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사께 · 치킨퐁

몇 년 전 된장녀 열풍이 불었다. ‘된장녀’는 얼핏 이름만 들으면 토속적인 의미일 것 같지만, 실제 뜻은 정반대다. 즉 ‘된장녀’란 명품을 좋아하고, 커피는 스타벅스 같은 곳에서 마셔야 하고, 미국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자신들이 뉴요커라고 착각하며 백마 탄 왕자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미혼 여성들을 말한다. 여기에 덧붙여 성형, 화장품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싸이 월드 미니홈피 등에 ‘내 남자는 이래야 한다, Best 100’과 같은 글을 올리며 자신의 욕망을 들어낸다는 것이다. 된장녀는 ‘겉멋에 명품이나 비싼 물건을 좋아하고 외국 문화를 좋아하는 여자’로 규정되며,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주로 20대 미혼 여성을 지칭하지만 청소년과 30대 기혼 여성에게 사용되기도 한다.

‘된장녀’ 이후로 각 족속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핸드폰을 이용해 문자하거나 액정화면 보느라 고개 숙인 사람을 ‘수그리족’, 명절 때 고향을 내려가지 않고 평소보다 0.5배 높은 보수를 받고 일하는 사람을 ‘점오배족’ 그리고 멍하게 TV만 보는 사람을 ‘멍족’이라한다.

개인적인 특성을 일컫는 용어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현상 및 사회적 계층을 일컫는 각종 신조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등장한 그들을 잡기 위한 창업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자신과 사회의 건강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웰빙-로하스족

S라인, V라인, D라인 등 몸매 중시 경향에 따라 요즘 다이어트 웰빙 콘셉트 ‘닭잡는파로’(ww w.paro.co.kr)가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닭파로는 닭쌈, 닭쌈밥, 고추장바비큐 등 닭고기와 쌈을 결합시킨 독특한 치킨 전문점이다.

닭파로는 로터리오븐을 이용해 조리하기 때문에 고기 맛이 담백하고 간장 애플 칠리 겨자 소스는 달콤한 맛을 낸다. 특히 저온 숙성시킨 계란과 우유를 요구르트 만드는 과정과 똑같이 닭살 속 깊이 유산균을 침투시켜 닭고기는 육질과 영양 면에서 고가 식품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여기에 오이, 당근, 양배추, 파슬리, 무순 등의 야채가 곁들여져 향긋한 맛을 제공한다. 이는 특히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 고객, 즉 웰빙족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 보쌈김치로 한 입에 싸먹는 닭쌈밥도 닭파로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맛이다. 닭고기를 그릴에 구워 매운 고추장소스에 볶은 고추장바비큐도 매콤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닭파로는 운영효율성을 극대화 하기위해 메뉴와 가격대를 이원화했다. 점심시간에는 식사고객을 대상으로 닭쌈, 닭쌈밥, 고추장바비큐 등을 제공한다. 이는 주로 1020 젊은이 들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닭쌈도 1인분에 43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또 저녁시간에는 양념치킨 후라이드치킨 등으로 호프를 원하는 직장인 및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운영한다. 때문에 각 메뉴가 1만원 대다.

이런 효율적인 운영방법으로 조류독감(AI)이 국내 치킨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을 때에도 닭파로의 전체 매출은 10%미만의 소폭 감소에 그쳤다.


소비트렌드를 이끄는 새로운 큰 손 나우족

40~50대의 경제력 있는 중년 여성들을 일컫는 ‘나우족’(New older women)을 시작으로 더 이상 아저씨로 불리길 원치 않는 ‘노모족’(No more uncle : 젊은 아저씨)까지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중년들의 파워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다가올 고령화 시대를 대표할 이들 40~50대들은 가장 적극적인 소비 주체이며 가장 경제력 있는 계층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자기만족 추구에 큰 가치를 두는 ‘나우족’ 여성들은 가정 경제를 주도할 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노모족화’에 앞장서 업계의 ‘큰손’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렌드 컨설팅 업체 ‘아이에프네크워크’의 김해련 대표는 “웰시 피프티(Wealthy fifty)로 표현되는 한국의 베이비 부머 세대는 본인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며 “이들은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기존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꾸기 위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는 ‘머츄얼리즘’(Maturialism)적인 소비패턴을 갖는다”고 말했다.

‘나우족’들의 구매파워는 프랜차이즈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잡았던 업체도 중년들의 구매력에 새로운 마케팅과 제품을 준비해야할 정도다.

