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단양 IC로 빠져나오면 단양팔경으로 유명한 충북 단양군에 들어서게 된다. 조금 색다른 여행을 원한다면, 단양팔경의 대부분이 사이좋게 모여 있는 단성면이나, 고수동굴과 천동동굴로 유명한 단양읍 일원에서 약간 비켜 나와 강원도 영월군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영춘면으로 향해 보면 어떨까?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며 나란히 달리는 기분 좋은 드라이브 길을 가다 보면, 온달산성과 온달동굴(온달관광지)로 가는 길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슬픈 온달신화의 장소 ‘온달산성’

반달형의 띠처럼 생긴 온달산성(사적 264호)은 고구려 평원왕의 사위이자 우리에게는 평강 공주와의 사랑으로 유명한 온달장군의 무용담의 배경이 된 장소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온달장군이 하룻밤 새에 이 성을 쌓았고, 또한 신라와의 전쟁에 나간 온달장군이 이곳에서 신라군의 화살을 맞아 전사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편안한 신발을 신고 온달산성을 올라보자. 비탈이 그리 만만치 않아 숨이 차오르겠지만, 좀 벅차다 싶을 때가 되면 신기하게도 쉼터가 되어 줄 의자가 나타난다. 걸음을 쉬며 뒤돌아보면 남한강을 낀 탁 트인 경관에 눈도 마음도 시원해진다. 서두르지 않고 30~40분쯤 걷다보면,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던 온달산성이 순간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영춘 일대엔 불운한 영웅이었던 온달에 얽힌 전설이 많이 전한다. 상류의 상리나루는 온달을 장사 지낸 곳이라 한다. 온달을 장사 지낼 때 아무리 힘을 써도 관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평강공주가 와서 관을 어루만지며 “생사가 이미 결정되었으니 한을 풀라”고 하니 관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부근의 ‘쉬는 돌’은 온달이 후퇴하다가 윷을 놀던 곳이요, 하류의 군간(軍看)나루는 온달의 군사들이 파수를 보던 곳이다. 군간나루 북쪽의 선돌은 온달의 성쌓기를 돕던 마고할미가 온달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팽개친 것이라고도 하고, 온달을 도우려 달려오던 누이동생이 패전소식에 그 자리에서 굳어 돌이 된 것이라고도 한다. 이외에도 장군목, 대진목, 방터, 성재고개 같은 지명들에서 삼국시대 당시 이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어렵지 않게 되짚어 볼 수 있다. 온달산성 남문은 조선의 풍수학자 남사고(南師古)가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고 말한 소백산을 조망하기 좋은 명당이다. 백두대간 산줄기를 병풍 삼아 불쑥 솟은 봉우리들은 이름하여 구봉팔문(九峰八門). 신비한 기운이 흐르는 계곡 안쪽엔 우리나라 태고종의 본산인 구인사(救仁寺)가 자리하고 있다. 축성 후 천년 이상이 흘렀음에도 많이 훼손되지 않아, 아직도 그 견고함이 느껴지는 성곽이다. 천천히 성곽을 따라 걸으면 20분쯤 걸리니, 산과 물이 어우러져 아늑하고도 수려한 단양의 전망을 한눈에 감상하며 따스한 햇살 아래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자.석회암 천연동굴인 온달동굴

