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는 출발 전 일정 계획을 세우고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성수기에는 배편 예약이 우선이며, 기간이 정해지면 세부 일정 및 여행 형태에 따라 숙박까지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도동항 주변은 어촌 마을의 활기를 보여주며 다양한 먹거리, 여행의 편리 등을 제공하는 한편, 단체여행객이 많고 교통수단의 출발지인 만큼 다소 번잡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 도동항을 벗어나면 그림 같은 해안 절경을 품에 안은 숙소도 찾을 수 있으며 나리분지처럼 깊은 산속에서 무수히 많은 별과 함께 밤을 지새울 수도 있다. 특히 인근 해수욕장이나 나리분지 등지에서 야영도 가능하다. 울릉도에서 천혜의 비경으로 아직 숨겨둔 곳이 있다면 아마도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서 섬목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와 섬목에서 천부까지 이어지는 해안 일대일 것이다.

내수전~선창까지의 4.4Km 일주도로 미개통으로 내수전 전망대에서 대부분의 관광객이 도동항으로 다시 돌아갈뿐더러 섬목을 목적지로 한다면 도동에서 시계 방향으로 1시간 30분 가까이 달려야 하기에(버스도 대부분이 천부항을 종점으로 한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다. 도동항에서 저동을 거쳐 내수전 해수욕장까지는 정기 버스편이 출발하지만 내수전 일출전망대로 바로 출발할 경우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여유가 있다면 저동항에서 촛대암을 감상하고 봉래폭포까지 구경하는 것이 좋겠지만 현재 봉래폭포는 도로 복구공사로 입장이 불가능한 상태다.내수전 전망대로 이어지는 오르막 입구에 내수전 해수욕장이 위치하고 있는데 울릉도에서 수심이 얕고 파도가 약해 안전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울릉도에 위치한 해수욕장은 모두 몽돌 해수욕장이며 백사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계곡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야영이 가능하고 스노클링 장비가 있다면 맑은 물 속 물고기떼를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몽돌해수욕장과 맑은 물 속은 장관

오르막 도로로 접어들어 700m 지점에 내수전 약수터가 있는데 탄산 맛이 나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계속 오르면 도로가 끝나는 지점이 나온다. 우측 산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 도착하고 좌측 널찍한 산길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내수전 일출 전망대에 올라서면 우로는 저동항, 정면에는 죽도, 좌로는 관음도와 섬목(선창포)일대가 그림처럼 펼쳐지는데 특히 맑은 날 독도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아침 일찍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일출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전망대를 내려와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하면 울릉도 원시림 삼림욕의 독특함을 맛보게 된다. 트레킹 코스는 완만한 내리막으로 시작해서 다시 완만한 오르막으로 끝이 난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중간 지점에 약수터와 계곡이 있으니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양치식물 군락 중간 중간 이름 모를 야생화가 만발한 코스를 큰 숨을 들이켜며 산보하듯 걸으면 마치 깊은 산속에 와 있는 듯 착각에 빠진다. 트레킹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멘트 포장이 된 죽암으로 향하는 아랫길과 선포마을과 섬목으로 이어지는 윗길이 나온다. 어느 길을 택하든 해안일주 도로까지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되도록이면 해안 일주 도로가 끝나는 섬목으로 내려가는 쪽이 나을 것이다. 오르막길을 잠시 오르면 선포마을에 도착하게 되는데 오래된 집들이 하나같이 텃밭을 품고 듬성듬성 앉아있는 모습이 정겹다.

이 선포마을은 나리분지나 송곳산 뒤에 위치한 추산마을처럼 해안도로나 바다에서는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특히 일주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군도를 이용해 올라와야 하므로 ‘울릉도 속의 오지’라고 볼 수 있다. 다시 걸음을 돌려 섬목 방향 비포장 내리막 산길을 내려오면 내수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았던 끊어진 일주도로에 도착하게 된다. 끊어진 일주도로 위에는 작은 매점 하나와 험준한 해안 절벽을 배경으로 수만의 갈매기떼를 감상 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천부마을까지 일주도로는 관광객을 태운 4륜택시만이 가끔 다녀갈 뿐 인적이 드물어 울릉도 내 그 어느 바다보다 투명한 에메랄드 빛 바다를 감상할 수 있으며 연이어 드러나는 관음도, 삼선도, 딴바위의 절경은 한없이 머무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좀처럼 보기 힘든 관음도의 바다색

관음도는 선포 정류장과 섬목 일주도로 사이 해변과 닿을 듯이 위치해 있는데 그 사이 해변의 바다색은 가히 한국 땅에서 보기 힘든 장관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이 주변은 온 천지가 갈매기 천국으로 해안 절벽과 관음도 일대에서 수많은 갈매기 떼를 볼 수 있으며, 일주 도로상에도 갈매기의 분비물로 사람의 때가 얼마나 덜 묻었는지 알 수 있는 구간이다. 관음도를 지나면 바로 딴바위와 함께 죽암 해수욕장을 감상할 수 있다. 죽암 해수욕장을 지나 다시 두 개의 섬 근처로 가면 세 개로 나뉘어지는 삼선암을 만나게 되며, 송곳산을 배경으로 천부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천부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울릉도 일주 도로를 지나 도동으로 돌아올 수도 있으며 아님 서둘러 나리분지로 향하여 다음날 성인봉 등산을 계획할 수도 있다. 물론 송곳산 뒤에 위치한 추산마을에서 여장을 풀고 끝없는 망망대해와 송곳산 절경을 배경으로 울릉도의 밤을 보낸다면 힘들여 울릉도에 온 보람을 백배 더 충족시켜 줄 것이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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