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미오(위) 아이비스

점포창업은 점포의 입지가 성패의 관건 중 하나이다. 유동고객의 유형과 접근성, 노출 정도 등이 홍보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업종을 막론하고 1층 점포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기 침체와 점포비 증가로 인해 점포 입지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고가의 임대료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1층 점포만을 고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자영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다. 따라서 자칫 ‘빛 좋은 개살구’일 수 있는 1층 점포보다 업종과 고객의 특성에 맞춰 2층 이상 점포나 지하 점포를 고려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고층도 업종에 따라 A급 입지로 부상

‘베스킨라빈스’, 'KFC'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1층 매장 외에도 2층에 카페형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피자헛 등 대형 피자전문점들도 1층을 낀 2층 점포, 즉 복층점포를 늘리는 추세다.

이처럼 2층 이상의 고층 점포들이 인기를 누리는 것은 1층 매장에 비해 창업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층 점포는 임대료나 권리금이 없거나 훨씬 저렴해 점포 개설비가 1층 점포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절감할 수 있다. 또한 165㎡(50평) 이상의 넓은 규모의 매장 확보도 1층보다 쉽다.

따라서 의류, 잡화, 패스트푸드나 테이크아웃전문점,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분식점 등 고객이 내점해서 머무는 시간이 비교적 짧은 업종이 아니라면, 고층점포 입점을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

2층 이상의 점포에는 외식업이나 서비스업종이 알맞다.

특히 스파게티 전문점이나 노래방, 카페, 피부관리실, 헬스클럽 등 젊은층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이 우선적으로 적합하다.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최대한 많은 고객을 수용해야 하는 업종의 경우 넓은 매장은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1층 매장에 들일 비용으로 2~3층으로 층을 확대하면 고객의 가시성을 높여 원거리 고객까지 흡수하는 등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인천 부평동 부평역 인근에 있는 테마형 룸카페 ‘카페루미’(www.caferumi.co.kr)는 2층도, 3층도 아닌 7층에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평일 낮 시간에도 고객들로 붐빈다. 주말에는 웨이팅 룸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카페루미가 고층 점포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카페루미의 콘셉트와 고층점포가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이곳은 예쁜 디자인의 벽과 커튼을 이용해 만든 34개의 반 폐쇄형 온돌방으로 꾸며져 있다. 각각의 방에는 테이블과 의자 대신 쿠션과 TV, 책 등이 비치돼 있다.

손님들은 1인당 6000원을 내면 3시간 동안 이곳에서 제공하는 커피,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을 무제한으로 즐기며 내 방에서처럼 편안하게 머물 수 있다.

친구들끼리 수다를 떨거나 책을 보고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한 손님들로 넘쳐난다.

1825세대 젊은 고객은 물론 30대 직장인들도 자주 찾아 휴식을 갖는다. 기존 카페보다 훨씬 편안하고 자유로운 공간이 때문에 인기가 높다.

빈번하게 출입하지 않고 한 번 들어오면 여러 시간동안 머물 수 있기 때문에 7층과 같은 고층은 물론 지하 점포에도 잘 맞는다.

카페루미의 콘셉트를 개발한 (주)웰쿡의 왕혁균(41) 사장은 “카페루미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사랑방 문화에 서양의 카페 그리고 일본의 코쿤문화를 접목한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생겨나는 스트레스 때문에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강해요. 카페루미는 이러한 것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카페이지요”라고 말했다.

카페루미는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주방이 없다는 특징도 가진다.

요리를 직접 만들어 내놓는 대신 인근 음식점들과 제휴해 손님들이 치킨이나 중국요리, 김밥 등을 주문해 배달시켜 먹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주방이 필요 없기 때문에 매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주방장 등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POS 시스템과 CCTV 등을 이용, 점포를 관리하기 때문에 점주는 개인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점포를 편안하게 운영할 수 있다.

카페루미는 프랜차이즈를 시작하자마자 7개 가맹점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났고 각 가맹점들도 월 평균 1000만원이 넘는 순익을 올리고 있다.

왕 사장은 “현재 각 가맹점들은 198㎡(60평)을 기준으로 할 때 월 평균 3000만원의 매출, 월 평균 1200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창업비용은 198㎡(60평) 기준 점포비 제외하고 1억 3000만원 수준이고 마진율이 40% 수준입니다”라고 말했다.

스파게티전문점 ‘솔레미오’(www.솔레미오.kr)는 주로 2층 이상 매장에 복층으로 입점한다. 부천점의 경우 2~4층 3개 층을 묶어서 운영하고 있다.

