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적으로 한의학이 비상한 주목을 끌고있다. 프랑스 의대에서도 한의학은 현대의학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 치료의학 중에 완전히 편입되어 있다.한의학과 현대의학에는 여러가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예컨대 설사라는 증상을 두고 보더라도, 한의학에서는 “설사에는 이 약” 이라는 식으로 한가지 약이 전해져 있는 건 아니다. 왜 그런고 하니, 설사에도 여러가지 설사가 있어서, 가령 가스가 많이 나오는 발효성 설사가 있는가 하면, 냄새가 고약한 부패성 설사도 있다. 또 점액이 많은 염증성 설사도 있고, 혹은 피가 섞여있는 수도 있으니, 같은 설사라도 여러가지다.그런데 현대의학에서는 설사라고 하면, 지사제를 며칠 치 주어서 설사 증상이 달라지더라도 멎을 때까지는 그 약을 쓰게 된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설사 증상을 매우 잘게 구분하여 점액성 설사인지, 수용성 설사인지, 혹은 출혈성 설사인지와 동시에 그 사람의 온몸의 상태, 구역질을 하는 고통이 있는지 없는지, 열이 있는지 없는지, 그 모든것을 통틀어서 증상을 파악하여, 세밀하게 약을 바꿔가는 것이 본래의 방식이다.현대의학에서는 증상이란 것이 어떤 병원체에 의해서 가령 석리균에 의한 것이라든지, 장티푸스균에 의한 증상이라든지가 정해지면, 장티푸스균이나 석리균을 죽이는 방법을 취한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같은 병원체에서 발생하더라도 증상 자체에 중점을 둔다. 그러니까 한방은 예술적이라고 할는지, 세밀한 분위기를 소중하게 여긴다.그렇다고 해서 현대의학과는 다른 아리송한 약을 팔고 있으면, 저건 한방이라고 속단한다면 뚱딴지같은 실수다.

한방에서는 증상의 세밀한 부분을 여러모로 조립하여, 그 증상군을 형성하고 있는 하나하나에 관해서, 어떤 약을 쓰면 어떤 반응이 생기는지를 관찰해 간다.오늘날 세계적으로 한의학이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 프랑스의 의대에서도 한의학은 현대의학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 치료의학 중에 완전히 편입되어 있는 실정이다. 또한 현대의학 전체가 국소 문제에서 전신적인 문제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예컨대 스트레스 학설은 호르몬의 전신적인 균형을 문제삼게 되었으며, 또한 ‘정신 신체 의학’ 에서는 마음과 몸을 양면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소련에서는 온몸에 펼쳐져 있는 신경작용이 문제시되는둥, 새로운 의학이 모조리 한의학과 비슷한 입장이 된 셈이다. 낡았다고 여겨지던 한의학이 새로운 입장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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