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건강상태가 어떠한가를 스스로 점검하는 것은 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대책을 세우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병에 걸리지 않게 미리 예방하는 데도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몸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그 때마다 병원으로 달려갈 수는 없는 일이다. 집에서 스스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요령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손쉽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몸의 겉모양 진단법’의 몇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이러한 진단방법을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특별한 의학적 지식이 없어도 이를 기초로 스스로 병을 예방하고 병의 경과를 제때에 알고 대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민간에서는 몸 겉모양의 변화를 보고 병이 있는가 없는가를 알아도 내고 병이 얼마나 심한지 심하지 않은가를 짐작도 하였으며 그에 기초하여 병을 치료하기까지 하였다. 이와 같이 병을 진단하는 소박한 방법은 점차적으로 발전하여 동의학에서는 망진이라 하고 현재의학에서는 시진이라고 하게 되었다.

●얼굴색

▲파래지기 : 일반적으로 추울 때 얼굴이 파래지는 것은 모세혈관들이 수축되면서 피가 흐르지 못하고 차 있기 때문이다. 또한 풍중 혹은 냉증이며 아픔이 심하거나 몹시 놀랐을 때. 여성들은 비위가 약하고 월경이 고르지 못할 때이며, 어린이들이 파래지는 것은 경풍을 일으킨 때로 본다.

▲붉어지기 : 고혈압병 때 얼굴이 불그스레해지는데 그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오후에 붉어지는 것은 폐결핵 때이며 시간에 관계없이 붉어지는 것은 폐혈증, 뇌염, 뇌막염 때이다. 갑자기 높은 열이 나면서 앓을 때에는 뺨이 붉어지면서 좀 붓게 된다. 승모관협착증 환자의 일부에서 핏줄이 불어나 뺨이 불그스레해지는데, 얼굴은 약간 부석부석해지고 입술이 파래지는 것이 특징이다.

▲누래지기 : 얼굴 색이 누르스름해지는 것은 간장병, 용혈성 빈혈, 암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심한 당뇨병, 심한 영양장애 때에도 볼 수 있다. 영양장애나 위 속에 담즙이 있을 때는 얼굴색이 누래지면서 약간 붓는다. 얼굴색이 누르스름하면서 수척한 것은 만성 위염 때 볼 수 있다.

▲희어지기 : 온 몸에 필요한 피와 혈색소의 양이 부족된 결과 나타나는 현상이다. 빈혈이 있거나 저혈압, 천식발작, 영양장애 등일 때에 볼 수 있다. 잇몸출혈, 위장출혈, 항문출혈, 자궁출혈 등일 때도 얼굴이 희어진다. 이밖에 얼굴색이 희면서 흰점이나 흰무늬가 있는 것은 기생충증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입과 입술

입술이 흰 것은 빈혈이 있을 때에 많이 보게 되며, 입술이 푸르스름한 것은 심장병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또 중풍이나 호흡부전이 있을 때에도 입술이 파래진다. 건강한 사람의 입술이 갑자기 푸른색을 띠는 것은 추위를 타는 것이다. 입술이 붉어지는 것은 열성 질병 때이며 병이 심하면 입술이 갈라지기까지 한다. 또한 입술이 붉으면서 자줏빛이 도는 것은 어혈이 있을 때이다. 입술에 물집이 생기는 것은 크루프성 폐렴, 감기, 학질, 유행성 뇌척수막염, 재귀열, 식중독 등 열이 높으면서 병이 심할 때 볼 수 있다. 대체로 입술이 흑자색을 띠면 염증이 심하거나 병세가 나빠지고 위중한 표현이다. 입이 전체가 찌그러지는 것은 안면 신경마비가 왔을 때다.

●머리카락

머리카락이 많고 검으면서 윤기가 나는 것은 건강한 표현이며, 머리카락이 성글고 빠지며 잘 부스러지는 것은 몸이 약한 증거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경우는 갑상선의 기능항진(바세도우씨병)이거나 기능이 낮아질 때를 비롯한 일부 내분비선에 염증이 생겼을 때이다. 이 밖에도 열성 전염병(발진티푸스)을 앓고 난 다음, 영양이 부족되거나 영양흡수장애가 있을 때도 머리카락이 빠지게 된다. 특히 머리카락이 빠지고 가늘어지면서 희어지는 것은 노화현상이다. 어린이들의 경우에 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구루병일 때 나타난다.

