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빠지지 않는 생맥주의 맛과 맥주잔의 독특함으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있는 세계맥주 전문 가맹점 ‘가르텐비어’.

창업자금 5:4:1 법칙의 변형


2층 이상에서 성업 중인 점포들이 늘고 있다. 1층은 고객들이 드나들기 쉽고 눈에 잘 띄는 장점이 있지만, 점포비용이 많이 든다. 때문에 3층 이상으로 올라가 업장을 넓게 사용하는 점포들이 적지 않다. 높은 층에 자리 잡으면 1층에 점포를 내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어가는 이점이 있다. 창업자금은 일반적으로 점포임대비용 50%, 시설비용 40%, 기타 운영비 10% 등으로 나눠 사용하는 ‘창업자금 5:4:1’의 법칙이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5:4:1의 법칙이 절대적이지는 않고 장소에 따라, 임대비용에 따라 변형될 수 있다.


1층에 점포를 얻으면 임대비와 권리금이 높아 점포임대 비용으로 50% 이상 들어가기 쉽다. 이에 비해 3층 이상 점포는 5:4:1의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창업 관계자들은 2층 이상으로 올라가는 매장들은 그 자리에 위치하더라도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는다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임대비가 낮다고 해서 2층 이상의 고층을 선호할 경우 매출액 감소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점포 임대료나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1층 점포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2층 점포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면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사전에 철저한 수익분석과 함께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짜면 1층 못지않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생맥주전문점 ‘가르텐비어’
6층 건물의 5층에 자리잡은 생맥주 전문점 ‘가르텐비어(www.garten.co.kr
)’ 안양 범계점의 매장 면적은 70여 평으로 입구에 들어서면 탁 트인 넓은 공간이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준다.
범계점 국중자 사장(51)은 지난해 보증금 1억원에 시설 투자비 1억6,0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2억7,000만원을 투자해 범계점을 개업했다. 단골손님이 계속 늘어나 요즘은 하루 매출150만원에 월평균 4,500만원, 순수익은 1,200만원에 이른다. 5층에서 이 정도 매출을 올리는 가게라면 한마디로 ‘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 건물 1층에 70평의 매장을 임대하려면 권리금만 해도 1억5,000만~2억원선. 보증금은 2억원 정도를 들여야 한다. 따라서 창업비용은 많이 들면서 1층에서 개업한다고 해서 성공창업을 일군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가르텐비어가 5층에서 성공창업을 이룬 비결은 김이 빠지지 않는 생맥주의 맛과 맥주잔의 독특함으로 충성 고객들을 많이 확보했기 때문이다.
가르텐비어 매장에서는 테이블 위에 설치된 ‘냉동 홀더’에 파이프처럼 긴 맥주잔을 꽂아 마신다. 냉각 홀더의 온도는 영하 8~10도로 항상 유지된다. 이에 따라 잔속에 든 맥주는 4~6도로 유지되며, 맥주 맛이 변하지 않는다. 생맥주는 보통 저장용 탱크에서 꺼낸 지 5분이 지나면 맛이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하지만, 냉각 홀더를 통해 찬 기운을 공급해 주면 1시간이 지나도 시원한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맥주잔의 입에 닿는 부분은 아주 좁게 만들어져 있다. 잔에 든 생맥주가 따뜻한 공기와 접촉하는 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생맥주 안에 든 효모균이 공기에 노출되면 산화현상을 일으키고 맥주 맛은 변질되기 마련이다.
국 사장은 “고객들마다 냉각 홀더에 꽂힌 잔을 신기해하고 흥미있게 생각해서 매출을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이한 냉동 맥주잔의 모양새와 그 잔에 담긴 맥주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는 고객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런 장점으로 범계점은 전체 고객의 70% 이상이 단골손님이다. 굳이 1층 매장을 고집할 이유가 없는 특징이 ‘가르텐비어’에 있다.(080-345-0012)

