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 고지가 저긴데….”10월26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경기도 광주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홍사덕 전 원내총무가 탈락했다. 그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당내에선 당연한 결과였다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있지만, 당 지도부 일각에서 그의 공천을 바랬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홍사덕 방정식’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치러질 재·보선과 지방선거, 공천을 발판으로 계파별 세 확산을 노리고 있는 한나라당, 그 역학구도와 홍 전 총무의 공천 탈락이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우선 그는 전직 5선 의원으로서 10월 재·보선에서 당선된다면 6선이 된다. 야당에 유리한 재·보선 결과를 예측해 본다면 홍 전 총무는 명예회복과 동시에 17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고참 의원들의 선수(選手)를 견줘도 답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는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의 뒤를 이어, 선수로 밀어붙여 대권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몇몇 중진 의원들에게 홍 전 총무의 당선은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손 지사의 정책특보인 정진섭 후보가 확정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풀이가 가능하다는 것. 정 후보의 ‘고향’ 구설수가 예견됐음에도, 중진 의원들의 막후 지원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또한 홍 전 총무가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 당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데서 방정식을 이끌어내는 관계자들도 있다. 당시 후보 경선이 치열해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 시장과 홍 전 총무의 앙금이 가시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내 한 핵심 당직자에 의하면, 홍 전 총무는 차기 대선 경선에서 치명적일 수도 있는 이 시장의 ‘비(秘)파일’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전 총무가 한 판 대결이 예상되는 박 대표와 이 시장의 손익 접전에 걸쳐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탄핵 공방 재연’을 이유로 홍 전 총무의 6선 도전을 저지한 데에는 이처럼 복잡한 당내 역학구도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미>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