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쌍춘절, 이명박-조선, 박근혜-중앙, 고건-동아 ‘짝짓기’


박근혜, 이명박, 고건 등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 3인방이 보수언론을 자기편으로 만들기에 분주하다. 차기 대권 선호도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3인방에게 보수 언론 특히 조선·중앙·동아의 측면 지원은 천군 만마를 얻는 것과 다름없다. 때문에 각 캠프는 조중동 출신의 중견 언론인을 지근거리에 두고 ‘부수적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이명박 캠프에서는 신재민 현주간조선 편집부국장이, 박근혜쪽은 이연홍 전중앙일보 논설위원, 고건 진영에서는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김용정 다산 연구소 대표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유력한 대권 주자별로 조중동 출신 언론인이 나뉘어지면서 내년 있을 당내 경선과 대권경쟁에서 3개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 3개사의 국내 종이시장 점유율은 무려 75%를 점하고 있다. 오픈라인 시장뿐만 아니라 인터넷 시장에서도 3개사의 분야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온오프라인을 점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와서 조중동의 부수는 더 늘어났고 매체 파워도 증가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조중동의 이런 시장 독과점은 자연스럽게 대선 주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번 MBC 이상호 기자의 X파일에서 나타났듯이 특정 언론사의 특정후보 지지와 깎아내리기 파문도 있었다. 이번 2007년 대선에서도 재차 정언 유착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언론사 일각에서 일고 있다.

朴, 조선·중앙 사장 잇따른 ‘면담’
박근혜 전대표가 조선과 중앙일보 사장을 면담한 것은 지난 여름이었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당시 예정된 일정이었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전대표가 조선과 중앙의 지지를 얻기 위한 방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조선일보 방 사장과 박 전대표의 만남이 주목을 끌었다. 당시 박 전대표가 주간조선의 신 부국장(당시 부장)의 ‘친 이명박 성향’에 직접 항의 했다는 말이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이 전시장과 신 부국장의 인연은 신 부국장이 한국일보 워싱턴 특파원으로 있던 시절 미국에 체류하던 이 전시장과 가깝게 지내면서 연이 계속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명박 캠프의 정태근 전부시장도 “그동안 신 국장이 이 전시장에게 이런 저런 자문을 해준 것은 사실”이라며 굳이 둘의 관계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캠프의 신동철 특보는 박 전대표가 나서서 항의했다는 말에 펄쩍 뛰었다. 신 특보는 “방 사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박 대표가 그런 일에 항의할 분이 아니다”며 “방 사장 역시 항의한다고 따를 인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에대해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박 전대표가 직접 (항의를) 했겠느냐”며 “박 전대표의 한 측근이 찾아와 사장을 만나 문제 제기를 했다는 말은 들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조선이 MB를 너무 노골적으로 민다고 항의한 이후 우리도 원고지 3매 기사라면 1.5 vs 1.5매로 글자수뿐 아니라 분량도 맞춰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명박 캠프에서는 신 부국장이 올 12월까지 근무하고 내년 1월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연홍, 박 측근 홍 전회장 ‘소개’ 해프닝
이명박 진영에서 조선 기자에게 자문을 받던 지난 여름은 중앙일보 이연홍 전논설위원이 박 전대표에 자문을 하기 시작한 시기와 겹쳤다. 이 전위원은 지난 8월말 한 인터넷 매체 공동 대표를 관둔 직후부터 박 캠프에 비선으로 활동해 왔기 때문이다.
이 전논설위원은 박 캠프 참여 배경과 관련,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 전대표와 서강대 선후배 관계에다 정치부 기자 이연홍으로서 퇴장을 고민해오다 애국적인 견지에서 선택했다”며 “평소 소신 있는 박 대표에게 개인적인 호감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박 대표의 또다른 핵심 참모인 이회창 전특보 홍윤식씨를 홍석현 전중앙일보 회장에게 소개해 웃지못할 해프닝도 겪어야 했다.
홍 전회장과 홍씨가 같은 본향인 남양 홍씨에 홍 전회장과 만남으로 인해 ‘홍씨가 홍석현 회장의 조카’라는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전논설위원은 “홍 전회장과 홍씨는 전혀 무관하다”며 “홍씨의 본이 2개밖에안돼 족보를 따지면 먼 친척이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가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건에는 ‘동아’가 있다
조선과 이명박, 중앙과 박근혜가 연을 맺고 있다면 ‘넘버 3’인 고건 캠프에는 동아일보 출신의 김용정 다산연구소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1968년 동아일보에 입사에 사회·경제부 차장을 거쳐 논설위원, 편집국장까지 지낸 인사다.
김 대표는 자신과 고 전총리의 관계를 정치인과 언론인으로 관계를 규정하는 데 부담감을 표시했다.
그는 “고 전총리와 개인적인 인연도 있지만 국정경험이나 안정위에 지속적인 개혁 의지, 미래 비전, 그리고 외교안보 역량이 한 국가의 리더로 충분해 함께 할 뿐”이라며 “정치에 뜻이 있어서 온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고건 캠프에 있으면서 동아일보사에 어떤 도움을 요청하거나 제안을 한 적이 없다는 그는 “언론 본연의 길을 가야 한다”며 정치와 언론의 길은 분명하게 나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07 대선 관전포인트]

