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 발생률 높아 요주의 … 어패류 끓여 먹어야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다양한 감염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이는 기온과 습도가 상승되어 세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또 사람들은 외출이 잦아 외식을 하는 기회가 많아 식중독과 같은 수인성 감염질환에 걸리기 쉽고 활동적인 일들이 많아서 외상으로 인한 이차적인 연부조직 감염 등이 흔히 발생한다. 특히 수인성 감염질환들은 발생하더라도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많고, 연부조직 감염은 간경화, 당뇨병, 만성신부전 등의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사람들에서는 패혈증으로의 진행이 쉽다. 이와함께 여름철에는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주의도 각별히 요구된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은 해수 온도가 17 ℃이상 올라가면 바닷물에서 증식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 외에 여름철에는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 감염 환자의 발생이 최근 수년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무더운 여름철을 건강하고, 슬기롭게 지내기 위해 주의해야할 흔한 감염질환들을 살펴보았다.

수인성 감염질환

수인성 감염질환이란 식품에 오염되어 있는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나 세균의 장관 점막의 침범에 의해서 구토, 설사, 발열, 복통 등의 위장관 증상들이 발생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예를 들면, 포도구균 식중독은 황색포도상구균이 내는 장독소에 의해서 심한 구역, 경련, 구토, 쇠약감 등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잠복기는 짧아 대체로 식품을 섭취한 후 12시간 이내에 증상들이 발생한다. 이들은 상처난 손, 눈, 농양(고름), 여드름, 콧속의 분비물, 정상피부 등에서 황색 포도구균이 옮겨와 질병을 일으킨다. 요즘은 흔하지 않지만, 유방염을 앓는 젖소의 우유나 우유가공품도 감염원이 된다. 포도구균에 오염된 음식이 먹기 전에 수 시간 실온에 방치되면 균이 증식하여 독소를 내게 된다. 치료는 대부분의 경우는 증상치료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노약자나 소아에서는 탈수를 초래할 수 있어, 필요하면 수액요법을 해야한다.

