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퍼시벌 힐러리는 1953년 5월 29일 오전 11시 30분 인류 최초로 세르파 텐징과 함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8846m의 정상에 올랐다. 그는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비결을 간략히 요약하였다. “나는 에베레스트를 정복한게 아니라 내 마음을 정복하였다” 그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피나는 훈련과 고통 그리고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자신의 마음, 그것 이었음을 털어놓은 대목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의 영광을 차지한 선수들도 공통점을 지닌다. 그들도 상대 선수를 제압하기 전 자기 자신의 마음을 정복하는데 성공하였다는 점이다.

동계올림픽의 꽃인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역사상 최고 점수로 활짝 피어오른 김연아도 13년간 고된 훈련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연아의 스케이팅에 대해 영국의 더 타임스는 ‘단 하나의 흠결도 찾을 수 없는 연기’라고 평했다. 20세의 김연아는 ‘단 하나의 흠결’도 없이 연기하기 위해 매일 5시간씩 강도 높은 훈련을 쉬지않고 반복하였다. 때로는 10여시간도 마다하지 않았다. 빙상장이 문을 닫는 자정이 넘어도 “좀 더 연습을 하고 싶다”며 떠나지 않았다. 16세 땐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았고 이미 온 몸은 허리, 꼬리뼈, 고관절 등 성 한데가 없다. 2006년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고관절 부상으로 인한 심한 통증을 진통제로 달래며 출전해 우승하였다. 그는 “단 하나의 흠결”도 없는 연기를 펼치기 위해 십수년간 견디기 어려운 육체척 고통과 싸워 이겼다.

김연아는 “no pain, no gain”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뜻이다. 좌우명대로 오랫동안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견뎌낸 끝에 금메달을 얻은 것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키 부분의 꽃으로 불리는 여자 활강 경기에서 미국 역사상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건 린지 본 선수도 그렇다. 본은 3세에 스키를 시작했고, 1주일 6일간 매일 오전 8시에 스키장에 도착해 폐장되는 오후 4시까지 연습을 계속했다. 다른 선수들은 시속 100-140km로 질주하는 위험한 활강 코스 훈련을 하루 5번 정도로 끝내지만 본은 10번 했다. 어느 동료 선수는 그를 “완전한 미치광이”라고 했다.

본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경기 2주전 정강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녀는 진통제를 먹고 활강경기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26세로 스키를 시작한지 23년만의 결실이다. 그녀도 20여년간 온갖 좌절과 시련을 참아내며 자신의 마음을 정복할 수 있었기에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밖에도 밴쿠버에서 금·은·동 메달을 획득한 자랑스러운 우리 선수들도 피눈물 나는 훈련을 극복할 수 있었기에 시상대에 올라설 수 있었다. 메달 권엔 들어가지 못하였지만 국가 대표로 출전한 젊은이들도 메달리스트 못지않게 자기 자신을 정복한 뛰어난 선수들이다.

모든 인간은 굳이 에베레스트를 정복하지 않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않더라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자신의 마음부터 정복해야 한다. 피곤하고 고통스러워도 참고 견디며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일어나서 목표를 향해 뛰고 또 뛰어야 한다. 본 처럼 “완전한 미치광이”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든 일에 몰입해야 한다.

“no pain, no gain” 외에도 누구나 잊어서는 안 될 훌륭한 좌우명 둘이 더 있다. “no risk, no profit”과 “no guts, no glory” 두 대목이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는 이윤도 낼 수없다” “용기 없이는 영광도 없다”라는 말이다. 이 좌우명들을 마음에 새겨두며 “미치광이”처럼 매사에 계속 매진한다면, 누구나 목표한 인생의 황금빛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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