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반발로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못한 최동수 신임 조흥은행장이 8월26일 임시 주총에서 정식으로 행장으로 선임됐다. 최 신임행장은 신한은행과 합병할 때까지 향후 3년간 조흥은행의 사령탑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최행장은 신한측으로부터 행장 제의를 받고나서 조흥은행 노조가 비 조흥은행 출신이라는 이유로 반발하는 등 마음 고생이 심했다. 따라서 은행이 신한에 흡수 합병됐다는 정서적 반발이 강한 조흥은행 임직원들의 마음을 추슬러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최동수 신임 행장의 일성은 은행 경영에 전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신임행장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모두 자회사로 가진)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돈을 잘 벌면 `적자’고 ‘돈 못 벌면 서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3년내 신한은행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도 “조흥은행이 신한은행보다 예금원가 비용이 0.5% 낮기 때문에 자금 또는 리스크 관리만 제대로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는 취임후 첫 과제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꼽고 “직원들이 가슴을 펴고 당당하고 밝은 모습으로 일해줬으며 좋겠다”며 “매각에 따른 상실감과 마음의 상처에서 빨리 벗어나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최 행장은 노조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화의 문을 열고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경영방침과 관련, “고객들에게는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한지주에는 수익을 많이 올려주는 한편 종업원들에게는 `열매(경영성과)’를 같이 나누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조흥은행은 지난 8일 최동수 전 부행장을 행장 후보로 선임했지만 노조의 눈치를 봐야 했다. 조흥은행은 노조 간부들의 이사회 실력 저지를 피해 이사회 개최 시간 10분전 기습적으로 구두 표결로 처리하는 등 편법을 동원했으며, 노조측은 최신임행장이 비조흥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행내 행장 사무실을 폐쇄하는 등 강경하게 행장 취임에 반대했었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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