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박근혜와 민주당의 추미애는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둘 다 똑같이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소방수’로 등장했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똑같이 대구 출신에, 하나는 박정희를 이용했고, 또 하나는 김대중을 이용했다. 하나는 경상도 지역감정에 호소했고, 또 하나는 전라도 지역감정에 호소했다. 그런데 하나는 성공해서 차기 대권 후보에 가까이 갔고, 또 하나는 철저하게 실패해서 끝없는 나락으로 치닫고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인가? 그리고 대구 출신 여성으로서 어느 길이 더 어렵고 명분이 있었을까. 인간으로서 자기 헌신과 희생이 냉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 앞에 추미애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과연 박근혜는 자신의 선택과 결과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두 여인의 선택 앞에서 한국 정치 현실의 비극을 가장 극명하게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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