붙임머리 전문업체인 ‘e-붙임머리’(www.bestmo.com)는 신세대를 공략해 ‘웨이브’ 붙임머리를 새로 개발해 선보였다. 개발 당시에는 기존 미용실에서도 쉽게 나올 수 없는 컬링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년 여성고객층의 반응도 놀라웠다.

붙임머리 이상인 대표는 “아줌마들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단순히 오래가는 ‘뽀글이 파마’가 나우족들로부터 외면 받으면서 붙임머리를 시술받는 중년여성들이 부쩍 늘었다”며 “세련된 올림머리를 할 수 있는 웨이브 붙임머리가 특히 인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나우족들을 겨냥해 정수리 부분용 붙임머리 제품을 따로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ww w.odengok.co.kr)는 편안하고 모던한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일식, 중식, 동남아식 등 세계 각국의 유명한 요리를 퓨전화해 다양한 안주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 음식인 오뎅에 한국적인 맛을 가미해, 오뎅바에 손님이 둘러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꾸몄다. ‘좋은 벗과 즐거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오뎅사께는 차별화된 맛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젊은층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특별히 4050장년층 고객들은 손으로 직접 만든 어묵 외에 탕, 샐러드, 구이, 꼬치, 튀김 등 종료별로 60여개가 넘는 메뉴를 즐겨 찾는다. 적당한 조명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어 여느 호프집보다 편한 것이 이들이 말하는 오뎅사께의 장점이다. 때문에 오뎅사께는 장년층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는 등 수제 어묵을 이용한 10여 가지의 어묵 요리와 일본에서 직접 도입한 국물 맛을 선보이고 있다.


나를 사랑하는 나홀로족

강남의 맛 집으로 소문난 베이커리 전문점에는 점심시간에 혼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또 신촌의 한 커피전문점에서도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두드리는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홀로 시간을 보내는 젊은이, 나홀로족. 그들은 주중에 사람들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 직장인들은 주말만이라도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사람 만나는데 드는 평균 3-4만원의 비용을 아끼고 싶어하는 것도 나홀로족의 특성 중 하나.

최근 평일 오후와 주말 오전에 피부 관리 전문점을 혼자서 방문하는 여성고객들이 많다고 한다. 한방피부관리점 ‘모모’(www.mo mocare.com)측은 “외모를 경쟁력으로 생각하는 요즘 젊은 직장여성들은 바쁜 와중에도 피부 관리를 정기적으로 받는다”며 “주위 사람들과 시간 약속하기가 번거럽고 효율적이지 못해 약속잡지 않고 혼자서 피부관리를 받으러 오는 단골들이 많다”고 전했다.

나홀로족의 또 다른 일면은 귀차니즘이다. 한창 네티즌 사이에 회자됐던 귀차니스트는 귀찮은 일을 몹시 싫어하는 태도나 사고방식이라는 말로 국어사전에 등재될 만큼 두드러진 사회현상이 됐다. 때문에 이들의 귀차니즘을 위한 배달 아이템들이 점차로 증가하고 있는데 그대표적인 것이 치킨전문점이다.

‘치킨퐁’(www.phong.co.kr)은 열풍컨벡션과 흑마늘 염지를 내세우며 웰빙 치킨을 표방하고 있는 치킨전문점이다. 치킨퐁은 생맥주 프랜차이즈 가르텐비어로 유명한 ㈜디즈의 제2 브랜드다. 치킨퐁은 배달용 냉각기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치킨을 배달하는 싱글족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용 냉각기는 생맥주 추출 시 보다 낮은 온도로 배달이 가능해, 배달시 맥주 고유의 맛을 잃지 않도록 해준다.

한편 열풍컨벡션 오븐치킨이란 열풍으로 닭을 익히는 방식으로 기존 오븐치킨과 차이가 있다. 기름기는 말끔히 제거되고, 수분이 그대로 보존돼 부드럽고 촉촉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치킨퐁은 수입에 의존하던 오븐기를 순수 국내기술로 자체 생산했다. 기존 메이커의 오븐기에 비해 3~5분 정도 빠른 조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윤교 대표는 “제1 브랜드인 가르텐비어를 통한 검증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치킨퐁을 연구 개발해 출시했다”며 “열풍컨벡션 오븐기, 배달용 냉각기 등의 꾸준한 제품 개발과 안정적인 기술력으로 배달을 원하는 나홀로족에게 매장의 맛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필요를 잘 알고 있는 깐깐한 고객. 그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각 트렌드, 즉 시대의 흐름을 분석해 이에 부합하는 제품(메뉴)을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 고객의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줘야만 성공 창업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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