1층 입구부터 프랑스 프로방스 마을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나무결 질감을 그대로 살린 파스텔톤의 색감과 화려한 격자무늬 창의 인테리어로 고객의 눈길을 끈다.

또한 유리로 된 건물 외벽을 통해 밖에서도 가게 곳곳에 장식된 분홍빛 꽃과 연두색 나무, 강렬한 색상의 소품 등으로 꾸며진 매장을 볼 수 있어 1층 매장 못지않게 가시성을 높여 관심을 얻고 있다.

더불어 고객들은 주문이나 식사하는 것을 잠시 잊고 가게 풍경을 배경으로 핸드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편하게 사진을 찍고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2~4층 복층으로 운영하고 있어, 1층보다 덜 혼잡해 안정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불리함 극복할 차별화 전략 필요

2층 이상 고층 점포는 단점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 운영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접근성이 1층 점포만큼 좋지 않기 때문에 우연히 들르는 손님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단순히 낮은 임대료를 믿고 대형화, 전문화를 했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 매장만의 특성을 살려 마니아층을 형성, 입소문을 통해 문화를 형성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촌에 위치한 갤러리&북카페 ‘앤드’(www.ndbookcafe.com)는 커피와 샌드위치, 와인은 물론 책, 인터넷, DVD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공간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멀티 카페이다.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찾는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는 1층 매장은 피하고 비교적 안락하고 조용한 2~3층, 또는 복층 입점을 선호한다.

종합적인 휴식공간을 선호하는 젊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휴(休)’ 문화를 제공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통 2층 이상 고층이나 지하에 입점하는 PC방도 이제는 차별화 요소가 없다면 살아남기 힘든 레드오션 업종이 됐다.

단순히 PC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카페 개념을 도입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

카페형 PC방 ‘아이비스PC방’ (www.ibiss.co.kr)은 PC방이란 공간에 카페를 접목했다.

매장 한편에 카페를 마련하고, 전문점 수준의 맛을 갖춘 커피와 베이글, 스파게티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휴식 공간을 갖추고 있어, 이곳을 처음 찾는 고객은 PC방인지 카페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카페와 PC방의 결합은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카페를 통한 매출 증대는 물론 고객들이 더 오래 PC방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시너지 효과까지 얻고 있다.

안양 범계역 인근에 위치한 생맥주 전문점 ‘가르텐 비어’(www.garten.co.kr)는 건물의 5층에 자리잡고 있다.

매장 규모는 약 231㎡(70평). 이 지역 상권의 건물 1층에 이정도 규모의 점포를 오픈하려면 보증금 2억원 가량에 권리금도 별도로 2억원 가까이 들여야 한다. 투자액과 매출액, 순수익을 모두 비교해 볼 때 1층 점포만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가르텐 비어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냉각테이블을 통해 최적의 맥주 맛을 내는 4~6℃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단골 고객이 많다. 고층 점포에서도 지속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헬스장이나 피부관리 전문점처럼 고객이 오가며 잠시 들르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가지고 예약을 한 뒤, 내점하는 아이템의 경우 고층에 입점해도 무리가 없다.

고객이 머무르는 시간이 2~3시간 정도가 기본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1층보다는 2층 이상의 고층 점포가 알맞기 때문이다.


#창업전략 및 주의점

1층 매장은 접근성이 높아 고객에게 익숙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창업시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층 점포에 입점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권, 입지, 아이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입점을 결정해야 한다.

2층 이상 고층 점포만의 특징을 살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실패확률이 높기 때문에 대중적인 1층에 입점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따라서 2층 이상의 고층 점포들은 위의 사례처럼 고객을 유입하고 이들을 위한 독특한 마케팅과 차별화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너무 생소한 아이템이나 서비스, 시설 등을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고정고객 확보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브랜드 파워가 검증된 아이템이나, 맛, 서비스 등을 도입하면서 상권과 주변 점포를 분석해 적용해야 한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2층 이상의 고층점포에 입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1층 점포도 경쟁력을 지녀야 살아남을 수 있는 치열한 경쟁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창업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시장이 양적, 질적으로 성숙하면서 기존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져 온 창업에 관한 고정관념들은 이제 적용되기 힘들어졌다”며, “2층 이상의 고층입점 전략은 점포비용을 줄이는 대신 서비스, 시설 등 기본적인 가치들을 더 높임으로써 고객만족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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