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창업투데이는 프랜차이즈 성공을 위한 5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사업은 시스템과 노하우사업이기 때문이다. 상호, 상표, 제품, 서비스, 마케팅, 회계, 판매 노하우를 공유한다. 본부는 경영관리에, 가맹점은 마케팅관리에 주력한다.

둘째, 확실한 수익 모델이 있어야 한다. 본부는 직영점을 통해 성공모델을 가맹 희망자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가맹점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게 프랜차이즈 성공의 열쇠다.

셋째, 매뉴얼 경영이 중요하다. 프랜차이즈사업은 사람이 아니라 매뉴얼에 따라 운영되는 사업이다. 본부는 다양한 형태의 매뉴얼을 만들고 이를 사업에 적용해야 한다.

넷째, 가맹점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가맹점이 최대 고객이기 때문이다. 가맹점 모집에만 신경 쓰고 이미 가입한 가맹점 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프랜차이즈사업은 우선 가맹점 사업자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한다.

다섯째, 가맹점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교육훈련, 경영지원, 물류관리, 판촉 등에 신경 써야 한다.


###이동족을 위한 유망사업

눈 : DMB TV, 핸드폰 및 게임 관련, DVD, 디지털사진관, 무료신문, 전단지 관련
귀 : 음악 CD, 테이프 MP3 관련
입 : 간단한 분식집, 호떡집, 튀김집,
김밥집 호프집 음류수 관련
옷 : 옷가게. 액세서리, 모자, 구두 관련
기타 : 복사집, 꽃집, 문방구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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