충청권 50만표를 잡아라 ‘특명’

2002년 대선이 재현되고 있는 양상이다. DJ가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르고 이회창 전총재 정계 복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JP 역시 충청권 역할론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신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충청 민심을 잡았다. 이번 2007년 대선에서도 충청권을 잡기 위해 대선 캠프 인사들이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나라당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50만표 차이로 패배했다. 이표는 충청권 유권자와 비슷하다”며 충청 민심을 잡는 자가 차기 대권을 거머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몸값 오르는 JP와 국중당
현재 충청권을 대표한다는 국민중심당(이하 국중당)은 심대평, 신국환, 이인제 3인으로 나뉘어진 형국이다. 여기에 최근 충청권의 상징인 JP 행보도 심상치 않다.
JP는 지난 9월26일 고 박정희 전대통령 서거 27주년 추모식에 참여해 “프랑스에서는 어려울 때마다 나폴레옹, 잔다르크를 생각한다”며 “내년에 그런 위인이 출마한다면 전국을 돌며 한표라도 더 얻어드리고 조국봉사의 마지막으로 삼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자리에는 박근혜 전대표가 참석해 사실상 JP가 박 전대표를 지원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말이 회자됐다. JP는 이후 와전됐다고 해명했지만 박 전대표측에서는 “박 전대통령의 조카 사위이자 박 전대표와 사촌형부 관계”라며 친인척으로서 지지를 당연스럽게 내다봤다.
이명박 진영에서도 충청권 잡기에 나섰다.
지난 11월 7일에 친이명박 인사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상임고문으로 있는 미래청년포럼(이하 미청)이 창립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이 자리에 신국환 국중당 공동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했다는 것이다. 미청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교수와 대학생 모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이와관련 “초청장이 왔고 축사를 요청해 했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미청에서는 “초청장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축사에서는 빠져 있었다”며 “신 대표가 적극적으로 축사를 하겠다고 해 넣어드렸다”고 상반된 주장을 보였다. 경북 문경·예천이 지역구인 신 의원은 이로 인해 불필요한 행보를 보였다고 당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안희정-심대평 회동설
한편 여권에서도 충청권을 잡기 위한 징후가 나타났다.
대통령의 복심이자 좌장격인 안희정씨가 국중당 공동대표인 심대평 전충남지사를 만났다는 말이 돌았다. 심 대표가 범여권 진영의 ‘영남 포위론’에 회의를 느끼며 한나라당으로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만나 단도리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이와관련 심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그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안씨를 만난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충청권 역할론에 대해선 내심 기대감을 표현했다.
심 대표는 “곧 여야를 막론하고 공식적으로 러브콜을 받을 시기가 올 것”이라며 “지금은 암중모색 단계”라고 누구든지 만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심 대표는 “내년 2월이면 영남지역은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호남은 열린우리당·민주당을 중심으로 뭉쳐질 것”이라며 “영호남을 중재하고 조종해 국가와 국민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충청도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심 대표는 지난 11월13일 오랫동안 당무를 떠나 있다 복귀한 차원에서 JP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JP는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분이라면 전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심 대표는 전했다.
<준>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