단양군에서 1997년에 조성한 이 온달관광지 안에는 온달산성과 함께 온달동굴이 있다. 원래 이름은 남굴이었지만 이 일대를 관광지화하면서 온달동굴로 이름이 바뀌었다. 4억5천만년 전부터 생성되었다고 하는 석회암 천연동굴인 온달동굴은 성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261호로 지정돼 있다. 온달동굴에 들어갈 때에는 입구에 놓인 헬멧을 쓰는 것이 좋다. 가끔씩 아이들 키 높이로 몸을 낮춰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때때로 등장하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머리를 부딪칠 수 있다. 동굴 내부 온도는 계절에 관계없이 15도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동굴의 통로 옆으로 맑은 물이 흘러 더욱 시원하고 신비로운 느낌이며, 이곳은 산천어, 박쥐 등이 공존하는 행복한 생태계이기도 하다. 동굴의 길이는 약 800m 정도로, 돌아보는 데에 약 30분가량 소요된다. 동굴탐험까지 모두 마치고 나왔다면, 이제는 깔끔하고 아담하게 단장된 온달 테마공원과 온달 전시관을 만날 차례이다. 온달관은 온달장군 인물소개, 고구려 영웅들의 일대기, 고구려인들의 생활 문화, 고분벽화, 문화예술 등을 테마로 하고 있다. 온달 테마공원에는 정겨운 장승과 온달산성 미니어처 등이 눈에 띈다.래프팅의 명소 ‘남한강 일대’

온달관광지에서 멀지 않은 곳, 영춘면 오사리에 남한강 래프팅의 출발지가 있다. 남한강은 수심도 적당하고 물살도 비교적 세지 않은 편이라 가족 단위 초보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래프팅 장소로 인제의 내린천이나 철원 한탄강 등이 유명하기는 하지만, 스릴보다 안전함에 더 끌리는 초보자라면, 이곳 남한강 상류에서 래프팅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푸르른 남한강 물줄기를 내려다보는 깎아지른 북벽과 각종 기암 등 빼어난 주변 경관 속에서 즐기는 상쾌한 래프팅이 남한강 래프팅의 가장 큰 매력이다. 가격은 코스별로 다양한데, 2시간 정도의 기본 코스는 1인당 2만원 선이다. 모처럼의 주말 나들이에 단양을 그냥 떠나기가 아쉽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즐길거리가 있다. 느지막히 피어나 봄꽃의 막바지를 장식하는 철쭉, 단양에 그 일부분을 두고 있는 소백산은 철쭉 감상 장소로 첫손에 꼽히는 곳이다. 소백산의 정상인 비로봉을 비롯해 국망봉, 연화봉에는 너른 진달래 군락지가 있어 5월 초순이나 중순까지는 소복하게 진달래로 덮이고, 진달래가 시들 즈음이면 이곳에 연분홍빛 철쭉이 만개한다. 상춘객들의 발길을 잡는 소백산 철쭉제는 매년 5월 말경 4~5일간 열리는 것이 보통인데, 올해는 5월 14일부터 29일까지 15일간 소백산 국립공원과 단양읍 일원에서 함께 열린다. 늦은 봄까지 꽃놀이를 미루어온 이들이라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봄꽃의 향연을 마음껏 즐겨 보자.
자료 제공 : 한국관광공사

대중교통■동서울->단양 1일 30여회 운행(2시간30분 소요) 동서울->구인사(단양 경유) 1일 12회 운행 (3시간 20분 소요) (온달관광지는 단양 시외버스 터미널보다 구인사 와 더 가깝다)■청량리역 -> 단양 1일 10회(주말기준, 약 3시간 소요) 문의처: 단양역 (043)422-7788 단양 시외버스터미널 (043)422-2239 단양 시내버스터미널 (043)422-2866 자가운전■중부고속→영동고속→중앙고속→북단양IC→매포5번국도→단양 ■중앙고속 북단양나들목->단양읍->고수대교->영월방면59번국도->군간교->고수동굴 방면 595번 지방도->온달산성입구

