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00대 상권 탐험 ⑨ 서울 연신내역

연신내 상권의 발전사를 알고 있는 상인들은 택지 개발로 돈을 번 졸부들이 자주 찾는 유흥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입담을 내놓는다. 은평구 최고의 연신내 상권은 불광동과 갈현동, 대조동, 역촌동 등의 배후가 있다. 또 상권 내 재래시장이 있는 등 지역밀착형 상권이다. 연신내 지역은 1960년대 중반 논밭을 메우고 택지가 조성된 곳이다. 1980년대에는 연서천의 복개공사가 이뤄졌고 재래시장이 들어섰다. 또 시장 주변에는 유흥주점가가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1987년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이 개통되면서 상권은 급성장했다.


연신내 상권은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곳이다. 상권 구성은 크게 갈현동 지역의 먹자골목 주변, 범서쇼핑센터 주변, 연서시장 매트로타워, 상설의류할인매장 등 네 곳으로 구분된다. 연서대로변으로 연결되는 이면도로에는 다양한 업종이 포진, 상권 성장을 이끌고 있다.

‘던킨도너츠 골목’으로 불리는 주변에는 인근 13개 중·고등학교의 학생과 20대 초반의 젊은 층을 주고객으로 하는 업종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음식업종이 많은데 대부분 신세대 먹거리인 김밥과 우동 전문점, 닭갈비 전문점, 호프집이 밀집하고 있다. 현재 연신내 상권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은 우동 전문분식, 김밥, 포장마차, 패스트푸드, 돼지고기, 캐주얼의류 소매, 팬시점, 쥬얼리점, 테이크아웃점, 제과점 등이다.


다양한 세대 장점

반면 성인오락실, 여성의류, 미용실, 비디오방, 노래방, 화장품점, 횟집 등은 쇠퇴하고 있다.

연신내 상권은 다양한 세대층이 어우러져 있어 거리마다 특색을 가진다. 연신내의 ‘로데오 거리’는 세 번째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다. 중저가 상품이 주를 이루는 다른 거리와 달리 고급화 경향이 강하다. 이 거리에는 ‘오브제’, ‘모나코 클럽’, ‘이신우 옴므’ 등 고급 브랜드가 즐비하다.

중장년층이 핵심수요지역은 지하철역 6번 출구에 위치한 첫 번째 이면도로다. ‘롯데리아 골목’과 ‘연서시장 주변’으로 대표된다. 연서시장은 지하철 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아동복, 속옷 전문점 등이 밀집하고 있다. 연서시장은 대형쇼핑몰인 매트로타워를 끼고 있지만 현대식 상권의 모습은 아니다. 때문에 대부분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40~50대 주부들을 공략할 수 있는 업종이 대부분이다.

6번 출구 인근 롯데리아 골목에 위치한 음식점들은 저렴한 가격대에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어 중장년층의 소비욕구를 채우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30~40대 층이 주 고객층으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연신내 상권의 중심은 단연 범서쇼핑센터다. 범서쇼핑센터는 3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최근 현대식 쇼핑센터로 모습을 바꿨다. 쇼핑센터 주변에는 의류. 패션, 잡화 등의 업종이 위치해 있으며 불광역 방향으로는 스포츠, 캐주얼 의류점이 길게 늘어서 있다.


배후조건

연신내 상권은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변화를 맞는다. 불광동, 갈현동, 대조동, 역촌동, 녹번동 등 폭넓은 배후지역과 일산, 고양, 파주 등의 주민들을 끼고 의류, 판매, 음식점, 유흥주점 등이 들어선 복합상권이었다. 또 1987년 지하철 3호선 개통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일산, 고양 등지에 대형 할인점이 입주하면서 유동인구가 급감했다. 이때부터 상권의 모습이 은평구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상권으로 모습을 갖췄다.

상권 배후부지에는 단독, 다가구 주택이 많은 편이며 소비수준역시 높지 않아 생활밀착형 업종이 주를 이룬다.

연신내 상권의 상급지는 지하철역 인근이다. 금융기관과 관공서 밀집지역으로 교통과 행정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중급지는 던킨도너츠 골목이다. 사무실보다는 병원과 유흥주점, 호프집이 많은 편이며 의류판매점이 군집을 이루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아 먹거리 업종도 많다.


유동인구와 임대 조건

소상공인진흥원의 연신내 상권 유동인구 조사결과에 따르면 평일 저녁시간대(오후7시~8시)의 범서쇼핑센터 앞 유동인구는 1650여 명이다. 연령대를 보면 10대와 20대가 가장 많다. 낮시간에는 40~50대가 많다. 던킨도너츠 앞 저녁시간대 유동인구도 1600명을 넘는다.

연신내 상권은 지역밀착형이기 때문에 평일과 주말간 유동인구 차이가 거의 없다. 범서쇼핑센터 앞 주말 저녁시간대 유동인구는 1500명을 넘는다. 주말과 평일 유동인구가 30%이상 차이를 보이는 타 상권과 다른 모습이다.

