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404병 하나하나의 원인을 찾아내어 고친다는 생각이었으나, 이제는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404병을 한가지 병이라고 봐도 지나친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부신피질(副腎皮質)이 두꺼운 사람은 질병에 대해서도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요즈음 ‘매니저병’따위가 문제가 돼 있다. 염려가 끊이지 않고 늘 시간에 쫓기는 사람은, 부신피질이 두꺼워져 있기는 하나, 그 세포가 변질되어 기능을 못하도록 돼 있다. 요컨대 부신이 지쳐버린 것이다. 부신이 망가지면, 다음은 심장에 병적 변화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온 사람 중에는, 그런 원인으로 죽어간 사람이 많은 것이다.여태까지 설명해 온 까닭으로 말미암아, ‘부신피질’ 과 간뇌(間腦)가 오늘날의 생리학 전체의 지휘자로서 등장하게 되었다. 여태까지의 생리학에서는 그저 심장이 어떻다느니, 간장이 어떻다느니, 장은 어떻다는 따위만 문제 삼았다. 우리는 그것을 ‘장기(臟器)생리학’이라고 하는데, 그 따위가 오늘날까지 의학의 기초로서 자리잡아 온 것이다.그렇지만 오늘날에 와서 보니 그래서는 안되며, 체내의 여러 내장끼리의 관계가 문제시되게 되었다.그것을 ‘상관 생리학’ 이라고 한다. 즉, 부신과 뇌하수체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생리학으로서, 그로 말미암아 비로소 사람의 한 개체가 내부에서 상호작용하여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그러니까 심장이 강하다는 것만으로는 사람이 장수할 수 없다.

결국 새로운 의학에서 보면, 건강하려면 호르몬의 상호작용의 균형과, 그 호르몬에 지배되는 신경계라든지, 그와 관련되는 내장끼리의 균형이 가장 소중한 셈이다.그 내장의 호르몬의 중심을 쥐고있는 것이 ‘뇌하수체’와 ‘부신피질’ 이요, 뇌하수체를 쥐고있는 것이 간뇌(間腦)다. 이런 요체를 알게 됨으로써 비로소 의학이나 생리학이 사람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게 되었다.여태까지의 의학에서는 404병 하나하나의 원인을 찾아내어 고친다는 생각이었으나, 그런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즉, “404병은 한가지 병” 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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