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스퀘어의 교실 내 세트 모습 · 호아센의 4인 에피타이저 · 색연필 구리역점

건설회사에 재직 중인 이민중씨(35)는 ‘불경기의 영향을 받더라도 자녀를 위한 소비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불황 속에서도 자녀와 관련된 소비는 줄이지 않겠다는 것. 최근 산업 전반에 어린이 손님 모시기 열풍이 불고 있다. 엔젤 산업 중 한 분야인 아동복 시장은 지난 IMF 당시에도 9.8%의 성장률을 이뤄 시장 규모가 2조원에 달했다. 이렇듯 엔젤 산업은 불황기에 끄떡없는 모습을 보여 왔다.

제일기획이 지난해 10월 수도권 20~49세 남녀 300명을 상대로 설문·면접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자 대부분이 현 시점을 ‘심각한 불황’(81%)으로 인식하고 지난해보다 소비 규모를 평균 68%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불황으로 인식한 대부분의 응답자가 ‘자녀와 가족을 위한 소비는 포기할 수 없다’(75%)고 답해 불황 속에서도 엔젤 산업이 성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반증했다.

불황기에는 산업 전반이 위축되지만 엔젤 산업 만큼은 성장세였다. 불황기에도 자녀의 양육비나 교육비가 줄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어린이 교육산업의 시장 규모는 8조원으로 불황을 모르는 엔젤 산업의 대표 주자.

유치원 교육을 대체하는 유아 대상 미술 중심 통합형 놀이학교 ‘김충원키드빌리지(www.unikidvi llage.co.kr)’는 영어·미술·음악·체육 등의 통합 프로그램을 도입해 불황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이뤄 주목받는다.

이곳의 교육 프로그램은 김충원 명지대 미대 교수의 교육 노하우를 그대로 반영해 미술 활동을 통해 유아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고, 감각적인 색채의 인테리어로 감각을 높여 준다.

모든 교구재는 자연 친화적 소재만을 엄선했고, 어린이들이 섭취하는 음식 식재료도 100% 유기농 농산물로 선별해 자녀 사랑이 투철한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유치원과 타 놀이 학교가 수강료가 60~70만원대인데 비해 40~50만원대로 수강비가 저렴한 것도 이곳의 인기 비결.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생님들과 한 반에 12~15명의 소수 정원제로 운영되어 어린이들의 연령별, 단계별 맞춤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매력.

교육 내용에 따른 다양한 무대형태와 인테리어로 경험을 통한 어린이들의 창의성 증진을 유도하는 5감 만족 창의력 증진 프로그램인 ‘씽크스퀘어(www.thinksq uare.co.kr)’도 최근 높은 성장세를 이룬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오감 만족 창의력 증진 프로그램은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테마 놀이학교. 교실 전체를 각종 테마를 갖춘 세트로 꾸미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창의력을 높인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교실 자체를 체험학습장으로 꾸몄기 때문에 창의성 발달에 효과가 높다. 또한 24단계의 세트를 매월 바꿔 다양한 환경을 유아에게 제공한 것도 성공 비결.

최윤희 소장은 “전통적인 체험학습은 언어, 논리수학, 시각공간, 신체운동, 음악, 대인관계, 개인이해, 자연탐구 등 8가지 지능 중 한 가지만 발달시켜 왔다.

하지만 씽크스퀘어의 오감만족 체험학습으로 8가지 지능을 모두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초호화, 초고가로 치닫던 돌잔치 문화가 알뜰하면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돌잔치 스타일링 전문업체 ‘첫돌이야기(www.1 story.co.kr)’에서는 빼어난 디자인의 ‘돌상차림’을 렌털해서 월 매출 600~700만원을 올린다.

불황 전만해도 돌잔치는 주로 돌상차림을 대행하는 대형 뷔페와 웨딩홀에서 열렸지만, 최근에는 인근 식당이나 집에서 가까운 친인척만을 초청해 치루는 경우가 많다.

대형 뷔페나 웨딩홀의 돌상차림 비용은 패키지에 묶여 40~50만원 정도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지만, 첫돌이야기는 20~30만원대에 돌상차림을 빌려줘 저렴하다. 이곳의 이재형 사장은 “소형 식당이나 집에서 전문적인 돌상차림을 준비하기 어려운데 이를 첫돌이야기가 저렴한 가격에 렌털해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외식업도 ‘어린이 손님’ 모시기 한창

최근 극심한 불황에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외식업체들도 어린이 손님 모시기에 한창이다.

