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시네마 “상영금지 가처분에 손배소송할 것”적정선합의 바랐던 서세원 프로덕션 난감한 입장“개봉에는 지장이 없다. 우리는 1%도 거리낄 것이 없기 때문에 이면 협상 같은 것은 필요 없다. 법적으로 깔끔하게 해결하겠다.” 9월5일 개봉 예정인 <조폭마누라2>를 놓고 서세원프로덕션과의 저작권 분쟁 중인 현진시네마의 입장이다. 당초, “개봉을 막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다만 서세원프로덕션이 가진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것이다”며 극단적인 상황은 원치 않았던 서세원프로덕션으로서는 다소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현진시네마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서세원프로덕션은 합의를 원하고 있는 눈치라는 것. 그는 “서세원프로덕션이 계속해서 합의하자는 의사를 타진해오고 있으나 우리가 거절하고 있다. 더 이상 그쪽과 얘기할 필요가 없다. (서세원프로덕션이) 먼저 소를 제기했으니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 아닌가? 우리는 아무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확신한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서세원프로덕션이 `<조폭마누라2>의 개봉을 앞두고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해 현진씨네마는 형사고소와 손해배상청구 등 맞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진씨네마는 “<조폭마누라2>는 `<조폭마누라>와 전혀 별개의 독립된 저작물이고 서세원프로덕션은 <`조폭마누라>와 투자계약만 한 회사여서 공동저작권자가 아닌데다가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조폭마누라2>의 개봉을 눈앞에 둔 시기에 가처분신청을 내는 것은 저의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서세원프로덕션은 “다음달 5일 개봉 예정인 <조폭마누라2>가 공동저작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영화 제작사인 현진시네마를 상대로 영화 상영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 서세원씨측은 “<조폭마누라>를 공동 제작했던 현진시네마가 서씨가 해외에 체류중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합의도 없이 지난 3월 단독으로 촬영에 들어간 것은 공동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속편 역시 전편의 주연 캐릭터를 계승했을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이름까지 그대로 이어받았다. 두 작품의 유사성이 인정되는 만큼 현진시네마는 우리의 동의를 얻지 않고는 속편을 제작할 수 없음에도 단독으로 촬영을 진행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문제는 서세원프로덕션이 공동제작자인가 여부이다. 2001년 개봉한 <조폭마누라>의 타이틀 화면에는 공동제작자 서세원, 이순열 이라고 명기돼 있다. 하지만 2001년 9월 영상물등급위원회에는 현진씨네마(대표 이순열) 단독 명의로 등급분류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현진시네마 측은 “서세원씨의 부탁으로 (타이틀에) 공동제작자로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서세원프로덕션은 제작에 기여한 바 없다. 또, 서세원프로덕션과 투자계약을 맺을 당시, 3년간 판권을 공동소유한다고 합의했으나 2차 저작물의 작성권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서세원프로덕션이 뒤늦게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배경에는 `<조폭마누라>의 미지불금에 따른 갈등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시선도 배제할 수는 없는 일. 서세원프로덕션은 현진씨네마 측으로부터 <조폭마누라> 미지급금과 관련해 6억원 가량을 압류당한 상태다.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서세원프로덕션의 경영 사정은 극도로 악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서세원은 지난해 영화 <긴급조치 19호>등 영화제작과 배급으로 인해 20억원 상당의 채무를 졌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은행대출 빚만도 1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조폭마누라>흥행으로 엄청난 돈을 거머쥐었다고 알려지긴 했으나 이도 상당부분 거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서세원은 연예비리 검찰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

프로덕션은 폐업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무기한 휴업에 들어가 있던 상태였다. 최근 김길남씨가 대표로 취임, 다시 일으켜 보고자 하는 과정에 있다. 서세원은 현재 프로덕션 일과 관련해서는 신경을 쓸 수 없는 상황. 실질적인 경영에서는 오래전에 손을 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서세원프로덕션은 “현진시네마 측과는 신뢰가 무너지긴 했으나 지금이라도 정식으로 사과한다면 적절한 선에서 의견을 맞춰볼 용의가 있다. 모든 것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진시네마 측이 초강경 대응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자칫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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