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이후 처음으로 강연에 나선 김대중 전대통령. 지난 8월21일 김전대통령은 ‘003 하버드 국제 학생회의’개막식에 참석해 ‘아시아의 미래와 한반도 평화’라는 기조연설로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섰다. 짙게 패인 볼과 주름잡힌 이마, 그리고 지팡이…세월의 ‘풍파’속에 김전대통령의 모습도 변해가고 있었다. 퇴임이후 대북송금특검, 현대비자금 수사 등으로 가신들이 모두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현실을 김전대통령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 그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추진해온 ‘햇볕정책’이 빛을 바래고 있는 것에 대해 김전대통령을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까. 맹자(孟子)의 ‘역성(易姓)혁명론’으로 그 심경을 대신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날 참석한 DJ의 핵심가신인 김옥두 의원은 이러한 김전대통령의 암울한 심경을 읽기라도 하듯 괴로워 하는 것처럼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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