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다수의 힘으로 국민 절대 다수가 반대했던 탄핵에 동조했고, 당시 소수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향해 “자업자득”이라고 비꼬았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 상황은 돌변하여 이제 거대 야당 한나라당은 수 십 년 동안의 일당에서 밀려나 이등으로 몰락했고, 열린우리당은 과반수 일당으로 거듭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에서 풀려나 지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주가를 올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거친 항의를 받으며 득의만만해 하던 박 전 의장은 탄핵 사태의 주역으로서 이제 별로 자랑스럽지 못한 모습으로 물러났다. 자업자득인가. 국민의 뜻이 하늘의 뜻이라고 했다. 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이다. 그런 역설적 교훈을 박 전 의장은 온 몸으로 국민과 역사 앞에 증명해 줬다. 그는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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