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이후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되고 있는 ‘촛불시위 배후설’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볼수록 가관이다. 민주당 장전형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21일 “우리당이 참석을 독려하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뿐만 아니라 일부는 차량까지 제공했다”며 우리당 지구당 관계자와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이에 맞서 우리당은 지난 22일 민주당이 제시한 녹음테이프가, 민주당 당직자들이 우리당 중앙당직자인 것처럼 속여 이끌어낸 ‘유도심문’의 결과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른 것.

거짓 전화까지 해서 촛불 시위의 ‘조직 동원’을 입증하려 애쓴 민주당 부대변인의 노력도 가상하고, 이에 반박할 거리를 찾아내 검찰에 역고소한 우리당의 노력도 눈물겹기까지 하다. 물론 우리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권력자가 나오라고 해서 자리나 채워주는 ‘우매한 국민’이었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아직도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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