●눈

병이 생기면 눈에서는 여러 가지 변화들이 생기곤 한다. 때문에 눈에서 생긴 여러 가지 변화를 보고 병을 진단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눈에 광채가 있으면서 눈알이 잘 움직이고 눈꺼풀도 예민하게 움직이는 것은 건강하다는 표현이다. 양쪽 눈알이 두드러지고 눈꺼풀 사이가 넓어지는 것은 갑상선의 가능항진으로 오는 바세도우씨병이 있는 경우이다. 근시가 심한 사람들도 약간 눈 앞이 두드러져 나올 때가 있다. 눈의 흰자위가 누렇게 되는 것은 비위에 병이 생겼을 때이며 흔히는 황달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눈의 흰자위가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 것은 간에 병이 있거나 골형성 부전증이 있을 때이다.

눈알이 안정감을 잃고 흔들리는 것은 여러 가지 뇌와 귀의 질병이 있을 때에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눈알이 붉은 것은 심장에 병이 있거나 폐렴을 비롯한 열성 질병, 급성 결막염 때이며 결막이 창백한 것은 빈혈이 있을 때이다. 눈꺼풀이 내려 앉은 것은 동안신경마비 때이며 눈을 완전히 감지 못하는 것은 안면 신경마비가 온 것으로 본다. 눈이 약간 붓고 얼굴이 부석부석한 것은 부종의 초기증상이다. 임상에서 눈두덩이 붓는 것은 심장병이나 콩팥병으로 오는 것이 많으며 특히 눈두덩이 잘 붓는 것은 콩팥병 때이다. 노인들이 몸이 약해졌을 때에도 아래의 눈꺼풀이 붓는 형상이 있다. 눈을 치뜨거나 곧추 보며 눈이 동그랗게 되거나 눈을 감고 눈알을 바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경풍이거나 병이 아주 위중하다는 증거다.

●혀

혀는 내장기관들의 기능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장기관들의 기능상태를 객관적으로 잘 반영하게 된다. 혀를 보고 병을 진단할 때에는 혀의 색깔, 굳기와 혀이끼, 혀가시 등의 여러 가지 변화들을 두루 관찰하여야 한다.

▲희유스름한 혀 : 이런 혀는 몸이 약한 사람들, 특히 감기나 여러 가지 병에 잘 걸리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다. 또한 혀가 희끄무레하면서 몸에 열이 있는 것은 주로 빈혈이 심하거나 백혈병, 종양 환자들에게서 볼 수 있다. 그 밖에 영양불량증, 천식, 저혈압, 갑상선기능저하증, 혈액순환장애, 출혈 등일 때에 볼 수 있다.

▲불그스레한 혀 : 위궤양이 있으면 혀가 깨끗하고 습하면서 불그스레하다. 혀가 벌겋고 마르고 이끼가 없는 것은 화농성 감염, 높은 열, 심한 폐염, 급성 전염병이 심한 때 볼 수 있다. 이 밖에 벌건 혀는 고혈압병, 당뇨병 등일 때도 나타나고, 혀가 몸시 벌거면서 습기가 없고 거울과 같은 것은 땀이 심하게 나는 때이며, 혀가 약간 붉으면서 진한 붉은 반점이 있는 것은 황달이 생기려는 증상이다.

▲청자색의 혀 : 보통 심한 감염증, 호흡 및 순환기 계통에 장애가 있을 때, 급성 담낭염이나 담석증 발작, 간경변증일 때 보게 된다.

▲자주빛 혀 : 자주빛이 나면서 혀가 붓는 것은 술중독 때 보이며 진한 자주빛이 나는 것은 어혈이 몰렸을 때 보게 된다.

▲굳은 혀 : 혀가 굳어져서 말을 더듬거나 말이 똑똑하지 않고 굳어지게 되는 것을 굳은 혀라고 말한다. 이렇게 되는 원인은 주로 중추신경계통에 병변이 생기는 것과 관련되는 것이 많으며 높은 열에 의하여 혼수에 빠지거나 졸도, 의식장애가 와서 혀가 마비되거나 경련, 뇌진탕 등이 와서 혀를 마음대로 놀리지 못할 때 볼 수 있다.

▲혀가시 : 가시는 점모양으로 혀끝이나 앞 모서리 또는 양쪽 옆 모서리에 많이 생기는데, 색은 붉고 윤택하며 아픔을 느낀다. 이러한 때는 불면증, 심한 육체적 과로 및 높은 열이 있은 다음, 매운 자극성 음식을 많이 먹었을 때 볼 수 있다.

▲혀이끼 : 혀이끼는 흰색, 누런색, 회색, 검은색 등이 있다. 건강한 사람도 혀이끼가 새벽과 낮에 변화된다. 그것은 대체로 먹은 음식과 침이 나오는 정도와 혀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기계적 작용에 의하여 변화되는 것이다. 병세에 따라 혀이끼는 흰색으로부터 누런색으로, 누런색으로부터 흰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화될 수 있으며 흰색으로부터 연한 회색이나 연한 검은색으로 변화될 때도 있다. <자료=겨례의 자연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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