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9월 28일 3남인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하고 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 3대 세습체제를 공식화했다. 김정일은 그로부터 1주일만인 10월초 김정은을 데리고 군부대를 전격 시찰하는 등 세습훈련에 나섰다.

김정은은 27세 밖에 안된다. 인민군 대장은 커녕 대위 계급도 과할 정도이다. 탈북인들은 김정은을 “세상 물정 모르는 햇강아지”라고 일갈하였다.

김정일이 ‘햇강아지’를 서둘러 후계자로 삼은 것과 관련해 여러 추측이 분분하다. 김정일이 건강악화로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후계자를 서둘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본다. 도리어 김정일은 오래 살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아들을 여유롭게 훈련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한 조기 선택이었다고 간주된다.

올해 68세인 김정일은 비록 뇌졸중으로 쓰려진바 있어도 건강이 크게 회복되어 간다. 그는 아버지 김일성 만큼 82세 까지는 살 수 있다고 내심 기대하는 것 같다. 그때까지 ‘햇강아지’를 훈련시키며 우상화해 권력 승계 기반을 철저히 다지자는 계산이다. 그밖에도 ‘햇강아지’를 후계자로 내세움으로써 황태자 김정은을 주축으로 한 세력 형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듯 싶다.

앞으로 김정일은 아들의 우상화 작업에 치중할 게 틀림없다.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과 같이 군사·정치·경제·과학·문화·예술의 ‘천재’로 꾸며대는 조작이 시작될 게 틀림없다. 작년 부터 김정은에 대한 조작은 시작되었다. 지난 해 12월 일본의 NHK 방송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은 1983년 1월 8일 출생했다고 한다. 그런데 작년 6월경부터 북한 당국자들은 김정은의 나이를 1년 앞당겨 1982년 생으로 고쳤다. 이유는 김정은의 나이를 ‘강성대국 원년‘인 2012년에 만 30세가 되도록 짜 맞추기 위한데 있다. 김정일도 소련의 하바로프스크 인근에서 출생했는데도 백두산 항일유격대의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속였다.

김정은의 나이를 한 살 앞당긴 또 다른 이유는 2012년이 김일성 출생 100주년 이라는 데서 김정은의 나이도 30으로 똑 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2012년엔 김정일의 나의도 70세라는 데서 100세, 70세 30세로 맞추기 위해서다. 김정은이 혈통의 적격 세습자라는 분위기 연출을 위해 토실토실 살찐 김정은의 두발 조차도 젊었을 때 김일성과 김정일을 닮도록 높이 치켜 깎았다. 그러고 보니 김정은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젊었을 때 모습과 똑같다.

앞으로 ‘햇강아지’ 김정은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는데서 군권을 쥐게 된 그가 어떤 군사 도발을 자행할지 걱정이다. 제 아버지 김정일이 후계지로 책봉된 뒤 ‘통 큰’ 대담성과 결단력을 과시하기 위해 아웅산 묘소 폭파와 KAL 858기 공중 폭파를 주도했음을 상기할 때 그렇다. 이미 천안함 공격도 김정은의 작품이란 말도 있다.

또 한 가지 관심의 대상은 ‘햇강아지’ 김정은의 권력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는데 있다. 김정일이 통치하는 한 북한 주민들은 겁에 질려 들고 일어날 수 없다. 그러나 김정일이 5~6년 내에 죽고 경제상태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김정은은 나이 30대 초반으로서 곧 궁정 쿠테타 또는 주민의 봉기에 부닥쳐 타도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일이 김일성 만큼 앞으로 10여년 더 산다면, 그동안 권력승계 기반이 탄탄히 닦여져 김정은 권력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2400만 북한 주민들의 비극이며 한민족 전체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20~21세기에 걸쳐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3대 권력세습과 피 먹고 자란 ‘김일성 왕조’는 결국 오래 못가 파멸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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