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자본 창업, 매출은 대형급
최근 취업포털 사이트 ‘커리어’의 설문조사에서 20~30대 직장인 10명 중 8명은 10년 내 창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총 2268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6일부터 10일까지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1%가 창업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
이에 앞서 지난 4월 리서치 전문기관인 ‘폴에버’가 발표한 내용에서도 2050명의 직장인 중 79%에 이르는 사람들이 투잡(Two-job)을 꿈꿨고, 그 중 상당수의 사람들이 창업자금 마련이 목적이었다.
경기불황과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20~30대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막연히 생각하던 창업을 현실화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조기퇴직으로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되자 일찍부터 창업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커졌다.


위에 언급한 ‘커리어’의 조사결과 창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절반 이상인 50.3%가 ‘창업자금 미확보’를 꼽았다. 비교적 소규모인 ‘5000만원~1억원 미만’의 자금이 확보되면 창업하겠다는 비율이 32.7%로 가장 많았다. 창업컨설팅 업체인 ‘창업경영연구소’가 지난해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창업자금 규모 조사에서도 60% 이상이 3000만~7000만원대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창업, 특히 소자본 창업에 대한 젊은 직장인들의 높은 관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소자본 창업은 1인 창업이 가능하고 종업원 관리와 고정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이 적다. 또 자금 규모가 작아 실패하더라도 타격을 줄일 수 있어 젊은 초보 창업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이다.

하지만 올 2월 국세청이 발표했듯이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다산다사(多産多死)형 창업구조이다. 2005년에만 88만명이 새로 창업하고 79만명이 폐업했다. 그
만큼 창업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www.icanbiz.co.kr) 소장은 “규모가 작더라도 신중한 아이템 선택과 합리적인 경영방식은 필수”라며 “초보창업자라도 짜임새 있는 운영으로 마케팅 계획과 상품의 품질 개발에 주력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자본 창업도 경영마인드가 필요하며 성공원칙이 존재한다는 소리다.

소자본 창업은 홍보·마케팅에 투자할 여유자금이 부족하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은 이런 면에서 적격이다.


사이버 세계를 공략하라

우리나라는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젊은 고객들의 경우 사이버 공간의 상품이나 매장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블로거’들의 파워는 더욱 커져서 유명한 시식 동호회의 평가 한 줄이 잘 나가고 안 나가고가 매장의 매출을 좌우할 정도다.

‘e-붙임머리’(www.bestmo.com) 안양점을 운영하는 김경미(29) 원장은 2005년 11월 처음 문을 열었다. 본인이 속눈썹 시술을 받다가 관심이 생겼다. 기존 미용실의 4분의1 가격이면서도 특허 받은 제품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무점포인 만큼 소비자에게 노출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적어 홍보와 마케팅 전략에 더 신경 쓰고 인터넷을 이용한 이벤트 등으로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김 원장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자체 제작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고객들은 시술후의 모습을 가장 궁금해하기 때문에 자세한 시술 전후 사진을 바로바로 업데이트해 고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줬다. 또한 홈페이지를 통한 1만원 할인권 등의 이벤트를 활용했다.

본사의 온라인 마케팅 지원도 효과적이었다. 저비용 고효율의 마케팅 전략으로 UCC를 활용했다. 가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었던 올링의 원리를 자세하게 밝혀주거나, 속눈썹을 오래 유지하는 법, 붙임머리 예쁘게 컬링하는 법 등으로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붙임머리를 시술받은 고객과 받으려는 고객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올리는 중이다. 이러한 결과 현재 김 원장은 월 700~1000만원 사이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김 원장은 “홈페이지는 브랜드를 알리는 제2의 얼굴”이라며 “최근의 소비자들은 우연히 매장에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정보검색이나 브랜드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정보를 입수한 후 소비하는 경향을 보여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틈새를 노려라

창업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고 평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실제로 인기 외식 분야의 경우 수많은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소자본 창업은 몸집이 작아 틈새를 뚫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수요를 창출시키거나 고급화시킨 서비스로 고정 고객을 확보하기도
용이하다.

침대클리닝업체인 알렉스(www.allerx.net) 안양지사를 지난해 5월부터 운영하는 김종문(39) 사장은 2000년까지만 해도 KT에서 서울 총괄 통신 인프라 구축을 담당했던 전형적인 화이트칼라였다. 외국계 통신업계로 이직한 후 시장악화와 여러 법적 문제로 회사가 문을 닫아 창업을 결심했다.

몇 개월 동안 프랜차이즈 사업 설명회에 참가하고 창업 관련 기사와 칼럼들을 스크랩해가며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다 선택한 것이 무점포로 1인 창업이 가능한 ‘알렉스’였다.

