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더니 어느 새 오만방자해져 주변국들을 몰아세운다. 중국 고유의 ‘중화사상’이 다시 발작 한 듯 한 느낌을 금치 못하게 한다. ‘중화사상’이란 한(漢)족의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문명한 국가로서 모든 나라들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주변국들은 야만족으로 중국을 섬겨야 한다는 사상체계이다. 현대적 패권주의 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우리 기업인들을 얕잡아 본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을 과거 중국에 조공이나 바치던 속국으로 아직도 착각하는 모양이다.

중국이 올해로써 경제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일어섰다. 2008년 미국 뉴욕 발 국제금융 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던 가운데서도 유독 중국만이 거뜬했다. 오늘 날 중국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덩샤오핑(鄧小平)은 국력이 증대되는 과정에선 겸손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하였다. 그가 즐겨 쓰던 문구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였다. ‘때를 기다리며 조용히 힘을 기른다’이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더니 어느 새 오만방자해 진 듯 싶다. 중국말의 ‘돌돌핍인’을 연상케 한다 ‘기세 등등하게 남에게 압력을 가 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지난 9월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경제보복 지렛대를 휘둘러 일본을 굴복시켰다. 주먹 외교로 일본을 백기투항케 밀어붙인 것이다. 노르웨이 노벨상 위원회는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 박사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하였다. 그러자 중국은 노르웨이에 양국관계를 해치는 짓이라며 위협했는가 하면, 류 박사 노벨상 시상식에 유럽 국가들이 참석하면 좋지 않다고 협박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한국측에도 참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오만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제2 경제 대국 답지 않게 쩨쩨하게 처신하여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북한의 6·25 기습남침과 천안함 격침에 대한 옹졸한 태도에서 대국 답지 않은 치졸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0월 25일 중국의 시진평(習近平) 국가 부주석은 중국의 6·25 남침전쟁 개입과 관련해 “항미원조전쟁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었다”고 공언하였다. 6·25는 북한의 계획과 중국과 소련의 지원에 의해 촉발된 것이 아니라 미국에 의해 도발된 ‘침략’이라고 왜곡했다. 세계 제2의 경제 대국 답지 않은 좀팽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0월 5일엔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천안함과 관련한 해괴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는 천안함 피침과 관련해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을 찬성했고, 이 사건 희생자에 대해 여러 차례 애도의 뜻을 밝혔다.”고 했다. 천안함 피침과 관련해 한국 입장을 지지했다는 거짓말이었다.

중국은 천안함 피침과 관련, “북한의 소행” 근거가 없다며 북한 편을 일방적으로 들었다.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에서 “북한의 소행”이란 핵심 문구를 넣고자 했으나 중국이 절대 반대함으로써 빠져야 했다. 중국의 거부로 천안합 공격은 북한과 무관한 것으로 뒤틀렸다. 그러고서도 원자바오는 남한 입장을 지지했던 것 처럼 낯뜨겁게 변명 하였다. 중국은 일본에는 주먹외교로, 노벨상에는 협박으로, 한국에는 거짓말로 막간다. 대국으로서 역할하기엔 함량 미달이다. 중국은 돌돌핍인할 때가 아니다. 국제관계의 정의와 공명정대의 기본 부터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국제사회의 ‘불량 국가’로 간주될 수 밖에 없다. 마주보며 사는 한국으로선 다른 데로 이사갈 수도 없고 고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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