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해 화장하는 여자

여자는 남의 눈을 의식해서만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화장을 한다.어느 여성잡지의 조사에 의하면, 여자는 아침마다 화장을 하는데 평균 11분 남짓 걸린다고 한다. 아침의 바쁜 시간에 그만한 시간을 들인다는 것은, 미혼녀나 기혼녀나를 막론하고 만만찮은 부담이다.그런데도 지겨워하지 않고 화장을 하는 심사는, 스스로 화장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것을, 여성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을 함으로써 여자는 만족을 느껴, 나르시시즘(자기도취) 이 충족된다.이때 거울의 존재가 중요하다.

거울에 의해서 자신이 아름다워져 간다는 것을, 자신의 눈과 또한 자신의 눈을 통한 ‘남의 눈’ 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여자는 감정의 물결이 거칠어질 때,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거울을 대한다. 거울이 자기 자신을 조절해주기 때문이다. 여자에게 있어서, 거울은 이를테면 감정 제어판인 셈이다. 기뻐서 어쩔 줄 모르거나 눈물을 걷잡을 수 없을 때, 여자는 거울 앞에서 진정하려고 한다.거울은 어떤 상황에서나 부담없이 자기를 상대해주니까, 여자는 오래 오래 그 앞에 머물고 싶어한다.

자기 가치관 강요하는 남자

가령 권투 구경을 좋아하는 남성에게 여성이 “권투는 야만이에요. 테니스는 얼마나 우아해요?” 했다고 치자. 이런 경우에 남자는 단순히 취미의 차이로 돌리지 않고, 심각한 단절감을 느끼는 수가 많다.그는 권투 경기에다 자기의 내면을 투영(投影) 하면서 관람하기 때문에, 자기의 인생관과 관련된 중대한 가치를 그 경기에서 발견하는 것이다.그러니까 남자는 이런 때, 여성과의 사이에 괴리가 생긴 것처럼 느껴져서 불안해진다. 자기의 가치관을 부정 당하는 것은, 자기의 인격을 부정 당하는 것처럼 여기게 된다.그래서 남자는 자기의 취미와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여성에게 떠맡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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