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지난 2월 27일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소속 의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노대통령 불법 선거운동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최근 정치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 개입 및 관권선거 논란에 불을 지피기 위함이다. 그러나 최병렬 대표는 이날 내내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 내부에서 직접 고용(?)한 저격수에 의해서 자신이 저격 당하는,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표가 폭로정치의 신주류 3인방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의원에 의해서 확인사살 당할 처지에 놓인 현실을 보면, 정치판에는 ‘영원한 동지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이런 불편한 관계 때문인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인 김문수 의원은 이날 규탄대회장 앞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가 발길을 돌렸다. 서로 마주대하기도 ‘불편한’ 관계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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