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황토자연마당 이상숙 대표

시원하던 바람이 갑자기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푸근한 시골집이 그리워진다. 황토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이상숙(45) 대표는 이런 생각을 들게 하는 사람이다. 그가 만드는 황토제품은 수작업을 통해 이뤄진다. 염색을 위해 황토를 거르는 작업도 전통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대인들이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산다고 말한다. 자연을 알리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 대표를 만났다.


황토자연마당은 황토를 천연 염색제로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황토자연마당이 생산하는 제품에는 화약성분이 전혀 없다.

특히 이 대표는 황토의 약성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등 일반 천연염색제품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사업관은 자연과 많이 닮아 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도 자연과 고향이 그리웠기 때문이란다.

이 대표는 평소 시민단체에서 실시하는 환경 교육을 즐겨 찾았다. 교육현장에서 친환경 생필품을 만드는 법 등을 배웠다.


환경 교육장 찾다 아이템 설정

천연 재료 중 황토는 그녀의 발길을 지금으로 이끌었다. 아이들의 피부병 등이 황토로 치료가 되는 것을 목격하고 체험했다.

망설이지 않고 강화군 석모도로 집을 옮겼다. 벌써 4년 전 일이다.

가장 먼저 황토 염색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매경로는 인터넷을 활용했다. 또 지난해부터는 강화군 도장리로 자리를 옮겼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알아주는 이가 없었고 그렇다고 뚜렷한 사업 수단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황토에 대한 홍보를 통해 점차 마니아층이 생겨나면서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시골생활에 익숙해졌는지 얼굴빛이 사과빛처럼 곱다.

그러나 시련은 다시 찾아왔다. 유명업체 황토제품에서 쇳가루가 나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쇳가루는 황토를 가루로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 날이 달으면서 나온 것이지만 황토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커졌다. 파장은 암담했고 사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였다고 이 대표는 토로했다.

이 대표가 고집하고 있는 황토는 전통 거름방법인 수비법을 통해 탄생한다. 때문에 쇳가루나 중금속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수비법은 황토를 물에 띠워 거르는 방법으로 9번의 과정을 계속하면 고운 황토물이 나온다. 황토물은 다시 항아리에서 숙성을 한다. 숙성과정에서 황토는 밑으로 가라앉는데 마무리가 되면 고운 액상 황토가 나온다.

이 대표는 액상상태의 황토와 염색을 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황토도 최고급만을 고집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자신의 제품을 보증하는 이들은 가족이다.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을 가장 먼저 체험한다.


“가격 비싸지만 품질보증”

이 대표가 심혈을 기울려 제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직접 가족들이 사용하고 있다.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품질은 직접 보장한다.”

고객들로부터 이렇다 할 항의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은 품질이 뛰어난 것이다.

고객 확보를 위해 사업장을 대로변으로 옮길 계획을 갖고 있다. 사업장이 너무 외진 곳이다보니 고객들이 찾기가 어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직접 공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사가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고객들과 접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문헌 속 황토의 효능

“부국강병 이루는 상비약”



▲본초강목
흙을 61종으로 나눠 치료작용과 사용방법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황토는 고깃독, 열독, 아랫배 통증 및 식중독 치료에 쓰인 것으로 나와 있다. 특히 복룡간의 효험을 중요시하고 있다. 아궁이에서 주방 일을 하던 옛날 여인들에게 암이나 기타 질병이 없었던 것도 이 복룡의 효험 때문이라는 것이 본초강목의 해석이다.

▲향학집성방
여름철 땀띠가 날 때 황토 가루를 바르면 낫는다. 배와 명치가 아플 때 황토 찜질이 효능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동의보감
동의보감에는 황토탕이라 해 황토를 주된 약으로 하고 숙지황이나 백출 등을 넣어서 대변에 피가 나오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병의별록
황토는 독이 없으며 폐, 비장, 방광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간에도 좋은 약 성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혈, 어지러움, 경기, 설사에 잘 듣는다.
황토는 기를 내려 살과 근육을 튼튼하게 했기에 강병술에서 항마군의 상비약이 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