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투잡’으로 인생 역전

최근 남성창업 시장은 40~50대의 퇴직 후 창업은 물론 취업대신 창업을 택한 20대 청년창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제 막 직장에서 자리를 잡으며 결혼 후 본격적인 재테크를 해야 하는 30대 기혼 남성들도 창업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올인’하기보다는 현재 직장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하면서 창업으로 부가적인 수입을 올리는 ‘투잡’ 창업을 선호한다. 창업비용이 적고 운용부담이 적은 직장인 투잡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알아본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있는 직장인들은 따로 점포를 내서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퇴근 후나 주말 시간을 활용해 운영할 수 있는 온라인 창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온라인 창업은 인터넷과 IT 관련 지식만 있으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창업이 가능하고, 시간도 많이 뺏기지 않아 특히 젊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제품 촬영과 등록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은 주말에 진행하고, 게시판 관리와 배송은 평일에 틈틈이 해주면 된다.

진입장벽 낮은 ‘온라인 창업’
온라인 창업의 유형에는 창업자 개인이 직접 쇼핑몰을 구축하는 방식,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 입점하는 방식, 그리고 일종의 사이버 장터인 마켓 플레이스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방식 등 세 가지가 있다. 개인 쇼핑몰을 갖추려면 홈페이지 구축비용과 서버 임대비용 등 창업비용이 많이 들고,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홍보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대형 쇼핑몰에 입점하자니 입점료도 높을 뿐더러, 입점계약을 하기도 쉽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마켓 플레이스’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형태로, 물품 등록수수료만 내면 누구나 제품을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어 최근 가장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옥션과 G마켓이 초기 시장을 개척하고 주도해오다 최근 다음, GS홈쇼핑, 우리홈쇼핑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속속 뛰어들며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창업자들은 고객이 상품을 낙찰, 구매한 후 일정액의 수수료만 내면 영업을 할 수 있다. 등록 수수료와 낙찰 수수료를 합친 판매 수수료는 판매가의 6~8% 수준으로, 마진율도 높은 편이다.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창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갖추는 일이다. 2~3년 전이라면 모를까 요즘처럼 인터넷 쇼핑이 일반화한 상황에서는 의류, 가전 등 평범한 아이템으로는 성공하기가 힘들다. 김은주(25)씨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반찬 전문점의 반찬들을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씨는 처음에 맛보기 상품 판매 전략으로 고객을 확보했다. 일단 고객에게 제품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정상가보다 절반 이하 가격으로 판매하는 상품을 대거 풀었다. 이 맛보기 상품이 일주일 만에 500여개가 팔려나가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맛있다는 고객들의 평가가 게시판에 속속 올라오면서 매출이 급격히 상승했다. 김씨는 “고객 반응이나 입맛 등을 수시로 확인해 신규 메뉴 개발에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집에서 만든 장류나 잼, 시골에서 무농약으로 키운 채소 등 다른 판매자가 쉽게 취급하지 않는 아이템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온라인 창업은 점포 창업보다 진입장벽이 낮아 신규 창업자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몇 가지 준비만 하면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상황이 조금 어려우면 창업자가 쉽게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창업의 성공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하며 마켓플레이스 창업의 성공률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추측된다. 창업자는 온라인 창업을 만만하게 생각하지 말고 물품조달, 포장, 배송, 반송 등 발생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철저히 준비한 후 시작해야 한다.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금세 신뢰를 잃고 도태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온라인 시장이다.

