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 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 경기를 마친 최경주와 타이거 우즈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경주(40)가 완벽한 부활탄을 쏘아올렸다. 지난 4월 12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마지막 날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타이거우즈와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설움이 몰려오듯 최경주는 한 없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경기에서 우승을 할 것이란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동료선수들은 물론 해외 언론들도 섹스 스캔들 이후 복귀하는 타이거 우즈보다 최경주를 극찬했다. 갤러리들 역시 그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최경주의 티 샷 속으로 들어가 본다.

최경주가 아쉬운 4위를 기록했다. 단 한 번의 실수가 그를 우승 문턱에서 잠시 내려오게 했다. 그의 플레이를 지켜본 갤러리와 해외 언론들은 그의 부활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함께 4라운드 경기를 했던 타이거 우즈도 그의 활약상을 극찬했다.

우즈는 “KJ(최경주)는 역시 훌륭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현지 중계방송도 마찬가지다. “집중력이 대단하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답게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섹스 스캔들 이후 복귀전을 치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나흘 내내 동반 플레이를 했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그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 공동 3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최경주는 12번 홀에서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4라운드 한때 공동 선두에 오르며 그의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바라보기도 했다. 특히 대회 4일 모두 안정적으로 언덕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멘 코너(11∼13번홀)의 마지막 홀인 13번 홀에서 발목이 잡혔다. 파 5홀인 이 홀에서 투혼을 노리고 친 세컨드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가까스로 스리온에 성공했다. 하지만 버디와 파 퍼트가 연이어 홀을 비켜가면서 결국 보기를 했다. 14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범하며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결국 우즈와 공동 4위(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최경주는 “우즈와 동반 플레이라는 중압감 속에서 메이저 대회 10위 안에 들어 만족한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슬럼프로 후원사 지원 ‘뚝’ 태극기 달고 출전 ‘화제’

올 초 랭킹 96위까지 떨어졌던 그를 일깨운 것은 메이저 우승이라는 열망이었다 “골프 인생 마지막 꿈”을 향한 그의 발걸음은 묵직했다. 세계 랭킹 50위까지만 주어지는 미스터스 출전권을 얻기 위해 올해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랭킹을 올렸다. 마스터스 직전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부활 탄의 신호를 낸 것이다. 그의 부활은 어쩌면 예견된 것일 수도 있다. 그는 한동안 우리나라를 알리는 선봉장에 섰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자만 최경주는 2008년 소니오픈 우승 이후 부진에 빠졌다.

체중조절을 시작하면서 스윙의 밸런스가 무너진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부진 탈출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말까지 계속되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슬럼프로 최경주는 머리에 로고를 붙일 후원사도 찾지 못했다. 프로선수에게는 치욕적일 수밖에 없었다.

2010시즌 개막 후 벌써 10여개 대회가 열렸지만 최경주를 후원하는 ‘메인 스폰서’는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경주는 마스터스 경기가 치러진 지난 4월 4일 내내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출전,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미국)와 동반 플레이를 했고, 최종라운드에는 한때 공동선두에까지 올라 카메라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일각에선 이런 모습을 보고 ‘한국 브랜드’홍보 전도사 역할에 흐뭇해했다.

그러나 속내는 결코 편하지 않았다. 최경주는 지난해 연말 나이키와 스폰서십 계약이 끝났다. 그리고 이후 매니지먼트회사인 IMG코리아 등을 통해 새로운 스폰서 물색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특히 이들이 연간 40억~50억 원대에 이르는 몸값을 3분의 1수준으로 낮추는 ‘덤핑’공세까지 벌였다는 것은 골프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한 관계자는 “지난 시즌 최경주는 부진했다. 또 적잖은 나이도 문제였다. 결국 스폰서십 계약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며 “마스터스에서의 성적이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흘 내내 우즈와 한조로 경기하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최상위권 성적을 내면서 오히려 상대를 리드하는 한층 성숙된 매너와 골프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전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최경주는 전 세계 언론의 연일 계속되는 스포트라이트와 갤러리들의 성화 속에 자칫 한순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 수없이 반복됐는데도 강인한 정신력으로 우승에 근접하는 최상위권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런 최경주의 아름다운 투혼에 공동 선두에 나섰던 최종일 후반라운드에서는 갤러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기까지 했다.

최경주는 특히 우즈와 나흘 동안 한조로 경기하면서도 최상위권 성적을 내자 자연스럽게 전 세계 언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엄청난 광고 효과도 누리는 덤까지 챙기게 됐다.