피부관리전문점 ‘피부천사’
서울 당산동에서 40평 넓이의 피부관리숍 ‘피부천사(www.skinangels.co.kr
)’를 운영 중인 노명희 사장(43)은 3층 건물의 3층에 개업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노 사장이 지난해 이 점포를 개업하는데 들인 창업비용은 1억5,000여만원. 1억원은 시설비로, 5,000만원은 가게 보증금으로 들어갔다. 개업한지 1년이 조금 지났지만 하루 매출은 100만원, 월 매출은 3,000만원에 달하고, 한 달 순수익은 1,000만원을 웃돈다.
노 사장이 창업 자금 1억5,000만원으로 1층을 고집했다면 이 지역에서 20평 공간의 점포 밖에는 얻을 수 없었다. 건물 1층은 임대비가 비싸고, 웬만한 건물에는 바닥 권리금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노 사장은 피부관리숍을 찾는 고객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낸 뒤 3층도 무난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곳 피부관리숍은 월 회원들이 대부분이며, 인근지역 거주자이다. 이들에게 여유로운 공간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당산점의 장점이자 성공 기법이다.
1층에 위치한 20평의 좁은 공간에 개업할 경우 침대를 비롯해 피부관리 기기들을 설치하기도 힘들다. 아울러 좁은 공간에 설치하면 고객들은 비좁은 공간을 오가는 불편을 겪는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노 사장이 선택한 것이 권리금이나 임대비용이 높은 저층보다는 고층을 선호한 것이다. 노 사장은 전업주부였던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 매장 대기실을 낮시간에 인근 아파트 단지 주부들에게 개방했다. 낮시간에 마땅히 갈 데가 없는 주부들이 이웃을 만나 차를 마시고 담소하는 공간으로 배려하면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공간 확보와 더불어 성공창업을 이룬 것이다.(080-010-1479)

유아교육도서전문점 ‘키즈킹콩’
외식업이나 서비스업은 2층 이상 창업도 가능하지만 판매업만큼은 가시성과 접근성이 용이한 1층에 창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념을 깨고 2층에 유아도서 전문점을 창업한 ‘키즈킹콩(www.kidskingkong.co.kr)’ 용인 수지점 홍성아 사장(33). 홍사장의 창업 동기는 평소 본인이 생각한 것을 그대로 창업과 접목하면서 성공한 사례이다.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홍 사장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과 또래 엄마들에게 가장 필요한 공간이라는 점 때문에 창업을 결심했다. 괜찮은 어린이 도서관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평소 아이와 함께하면서 좋은 교육 자료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절실했다.
따라서 홍 사장은 기존의 도서전문점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도서 판매와 교육을 함께 만든 것이다. 또한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과 부모들의 쉼터를 함께 꾸며 놓았다.
홍 사장은 “교육적으로 매우 실용적인 공간이 어우러져 있다는 입소문과 함께 오픈 4개월여만에 이제는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장을 방문한 아이들은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매장 내부 인테리어와 마음 놓고 엄마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에 아이들이나 엄마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02-485-1844)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
www.icanbiz.co.kr



# 이상헌의 창업 Q&A

점포만 있고 아이템이 없다면…

Q건축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만 건설 경기가 어려워져 창업을 준비 중인 39세 가장입니다.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에서 실평수 10평의 점포를 가계약했습니다. 점포 앞에 6차선 대로와 육교가 있으며, 인근에 초등학교, 중학교, 신학대학교가 있습니다. 우선 점포를 구하긴 했지만 적절한 업종을 정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유행 아이템을 하자니 경쟁이 치열할 것 같고 새로운 아이템 또한 검증되지 않아 불안하기만 합니다. 점포 위치와 주변 인구를 감안하면 어떤 업종이 적당할까요?

A창업시 점포를 구하는 일과 아이템을 정하는 과정은 예비창업자에게 가장 어려운 결정입니다. 창업 성공 여부가 이 두 가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예비창업자들은 이 두 가지를 선정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됩니다.
보통 창업시 아이템을 결정한 후 해당 아이템에 맞는 입지를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상담자와 같이 자금에 맞는 점포를 구한 후 아이템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먼저 인근의 점포를 외식업, 서비스업, 판매업으로 분류하고 세부 아이템의 점포수와 규모, 층수 등을 조사합니다. 또한 거주인구수와 유동인구수를 조사해야 합니다. 계약점포 앞의 유동인구조사는 1시간에 점포 앞을 양방향으로 이동하는 인원을 점검한 후 하루 영업시간인 10시간을 곱하면 일일 유동량이 됩니다.
유동량 조사는 화·목요일 오후 3~5시, 월·금요일 12~2시, 5~7시, 토·일요일 12~2시, 5~7시로 요일과 시간을 달리해야 정확한 수치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주5일 근무제의 여파로 주말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대로변 상권이 늘고 있어 요일별 조사는 필수입니다. 이를 소홀히 해 잘못된 예측으로 오픈 때와 달리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는 점포도 많습니다.
창업 가능한 아이템을 선정하는 데는 먼저 본인의 나이, 자금, 건강, 노하우, 기술력, 가족 동의, 주변지인 관점 등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어느 한 가지 요소만 보고 결정할 일은 아닙니다.
또한 해당 점포의 인허가, 전력, 상하수 등 외적요인도 따져봐야 합니다. 먼저 점포를 정하였어도 아이템 선정 전에 위의 기본적인 외적요인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리 좋은 아이템도 무용지물입니다. 따라서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분석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처럼 창업은 아이템과 입지 그리고 창업자의 의지가 함께 고려돼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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