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암사는 큼직한 사찰도 아니고 화려한 문화재가 있는 곳도 아니다. 절 집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순수예술 영화 한편을 본 것 같은 감동을 받는다. 길도 협소하여 버스가 들어가기엔 벅찰 정도다. 봄내음 물씬 묻은 밭을 따라 깊은 속내로 들어가면 화암사 계곡 초입이 나온다. 이제부터 더 이상 차가 올라갈 수 없다. 핸드폰도 터지지 않아 문명은 무장해제 당하고 만다. 절에 오르는 계곡길이야말로 화암사 여행의 백미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야생화를 감상하면서 지저귀는 새소리에 취하다보면 세파의 찌든 때가 절로 씻겨 나간다. 좁은 협곡과 너른 협곡이 번갈아 나오면서 급기야 시원스런 폭포가 여행객을 맞이한다.그 흔한 일주문도 없다. 오로지 우화루 옆 좁은 문이 절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다. 우화루(보물 662호)는 임진왜란이 끝난 후인 1611년에 중창을 했으니 400여년이 넘은 건물이다.

세월을 느낄 수 있는 화암사

극락전 안에 있는 동종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광해군 때 다시 만들었는데 전쟁의 참화를 겪어서인지 수많은 이적을 보여주고 있다. 밤이면 종이 저절로 울려 스님과 신도를 깨웠고,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 헌병이 무기로 쓸 쇠붙이를 얻기 위해 몰려오자 종이 스스로 울려 스님들에게 미리 알려주어 스님은 급한 대로 그 종을 땅에 묻었다고 한다. 해방이 된 후에야 다시 꺼내 오늘날까지 왔는데 나라나 절에 불행한 일이 있을 때에는 스스로 소리를 내어 위급함을 알려주었다 하여 ‘자명종’이라고 부른다. 극락전 (보물663호)은 소박한 외형만큼이나 내부도 단아하다. 1714년에 단청을 했으니 300년 전 색이 바랜 단청색을 보고 있는 셈이다. 중국 남조 시대에 유행했던 하앙식 건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며 고대 건축 양식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극락전 좌측 적묵당도 한창 보수중이다. 화암사 들어가는 초입에 산내골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산, 내, 골을 찾아다니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깨우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폐금광에서 노다지를 상상해 볼 수 있고 야생화를 감상하며 계곡 트레킹을 할 수 있으며 물 맑기로 소문난 신흥 계곡을 따라 자전거 하이킹도 가능하며 풋풋한 고향 음식도 맛 볼 수 있다.산내골 마을에서 속내로 깊숙이 들어가면 아이들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곤충 왕국이 나온다. 곤충 표본실, 곤충 생태관, 야생화 정원, 곤충 교실 등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곤충 생태관에서는 나비의 성장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 놓았으며 수천마리의 나비가 훨훨 날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장수풍뎅이와 굼벵이 등도 볼 수 있다. 야외교실에서 곤충박사의 강의를 듣는 것도 유익한 시간이다. 직접 곤충을 채집하여 표본제작을 할 수 있으며, 나뭇가지로 나무곤충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첩첩산중의 산봉우리가 보이고 그 사이로 신흥 계곡이 이어지고 있다.



사계절 휴양지 ‘고산자연휴양림’

경천면사무소 안쪽마을인 오복마을 하천은 다슬기를 비롯한 토종물고기, 반딧불이 서식하고 있으며 노루, 너구리 등 야생동물들도 볼 수 있어 때 묻지 않은 자연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봄에는 산나물 채취, 고추모 심기, 감자 캐기 등 다양한 농촌 체험을 할 수 있고 여름이면 미꾸라지 잡기와 뗏목타기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오복마을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청산관광농원에는 숙박시설, 식당 등 각종 편의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수영장도 있어 여름이면 물놀이도 가능하다. 농원에는 사육되고 있는 수 천 마리의 꿩과 희귀새 우리도 있어 가족휴양처로 더 없이 좋은 장소다.때문에 2003년에는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됐다.

경천면에서 삼기삼거리로 가서 좌회전을 하면 ‘고산자연휴양림’이 나온다. 빽빽한 활엽수가 우거져 있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가족휴양지다. 낙엽송,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등이 빽빽이 들어선 조림지와 활엽수, 기암절벽 등이 어우러져 호젓한 휴식을 취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이 휴양림은 봄이면 철쭉, 산벚과 같은 각종 야생화가 만발하여 꽃의 제전을 펼치는가 하면, 여름에는 울창한 숲과 계곡을 따라 맑고 시원한 물이 흘러내려 무더위를 식혀준다. 또한 가을에는 마치 붉은 양탄자를 펼쳐 놓은 것처럼 온 산을 덮은 단풍들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겨울의 설경도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이다.

대아호 따라 호반 드라이브

고산자연휴양림을 나와 732번 국도를 따라 동쪽으로 달리다 보면, 맑고 잔잔한 대아호가 펼쳐져 있어 호반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가 나온다. 대아호 인근의 왕재에서 장애와 중수골을 연결하는 6.3㎞ 등산로는 수림경관과 산림욕을 누구나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으며, 중수골의 정상에 이르면 남쪽 아래로 대아호를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시원한 호수 바람을 맞으며 대아호 끝자락에 닿으면 ‘대아수목원’이 행락객들을 반긴다. 대아호는 중수골과 왕재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물과 은철골의 물이 합류하며 이뤄진 큰 호수다. 열대식물원 등 14개 전문식물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산림문화전시관에는 임업의 역사, 약용식물의 전설 등 산림관련 자료를 수집 전시하고 있다. 배구, 농구, 족구를 할 수 있는 다목적 운동장과 숲 속의 어린이 놀이터도 있다. 대아수목원의 금낭화 군락이 유명하며 7ha의 면적에 이르고 있다. 자료 제공 : 한국관광공사

■ 교통
- 전주-고산-화암사(군내버스 1일5회 운행)-입장료/주차비: 없음 - 호남고속도로 익산IC-799번지방도-고산→경천→화암사

■ 정보
- 산내골 체험마을 정보 : 담당자 윤건중 (063)261-8457 (http://sanaegol. go2vil.org)- 곤충왕국 정보 : (063)251-4403 - 오복마을 정보 : 담당자 류석 (063)261-9696 (www.obok.or.kr)- 고산자연휴양림 정보 : (063)263-8680 - 대아수목원 정보 : 09:00~17:30 야영 및 숙박 금지 (063)286-6529

■ 문의
- 완주군청 문화관광과 (063)240-4224 (http://tour.wanju.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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