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정치인 뒤에는 역시 거물 기업인이 있었다. 여당인 우리당 당권주자 중 고액 기부자가 가장 많은 사람은 문희상 의원. 문 의원의 총 모금액은 2억7,378만원으로 전체 의원 중 32위. 하지만 120만원 이상 고액을 기부한 사람은 54명으로 가장 많았다. 1인 기부금 최대 한도액인 500만원을 납부한 기부자도 21명이나 된다. 후원자 중 정계인사는 국정원 기조실장 시절 ‘모셨던’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100만원씩, 200만원을 기부했다. 법조계의 경우 경복고 후배로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으로 중도하차한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이 200만원을 기부했다. 재계인사로는 윤국진 기아자동차 사장, 이경수 기아자동차 전무, 정순원 로템부회장, 윤성길 남선건설 회장,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 염시종 대한항공 본부장, 최준집 대한항공 전무, 안명준 안국상사 대표, 이경수 기아자동차 전무, 정순원 로템 부회장, 안명준 안국상사 대표 등이 있다.

한명숙 의원도 ‘소수다액(少數多額)’ 케이스. 한 의원은 지난해 2억2,100여만원을 후원받아 금액 면에서는 54위를 차지했지만, 120만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는 51명으로 문희상 의원을 바짝 뒤쫓고 있다. 특히 김연배 한화증권 부회장, 권택종 LG칼텍스 부사장, 이길여 길병원 원장, 명호근 쌍용양회 부회장, 정진성 대한LPG산업환경협회장, 이칠성 안아실업 대표 등이 고액을 기부했다. 각료 시절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진념 전 경제부총리도 지난해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100만원씩 200만원을 기부했다.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염동연 의원은 고액 기부자가 30여명이나 된다. 한도액인 500만원을 납부한 고액 기부자도 14명이나 포함돼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광주 지역 동료 의원인 강기정 의원에게 200만원을 후원하는 등 ‘품앗이형’ 기부 형태를 보이기도 했다.

문희상 한명숙 염동연 의원과 달리 김원웅 유시민 장영달 의원 등 개혁파그룹은 ‘소액다수(少額多數)’의 후원 형태를 띠고 있다. 김원웅 의원의 경우 고액 기부자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홍문신 전 감정원장, 김우전 광복회장 등 6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소액 기부자가 많아 금액 면에서 23위를 차지했다. 유시민 의원도 고액 기부자는 정성인 SK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 등 9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소액 기부자 때문에 27위를 차지했다. 유 의원의 경우 중복 기부자가 많다. 장영달 의원은 우리당 당권주자 중에서 고액 기부자가 가장 적다. 고려사업 대표이자 16대 국회의원인 박상희씨,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의 부인 최모씨, 최종태 6·25참전부사관연맹 회장 등 4명에 그친다.

그러나 소액 기부자가 가장 많아 김원웅, 유시민 의원 등을 제치고 22위를 차지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송영길 의원이 우리당 당권주자 중에서 가장 많은 액수를 후원받았다는 점이다. 송 의원은 8명의 당권 주자 중에서 지지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후원금은 당권주자 중에서 가장 많은 3억8,000만원(전체 8위)을 기록했다. 고액기부자도 정구정 한국세무사협회장, 고병헌 금비 회장, 강태욱 대진기계공업 대표 등 20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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