임대시세는 다른 상권과 비교해 저렴한 편이다. 상급지에 위치한 10평 규모의 점포는 보증금은 층에 따라 4000만~1억원 수준이며 월세는 70~130만원이다. 권리금은 7000만~1억원이다.

중급지는 1층 10평 매장 기준으로 월세와 보증금이 각각 80만원과 600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그러나 업종선정과 유행의 변화, 계절적 요인 등으로 매물 변화가 있어 임대시세 변동이 심하다.

창업전문가들은 연신내 상권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붙잡을 수 있는 업종 선택과 박리다매형 영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입지분석 노하우=인구성향과 상권 상관관계
‘주력 소비층 활동시간대를 노려라’


인구조사를 하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A지점은 점심시간대 20~30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다가 저녁 6~7시에 다시 정점을 이룬다. 다른 시간대에는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어서 한적한 느낌을 준다. 전형적인 오피스가의 특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일에는 북적북적 하지만 주말이 되면 공동화가 일어나 한산한 느낌이다.

반면 B지점은 오후 4시 이후부터 사람들이 증가하다가 저녁 6~9시까지 꾸준하게 발길이 이어진다. 대개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까지의 젊은 층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의 비율이 많은 편이다. 전형적인 시내 중심가의 특성을 보여준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인파가 줄지 않는다.

물론 A지역과 B지역은 잘되는 업종과 안 되는 업종의 차이가 분명하다. A지역의 경우에는 점심시간대 식사와 저녁 술자리를 겨냥한 외식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유흥업종도 성업을 한다. 반면 B지역은 소매업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종, 패스트푸드와 분식업종이 강세를 보이게 된다.

A지역은 식사시간대가 일정하지만 B지역은 특정시간대가 없다. A지역은 단체회식이 많지만 B지역은 2~3명 정도가 일행의 전부다. 직종도 판이하다. 이처럼 인구의 성향과 상권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어떤 연령층이 지배하느냐에 따라 업종의 성쇠가 결정지어진다. 유명 먹자골목에 제과점이나 주얼리 전문점이 들어선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영업실적은 저조하다. 근본 원인은 주력 소비층의 활동시간대와 영업시간대의 연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먹자골목은 퇴근시간대 이후부터 성업을 하지만 제과점이나 주얼리 전문점은 주간시간대에 판매의 대부분이 일어나기 때문에 고객의 방문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 변두리지만 지하철역 주변에 디자인용품전문점을 출점시켜 성공한 사례를 볼 수 있는 것은 인구성향과 상권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상봉역은 망우로와 연결, 강남지역에서 퇴근하거나 쇼핑을 마친 인파가 반드시 환승해야 하는 마지막 정류장이다. 디자인용품점이 입점한 점포는 버스로 환승하는 승차장과 인접해 있는데 주간시간대에는 한적한 느낌이 들지만 오후 5시이후부터는 여느 시내중심가 못지 않다. 이들은 소장용 선물을 하기 위해 아기자기하고 이색적인 상품을 구입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 성공의 계기였던 것이다.

이와 같이 인구의 성향은 상권의 특성을 반영하는 주된 배경이 된다. 쇼핑센터 주변에는 주부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하게 이뤄져 주간시간대에 판매의 중심이 되는 업종이 성업을 하게 된다.

청소년층이 많이 유입되는 지역은 오후 4시 이후부터 저녁 9시까지가 절정으로 주말에도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상가소식
‘부분 분양’ 첫 행정조치 나오나?


인천 남동구청은 최근 논현택지지구에서 분양을 시작한 상가에 대해 분양신고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논현지구에서 분양을 시작했던 많은 상가들이, 분양광고를 중단하거나 각 홍보 매체에 등재하던 광고내용을 수정하는 일들이 대거 벌어지고 있다. 남동구청은 규모 3000㎡이상의 상가일 경우 지켜져야 하는 후분양제 대상 상가들이 ‘부분분양’을 명목삼아 선분양을 하는 상가들이 많다는 정보를 입수, 이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일부층만 분양 신고를 해놓고 실제로는 각종 홍보전단이나 신문매체 등에는 전층에 대한 분양 조건을 게시하거나, 사전 청약을 받는 등의 분양에 신고 받지 않은 상가를 홍보하는 행위도 문제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남동구청관계자는 “부분 분양일 경우 분양의 대상이 되는 층과 호수에 대한 정확한 명기를 해야 한다. 만약 표면적으로 부분 분양일 뿐 분양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부분의 청약을 받는 등 불법적인 행위가 적발 될 경우 경찰 등을 동원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 동안 후분양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각종 편법들로 사실상 선분양이 이뤄진 곳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에 대한 마땅한 규제책이 없어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인천 남동구청은 이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어 최초로 후분양제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www.sangganews.com) 정미현 선임연구원은 “분양상가 거래의 안전장치로서 큰 몫을 할 것이라 기대했던 후분양제가 각종 편법의 남용으로 사실상 실효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인천 남동구의 조치는 그 동안 유야무야했던 후분양제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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