웰빙 트렌드와 서구생활을 닮아가는 상황에서 실내 환경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침 집먼지 진드기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원인이라고 언론에 소개되면서 매출이 점차 늘었다. 알레르기 전문가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약 60가구의 연회원을 유지하며 월 700~8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광택전문점 ‘맥과이어스’(www.carup.net) 송파점의 김조영(37) 사장도 1인 소자본 창업자이다. 역시 ‘틈새’ 아이템을 선정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평소에 차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자동차 보유대수에 비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관리 서비스 분야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느껴왔다. 이때 전문적인 서비스를 갖
춘 전문 업체라면 승부를 걸만 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직접 맥과이어스의 서비스를 이용해 보면서 품질에 확신을 갖고 시작할 수 있었다.


외식창업의 기본은 맛이다

수많은 창업 아이템이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것이 ‘외식’ 아이템이다. 보통 외식분야는 규모가 큰 것이 많지만 배달형이나 테이크아웃형 등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아이템도 많다. 대중들에게 익숙하고 큰 기술이 필요 없어 비교적 운영이 수월하다. 그러나 대중에게 익숙한 아이템인 만큼 본질인 ‘맛’이 좋아야 한다.

아무리 서비스가 좋아도 음식은 맛이 좋아야 고객을 끌 수 있는 법이다.

‘네네치킨’(www.nenechicken.com) 장위2점을 오픈한 신용훈(37) 사장은 2005년 4월 창업했다. 창업 전에는 광고회사에서 5년 정도 근무했다. 직장에 다닐 때부터 온라인의 식도락 모임 회원일 정도로 음식에 관심이 많고 직접 만드는 것도 좋아했다. 이를 살리기 위해 2002년 ‘미스터비타민’이라는 샌드위치 가게를 오픈했지만 1년간 운영 후 문을 닫았다.

실패 후 지인의 치킨전문점에서 2년 정도 일을 도우면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 아이템이 ‘프라이드치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신 사장은 “모든 브랜드의 프라이드치킨을 먹어봤다”며 “가격 대비 맛이 가장 괜찮다는 결론으로 네네치킨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네치킨은 특유의 ‘배터딥’ 공법으로 속살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식어도 눅눅하지 않고 갓 튀겨낸 맛이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

이 좋은 맛을 고객이 알아야 매출로 이어진다는 생각에 팔다 남은 닭들은 모두 무료로 나눠줬다. 두 달 정도 집중적인 홍보 후 매출이 많이 뛰었고 현재는 월 평균 18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인 창업으로 신바람 솔솔∼

김조영 ‘맥과이어스’ 송파점 사장 성공기

‘맥과이어스’(www.carup.net) 송파점의 김조영(37) 사장은 종업원을 두지 않고 자동차 광택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종업원 한명을 두었지만 가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자 혼자 일하는데 지장이 없어 보였다. 덕분에 인건비가 줄어 수입을 늘릴 수 있었다.

김 사장의 사업경력은 20대 초반시절에 2년간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했던 것이 전부였다. 가게는 그럭저럭 잘 되는 편이었지만 남들처럼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어서 지난 10년간 샐러리맨으로 전향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도 생기자 조금씩 미래가 걱정되었던 김 사장은 자기만의 사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자동차광택전문점.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자동차를 구입했던 김 사장은 유지관리도 자기 손으로 직접 했을 정도로 차를 좋아하고 아꼈다. 1년간 차근차근 창업을 준비해온 김 사장은 드디어 지난 3월 송파구에 자동차전문광택점 ‘맥과이어스’를 열었다.

김 사장이 맥과이어스를 선택한 이유는 세계적인 자동차외장관리업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제품을 직접 사용해 왔기 때문에 품질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로열티와 가맹비가 없어 창업비가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점포비를 제외하고 약 50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김 사장의 점포가 위치한 송파구 방이사거리는 광택전문점 밀집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사무실로 둘러싸여 있고 대형아파트단지가 밀집해있다. 강남에 근접해 있어 중형차 이상을 소유한 40∼50대 고객이 대부분이다. 고급화를 지향하는 김사장에게 유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자동차외장관리업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국내 자가용이 1000만대 시대에 접어들었고 자동차보유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유지·관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시장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자동차관리업종은 낙후되어 있다.

김 사장은 업체들의 가격경쟁이 광택시장의 품질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맥과이어스는 2005년 국내 1호점이 문을 연지 2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이제는 국내에 그 이름이 잘 알려져 있고 서비스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맹계약 후 5주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자동차 1대 정도를 작업할 수 있는 공간만 확보되면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오픈초기엔 13시간의 영업시간 가운데 7시간을 홍보하는 데 쏟아 부었다. 아파트단지 내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건 물론이고, 광고전단지와 명함을 사무실 골목마다 돌리고 다녔다. 한 달 정도 지나자 발로 뛴 보람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순수익이 600만원에 도달했다.

단기간에 눈에 띄는 수익을 낸 비결에 대해 김사장은 “본사에서 라디오, 신문, 잡지 등의 매체를 통해 지속적인 홍보를 하고 있지만 가맹점의 개별적인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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