살모넬라증은 살모넬라균에 의하여 발생하며, 여름철에 발생하는 설사병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감염된 지 12∼36 시간 내에 두통, 복통, 설사, 구역, 구토, 발열이 발생한다. 이들 균주들은 가축, 감염된 환자나 보균자로부터 전염된다. 동물이나 사람의 대변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거나, 감염된 동물의 고기로 만든 음식을 먹을 때 전파된다. 대체로 깨진 날 달걀과 달걀로 만든 식품, 날 우유와 날 우유로 만든 가공제품, 육류와 육류 가공식품, 애완용 거북이(자라)와 병아리 등에 살모넬라균주들이 존재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료는 전해질과 수분의 보충이 중요하며, 2개월 이하의 영아나 노약자, 고열이 지속되는 경우, 장외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항생제를 투여한다. 세균성 이질은 복부 경련과 대변볼 때 배가 아프고, 흔히 피가 섞인 점액성의 설사를 주로 보이는 급성 염증성 장염이다. 이는 감염된 환자나 보균자로부터 대변을 통해 나온 쉬겔라균에 오염된 음식, 음료수를 먹었을 때 발병하며, 특히 집단적으로 빠르게 전파되는 특징이 있다. 치료는 다른 설사 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증상요법과 항균제의 투여가 중요하다.증상요법으로는 수액 및 전해질 보충과 저혈당의 교정이 필요하고,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의한 신부전이 동반될 때에는 혈액 투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대장균 감염증은 여러 가지 증상들을 보인다. 발열, 복통, 구토, 물같은 설사, 점액성, 또는 피가 섞인 설사를 보이기도하며, 산혈증, 쇠약감, 탈수증 등이 나타나고 3∼5일간 지속된다. 이는 증상이 없는 감염자의 대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식수를 먹었을 때 발생하며, 잠복기는 12∼72시간 정도이다. 영아 특히 미숙아와 영양불량아들이 장병원성 대장균에 감수성이 높다. 치료는 경구 혹은 정맥으로 전해질과 수분을 공급한다. 심한 장병원성 영아설사나 심한 장병원성 대장균에 의한 설사인 경우에는 항생제를 투여한다.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은 바다의 해안환경에서 서식하며, 따뜻해지면서 해안과 어패물에서 많이 발견되는 장염비브리오균의 감염에 의해 복부경련과 물과 같은 설사가 발생한다.가끔은 구역, 구토, 두통 및 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장염비브리오균이 충분히 요리되지 않거나 날 해산물, 해산물을 다루는 사람의 손이나 용기에 의해 오염된 음식물 또는 오염된 해수로 씻은 날 음식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된다. 잠복기는 대개 12∼24시간이며, 증상요법으로 치료한다. 이와 같은 수인성 감염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물이 병원균에 오염되지 않게 하고, 병원균의 증식이나 전파를 막아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국의 도서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주로 만성 간질환, 알코올중독, 또는 그 밖의 면역저하 상태에 있는 사람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섭취하거나 상처를 통해 균이 침범했을 때 위장관 감염, 패혈증이나 괴사성 상처감염을 일으킨다. 우리 나라에서는 수온이 비교적 높은 6 ∼10월, 특히 여름철에 주로 발생한다. 지역별로는 남해안과 서해안을 접하고 있는 전남·북 지방에서 발생률이 높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어느 지역에서나 생선을 구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내륙 지방에서도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이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나 상처가 난 피부를 통해서 감염된다. 또한 환자의 대부분이 발병 일주일 이내에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젓갈 또는 생선을 불충분하게 조리하여 먹은 경우에 발생한다. 치료는 대중요법과 항생제를 투여하나 패혈증에 빠지면 50∼60%에서 사망한다. 예방책으로는 균이나 균독은 56℃ 이상의 열을 가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어패류는 끓이거나 구워 먹어야 한다.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을 수 있는 만성질환을 갖는 사람들은 6∼10월 사이에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지 않아야 하며, 바다나 강 하구에서 낚시나 수영을 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말라리아

말라리아는 우리 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알려진 감염질환으로서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는 환자 발생이 없었다. 이후에 간헐적으로 발견된 환자들은 외국에 체류 중에 감염되었거나 직업상 해외에 나가서 장기간 근무하는 직장인에서 발생한 이른바 수입성 말라리아이었다. 하지만 1993년에 말라리아가 발생한 이래 매년 급격히 증가하여 2000년에는 4,000여명이 발생하였다. 아직은 특정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나, 지역의 분포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따라서 말라리아의 감염의 추정지역인 파주, 연천, 철원, 김포, 강화, 고양, 동두천 등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이 지역에서 생활한 적이 있거나,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시기에 여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서 발열을 보일 때 말라리아를 의심해 보아야 하고 전문의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연부조직 감염 및 파상풍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외상을 입을 기회도 많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이차적인 피부, 피하조직, 근 골격계 감염이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잘 치료가 되지만,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간경화, 당뇨병, 만성 신부전증을 가진 사람들에서는 패혈증으로 진행되기 쉽다. 특히 노약자들에서 감염의 위험이 높고, 사망률도 25-30% 정도로 높다. 외국에서는 성인에게도 파상풍 예방접종을 매 10년마다 하고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성인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의 저조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을 방치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외상을 입었을 때는 자가치료보다는, 병원에서 적절한 외상치료와 파상풍 예방요법을 받아야 한다.

해외서 감염될 수 있는 질환

휴가기간 동안에 해외여행으로 인해 여행지에서 노출되는 다양한 감염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여행자 설사, 말라리아, 장티푸스, 간염, 수막염, 황열 및 다양한 풍토병을 주의해야 하는데 여행 계획을 세울 때에 항상 여행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감염질환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예방책을 숙지해야한다. 특히 예방접종이나 약제투여 등은 여행을 떠나기 수개월 전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고, 미리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
<도움:전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신동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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