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지던 김우중 대우그룹 전회장 귀국설이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는 김영일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입을 통해 ‘설’이 전파되고 있다. 김 전회장의 귀국설은 지난 2001년부터 잊을만하면 나타나기를 반복해왔다. 신빙성에 의문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설’에 대한 면역마저 생기는 듯하다.얼마전 프랑스 언론이 김 전회장이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고 보도한 이후 김 전회장이 화제가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흥미로운 것은 김우중 전회장이 언론에 나타나는 빈도가 꾸준하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국내외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김대중 정부가 자신을 버렸으며 도피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보도 시기는 정권이 바뀌기 전이었다. 정권 말기 과거 정권과 완전 단절을 통해 귀국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그러나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고 알려지며 그의 귀국은 ‘설’로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김영일 의원이 정확한 경로는 알리지 않은 채 김 전회장의 귀국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김 전회장을 만났다는 사람의 말을 간접 전달하는 형태였다.김 전회장의 측근들은 귀국설을 일축하고 있다. 귀국하면 구속되고 재판을 기다려야 할 게 뻔한데 과연 김 전회장이 귀국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귀국의 전제로 범죄인 신분에서 재판을 피하면서 진실을 밝힐만한 법적·사회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중요한 것은 귀국의 사실 여부를 떠나 김우중 전회장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지 자신의 존재를 알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확대해석하면 귀국하고 싶고 진실을 밝히고 싶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김 전회장의 측근들의 표현대로 지금은 그가 원하는 ‘때’가 아니다. 오지 않는 때를 위해 김우중 전회장은 스스로 때를 만들어가고 있는 듯하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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