최경주는 대회 직후 “2004년 대회보다 훨씬 더 향상된 기량으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 기쁘다”며 “파워스윙이 가능해지면서 부담감이 적어졌고 ‘하면 된다’는 정신력이 좋은 성적을 내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어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한 것과 관련해 “우즈와 경기하는데 익숙해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정말 굉장했다”면서 “팬들이 나를 포함해 모든 선수에게 많은 사랑을 보내줬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마스터스 공동 4위는 최경주의 부활을 알리는 데 좋은 기회가 된 셈. 이에 최경주는 향후 있을 경기에서도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우즈도 놀랐다’ 최경주 비거리 늘린 비법 공개

“절대 한꺼번에 바꾸지 마세요”

최경주와 함께 경기를 펼친 타이거 우즈가 최경주의 비거리에 대한 극찬이 모 언론의 인터뷰를 통해 보도가 되면서 그 비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즈는 “KJ(경주), 거리가 많이 는 것 같아.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 거야?” 라며 “요즘 스윙을 바꿨느냐” “클럽과 공은 무엇을 쓰느냐”고 묻는 등 궁금해했다고.

이에 최경주도 “우즈 같은 세계적 선수도 상대 선수의 비거리가 많이 늘면 주말골퍼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더라”고 말해 더욱 주목받는다.

이에 갤러리들은 물론 함께 라운딩을 한 골퍼들도 갑자기 거리가 늘어난 비결을 물었다. 최경주는 “무엇보다 허리 통증이 사라진 게 최고 비결”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는 풀 스윙을 하면 허리 근육이 끊어질 듯 아파서 팔로 스루를 제대로 못 하고, 팔을 엉거주춤 들어 올리는 엉성한 피니시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메이저 우승 꿈을 이루겠다며 2007년 겨울부터 스윙의 변화를 시도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자주 우승하는 선수들처럼 ‘구질(球質)’부터 다른 샷을 시도했고, 동시에 10㎏을 빼는 무리한 체중감량을 겸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허리 근육에 심한 손상을 입으며 장기 슬럼프에 빠지고 만 것이다. “머리가 위아래로 흔들리던 고질적인 단점을 없애고 팔로 스루를 제대로 하는 쪽으로 스윙을 바꾸고 있었는데, 허리가 아프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최경주의 얘기이다.

꾸준한 치료와 운동으로 올해 초에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체중은 감량 때보다 5㎏ 늘어난 88㎏을 유지하고 있다. “통증이 사라지면서 그렇게 안 되던 스윙이 제대로 되기 시작하더군요.” 선수로서 치명적인 경험을 한 최경주는 “젊은 선수들에게 ‘너무 잘 치려고 이것저것 한꺼번에 바꾸지 마라.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터스에서 최경주는 부드럽고 기본에 충실한 스윙을 했다. 어드레스부터 피니시까지 불필요한 힘을 쓰지 않고 몸의 회전력을 최대한 이용해서 치는 스윙이었다. 이것이 마스터스에서 그가 우승경쟁을 벌일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고 최경주는 말했다.

최경주는 “조만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업들 뒤 늦은 후회 왜?

최경주를 놓친 기업체들이 후회막급이다.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는 입장이다.

최경주는 12일 끝난 마스터스에서 나흘 내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펼쳤다. 성적도 우즈와 나란히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우즈의 섹스스캔들 이후 첫 투어 복귀전이라는 것 때문에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 관심의 대상이었던 우즈와 최경주는 72홀 동반 라운드로 TV는 물론, 언론에 엄청나게 노출됐다. 연일 브라운관을 통해 두 사람이 경기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마스터스 마지막 라운드를 중계한 CBS의 시청률은 12%로 지난해보다 36%나 늘었을 정도다. 대회 첫날 중계한 ESPN의 시청률도 무려 4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인기의 시청률이었다. 미국의 유명 스포츠인 풋볼에서나 나올 수 있는 경이적인 시청률이다.

그러나 최경주의 스폰서는 전무한 상태. 때문에 마스터스 전에 최경주를 잡았더라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를 기업체들은 놓친 셈이 되고 말았다. 메인스폰서를 하면서 최경주에게 수억 원 만을 줬더라도 단 한방에 뽑아 먹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이다.

최경주는 메인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마스터스에서 모자에 태극기를 달고 경기에 나서야 만 했다.

일각에선 이런 모습을 보고 ‘한국 브랜드’홍보 전도사 역할에 흐뭇해했다는 후문이다. 어부지리로 대한민국이 덕을 보게 된 것이다. 앞으로 그의 스폰서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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