단양의 명소 ‘단양팔경’웅장한 기암괴석과 맑은 물…퇴계 선생 극찬단양 8경은 조선왕조 개국공신 정도전을 비롯하여 퇴계 이황 선생, 토정 이지함 선생 등 수많은 인물들이 쉬어갔던 곳으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유서 깊은 명승고적들이 산재해 있다. 이퇴계 선생이 군수재직시, 극찬을 했을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는 소백산과 금수산, 도락산의 계곡마다 기암괴석이 웅장하고, 맑은 물이 수많은 폭포를 이루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단양 8경은 1코스<도담삼봉·석문> 2코스<구담봉·옥순봉> 3코스<사인암·상선암·중선암·하선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근에는 충주호의 유람선과 단양 제 2팔경, 대명콘도개장 등을 중심으로 하여 종합관광지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천동관광지 소백산계곡수를 이용한 물놀이장이 조성되어 여름 피서철 관광객이 많으며, 단양시내 고수대교 건너편에 단양 종합관광안내소가 위치해 있어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해 주고 있다.

①하선암 소백산맥을 흐르는 남한강 상류에 위치하는 단양 남쪽 4km 지점인 단성면 대잠리에 있으며, 심산유곡의 첫 경승지로서 불암이라 부르던 3층의 넓은 바위를 조선 성종 때 임제광이 선암이라 부른 뒤부터 하선암이라 개칭하였으며 봄에는 철쭉꽃, 가을에는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며 절경을 이룬다. ②중선암단양 남쪽 10km의 단성면 가산리에 있으며, 삼선구곡의 중심지이다. 흰색의 바위가 층층대를 이루고 있으며, 효종 때 곡운 김수증이 명명한 것으로 전해온다. 암계류에서 쌍룡이 승천하였다 하여 쌍룡폭포라고도 한다. ③상선암단양 남쪽 12km 지점의 가산리에 있으며, 중선암에서 약 2km 올라가면 수만 장의 청단대석으로 된 벽과 반석 사이로 흐르는 계수가 폭포를 이루고 있어 절경이며, 선조 때 수암 권상하가 상선암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④구담봉 단양 서쪽 8km 지점인 단성면 장회리에 있으며, 남한강을 따라 깎아지른 듯한 장엄한 기암괴석으로 그 형상이 마치 거북같다 하여 구봉이라고도 하였다. ⑤옥순봉단양 서쪽 9km 지점의 장회리에 있으며, 그 솟아오른 봉우리는 자유분방하고 기상천외하여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렀다. 1549년(명종 4년) 단양 현감으로 부임한 이퇴계가 석벽에 ‘丹陽同門’이라 각명했다 하며, 우후죽순같이 솟아오른 천연적 형색이 희다 하여 옥순봉이라 하였다고 한다. ⑥도담삼봉 단양 북쪽 12km 지점의 단양읍 도담리에 있다. 남한강의 수면을 뚫고 솟은 세 봉우리 가운데 남봉은 첩봉 또는 팔봉이라 하고, 북봉은 처봉 또는 아들봉이라고 한다.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이 이곳에 은거하여 자신의 호를 이 도담삼봉에서 본떠 삼봉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⑦석문 단양 북쪽 12km 지점의 도담삼봉 하류에 있다. 남한강변에 높이 수십 척의 돌기둥이 좌우로 마주보고 서 있는 위에 돌다리가 걸려 있어서 무지개 형상을 하고 있다.


⑧사인암 단양 남쪽 8km 지점인 대강면 사인암리에 있으며, 덕절산(780m) 줄기에 깎아지른 강변을 따라 치솟아 있는데, 우탁이 사인재관 때 이곳에서 자주 휴양한 데서 사인암이라 하였다고 한다. 단양에는 그 밖에도 죽령 산정에서 떨어지는 죽령폭포, 운선계곡 상류에 위치하는 칠성암, 가을철의 단풍으로 절경을 이루는 북벽, 소백산맥 중에 솟은 봉우리와 계곡이 절경을 이루는 구봉팔문, 계절에 따라 변모하는 아름다운 금수산, 고구려의 온달 장군이 축성했다는 온달성, 길이 약 2km의 자연굴 천장에 통혈이 있어 일광이 반사하는 일광굴, 천태만상의 절경을 이루는 고수동굴 등 제2 단양팔경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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