영업 부담 적어야 ‘성공’
‘향기 관리업’도 30대 남성 투잡 아이템으로 절적한 업종이다. 향기 관리업은 점포나 사무실, 관공서, 전문 매장, 사우나, 병원, 유치원 등에 자동향기 분사기를 설치하고 리필해주는 사업이다. 제과점에는 커피향, 학원에는 졸음을 쫓을 수 있는 페퍼민트 향 등 각 장소에 어울리는 천연향을 정해 관리한다. 천연 맞춤향 관리업 ‘에코미스트코리아(www.ecomistkorea.com)’는 1,000만원 정도의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무점포 창업 아이템이다. 최근 천연향의 항균, 방충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업체뿐 아니라 일반 가정집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처음에 자동 향 분사기를 설치하고 이후 매월 1회씩 천연향을 리필하면서 관리하면 돼 투잡으로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업종 특성상 계속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측면이 커 영업부담도 적다. 보통 평일에 퇴근 후 2~3시간 정도 거래처 관리를 하고, 주말에는 평일에 방문하지 못한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영업하면 된다. 한달에 한 개씩 교체하는 천연향의 가격은 2만원. 300여개 거래처를 관리하면 월 평균 매출이 600만원 정도 오른다는 것이 본사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북한산 피톤치드로 만든 향기 제품을 출시해 수익구조를 다양화했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각종 박테리아나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뿜어내는 방향성 물질로, 항균력이 있어 신체리듬을 회복시키고 새집증후군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피톤치드 비누(2,000원), 피톤치드 스프레이(1만5,000원)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돼 있어, 이 제품을 함께 판매해 추가 수익도 낼 수 있다. 향기 관리업은 대부분 입소문에 의해 홍보가 되는 편이지만, 투잡으로 영업시간이 짧은 창업자들은 입소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향기 관리를 받는 대형 관공서나 병원, 사무실 등을 집중 공략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새집증후군 개선효과가 뛰어난 피톤치드는 신도시 등 신축 건설현장이 많은 곳에서 수요가 발생한다. 향기 관리나 피톤치드 등은 대개 한 번 거래를 시작하면 장기 거래로 이어지므로 초기에 신규 고객 확보를 제대로 한다면 대체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자신의 취미와 기술을 살려 운영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사진 찍는 기술이 있다면 ‘방문 디지털 사진관’ 창업을 고려해볼 수 있다. 방문 디지털 사진관은 고객을 직접 찾아가 아기들 백일이나 돌 기념사진을 촬영해 사진첩, 액자 등을 만들어주는 사업. 퇴근 후에 영업 및 홍보활동을 하고 휴일에 사진 촬영을 하면 돼 시간 배분이 용이하다.

탄력적 시간 관리 ‘필수’
서비스의 주 대상은 백일이나 돌 기념사진을 찍는 아기들. 실제 구매를 하는 주부들이 아기를 데리고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었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기 때문에 기존 사진관에 비해 원가가 절감되고, 점포 운영을 하지 않아 임대료, 인건비 등 운영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컴퓨터상에서 작업을 하므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사진의 배경이나 색상을 바꿔 작업할 수 있어 고객만족도도 높다. 아기용 사진 외에도 가족사진이나 주니어 사진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고, 출산 전부터 출산 후까지 이어지는 ‘성장스토리’형 상품도 접목할 수 있다. 방문형 디지털 사진관 전문점 ‘베이비캔버스(www.babycanvas.com)’는 얼마 전 ‘수호천사’라는 성장스토리형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기본 앨범에 미니앨범, 핸드폰고리, 열쇠고리 등 다양한 백일상품과 돌상품을 합쳐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상품이다. 하지만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오히려 한 명의 아기에게 부모의 투자가 집중돼 고가 서비스임에도 신청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본사의 설명. 본사에서 개발한 포토 운영 프로그램, 장비, 교육 등을 활용하면 사진 초보자라도 교육 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아기 촬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촬영 시간이 긴 편이다. 기본적으로 2시간, 길어지면 4~5시간까지 촬영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무작정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자신의 기술 숙련도 등을 정확히 파악해 촬영 스케줄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홍보는 15~30평 내외의 아파트 단지 주변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좋다. 주 고객층이 젊은 부부기 때문에 대형 평수의 아파트 밀집지역보다는 중소평형의 아파트 단지 주변을 공략해야 한다. 또 유치원이나 산부인과, 소아과와의 제휴도 추진해볼 만하다. 업종 특성상 주부들의 입소문이 매우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므로, 입소문을 많이 내주는 고객에게는 미니 앨범이나 포토CD 등을 서비스해 지속적인 고객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 대비 ‘저축용 창업’
30대 기혼 남성들의 투잡스는 당장의 생계를 위한 창업이라기보다 미래를 대비한 ‘저축용 창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은 창업비용으로 추가 노동력을 투입해 투잡을 하기 원하는 직장인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부업 환경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대부분 기업에서 겸업금지 조항을 두고 있는 데다 ‘본업을 부실하게 수행한다’는 비난도 많기 때문이다. 본업도 안정되고 부업도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직장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원칙에 철저해야 한다. 투잡 운영은 금전적인 도움 외에도 직장 생활의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단순히 돈을 번다는 목적보다는 장기적인 자기 계발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또 창업 전 철저한 준비도 필수 요소. 충분한 체력 확보는 물론 컴퓨터와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홍보, 마케팅, 조직관리 등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키워야 한다. 관리 소홀로 인한 사업 실패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사전에 투잡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유리한지 충분한 검토를 거쳐 확신이 섰을 때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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