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노대통령은 두 개의 얼굴이 있다”고 썼다. 하나는 불리한 줄 알면서도 원칙을 관철하는 ‘이상주의자의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가볍게 변신하는 실용주의자의 얼굴’이라고 했다. 이 두 개의 얼굴 때문에 노대통령은 “정책에 일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지지자들로부터는 비판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지킬 박사가 하이드라는 이름의 또다른 인간성을 지니고 있는 영국 소설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했다.그러나 노대통령은 이상주의자, 실용주의자의 두 개 얼굴 이라기 보다는 좌와 우의 정치적 양면성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좌와 우의 엇갈림이 상황에 따라 번갈아 나타나는데서 그렇다. 그러나 “노대통령이 두 얼굴로 인해 정책에 일관성이 없고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는다”는 요미우리의 지적은 정확한 분석이다. 노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그의 직계요 지지자 그룹인 민주당 신주류에서도 터져나왔다. 신주류의 이강래의원은 ‘청와대가 국정혼란의 주범’이라고 규정하면서 ‘사병이 장교가 된 후에도 졸병티를 벗지 못한것’과 같다고 했다. 한나라당의 이상희 의원은 노대통령이 “2종 소형면허로 1종 대형 버스를 운전을 하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실상 노대통령 자신도 한국은 ‘개판’이고 “대통령직 못해먹겠다”고 푸념할 정도로 한국은 혼돈과 불안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렇게 된데는 필시 까닭이 있다. 노대통령의 마음은 좌측에 가 있고 몸은 우측에 걸쳐있으면서 그가 상황에 따라 우왕좌왕한다는데 연유한다.노대통령은 지난날 비주류의 삶 속에서 갑자기 주류의 대통령직에 뛰어오르게 되었다. 그의 뿌리는 자신이 실토한대로 비주류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자조적 냉소적 표현’이 ‘주관’으로 굳어질 정도로 ‘비주류’에 깊이 파묻여있다. 마음은 아직도 좌측 비주류에 묶여 있으면서도 대통령의 위치에서 몸은 우측 주류에 갇치게 된 것이다. 특히 그의 정치적 지지기반이 비주류였고 지금의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실세가 비주류인 만큼 그의 마음은 항상 비주류에 쏠려 있을 수밖에 없다. ‘졸병’ 속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노대통령은 편의에 따라 비주류와 주류편을 번갈아 들락거리면서 왔다갔다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우왕좌왕’, ‘오락가락’, ‘혼돈’, ‘개판’은 그러한 온탕냉탕 과정에서 빚어진 것이다. 노조와 기업, 전교조와 교장단, 민족공조와 한미공조 등의 대결속에 한쪽을 밀어주지 못하고 우로좌로 왔다갔다 한다는데서 각인된 두 얼굴이다. 노대통령은 두산중공업, 국철, 화물연대 등의 파업에서 노조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는 비주류측에 쏠려있던 자신의 기분대로 노조측을 두둔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외국기업인들도 노조측에 기운 연이은 파업해결이 “외국투자 유치정책에 지장을 초래할 뿐만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한국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노대통령은 6월 1일 “노사관계가 국제경쟁력을 해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햇다. 비주류의 좌측으로 쏠렸다가 주류의 우측으로 다시 선회한 발언이었다. 노대통령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 여부를 둘러싼 대결에서도 비주류인 전교조의 주장을 수용했었다. 하지만 주류의 반발이 판을 뒤엎을 정도로 강렬해지자 그는 주류측 입장 지지로 다시 물러섰다. 노대통령은 지난 5월중순 미국을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반미·민족공조의 색깔을 감추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는 방미중 미국을 찬양하며 한미공조로 표현을 바꾸었다. 그러나 그는 귀국해서는 다시금 민족공조쪽으로 회귀하기 시작한 감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처럼 노대통령의 두 얼굴은 비주류와 주류 또는 좌와 우를 왔다갔다하는 과정에서 조형된 양면성의 결과이다.노대통령은 ‘청와대가 국정혼란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선 두 얼굴의 가면을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의 안정과 번영이란 주류의 지배를 받을 때 보장된다는 사실을 유의해야한다. 비주류가 설칠 경우 혼돈과 갈등 대결 만을 가져올 뿐이다. 노정권의 혼돈과 갈등도 거기서 파생된 것이다. 노대통령은 하루바삐 주류의 대통령,두 개 아닌 하나의 얼굴로 거듭나야 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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