불황기에는 가정 내 지출에서 외식비를 먼저 줄이기 마련이지만, 자녀를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부모의 마음을 적극 활용해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쾌적한 식사 공간을 제공해 가족들이 외식하기 좋은 ‘호아센(www.hoasen.co.kr)’에서는 가족들을 위해 에피타이저, 월남쌈, 쌀국수로 구성된 4~5인 세트 메뉴를 정상가보다 15% 저렴하게 내놓는다.

밝은 톤의 인테리어와 매장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가족 단위 손님들이 쾌적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타 메뉴에 비해 7500원으로 저렴한 어린이 세트 메뉴는 에그롤과 닭봉 튀김, 파인애플 등 어린이들의 선호도가 높은 식자재를 써서 인기가 높다.

어린이들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맥주전문점들도 어린이 손님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프리미엄 레스펍 ‘치어스’(ww w.cheerskorea.com)는 어린이 맞춤 메뉴를 갖추고 금연석과 흡연석을 철저히 구별한 것이 특징. 이곳의 가맹점은 대부분 주거단지에 위치해 어린이 손님의 비중이 높고, 초등학생들의 생일파티도 자주 열린다.

고민철 대리는 “향후 음주문화는 주 5일제 근무와 이웃, 가족중심주의의 영향으로 그 무게 중심이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손님 쪽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레스토랑과 맥주전문점을 접목한 치어스의 인기 비결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인FNC의 대표 생맥주 전문점인 ‘서유기 스포츠&비어(www.su youki.com)’의 매장에도 어린이 손님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국 150여개 가맹점의 60% 이상이 주택가 상권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젊은 층을 겨냥한 메뉴들이 속속 등장해 자녀를 동반하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는 것.

실제로 이른 저녁 시간 서유기 매장에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 부모들은 가볍게 생맥주를 즐기고, 어린이들은 ‘불고기 피자, 코코넛 새우, 사천 캐슈넛 치킨’ 등과 같은 선호 메뉴를 즐기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이재윤 본부장은 “가족 단위의 손님 대부분은 주류보다 안주 메뉴를 선호해 매장 매출에 기여도가 높다. 부모님과 동행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오렌지 주스와 생과일 주스 등의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해 방문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를 우대하는 엔젤 마케팅은 판매업 시장에서도 활발히 전개된다.

학교 앞 대표 업종인 문구점도 단순한 문구나 학습준비물을 팔던 데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팬시문구 복합매장으로 진화하는데 ‘색연필(www.coloredpencil.co. kr)’이 그 대표적인 예.

학교 앞 허름한 문구점이 아닌 팬시문구 복합매장은 학습준비물이 점차 줄어드는 반면 학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현재 상황을 잘 반영했다. 기존 문구점에서 취급하던 문구나 학습준비물은 기본으로 갖추고 수입 팬시 문구와 액세서리 상품을 강화했고, 거기에 아동도서 대여 및 잉크 충전 서비스로 복합화를 이뤘다.

이곳의 윤기식 실장은 “문구점은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업종인 만큼 불황기에도 일 매출이 12평 매장 기준으로 60~70만원대로 안정적”이라고 설명한다.

아토피와 피부 및 호홉기 질환 등에서 자녀의 건강을 지키려는 부모들 덕분에 친환경 인테리어 소재 판매업 분야도 불황 속에서 호황을 누린다.

친환경 인테리어 소재인 규조토, 백토, 옥 등 천연광물과 아마인유, 피마자유, 오렌지유, 목초액 등을 판매하는 ‘솔리스톤(www.soliston.kr)’에는 최근 주부들의 상담 전화가 평균 30통에서 40~50통으로 부쩍 늘었다. 불황기이고 겨울철이다보니 자녀들과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집안 인테리어에 각별히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이곳의 우경헌 사장은 “지난 달부터 솔리스톤의 인테리어 소재를 구매하려는 문의 전화가 늘어 매출도 1.5배 상승했다”며, “솔리스톤의 천연재료는 집안을 화학 건설 자재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에 의한 피해 예방과 자녀들의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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