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쌀과 양질의 도자기 생산지로 그 명성을 이어왔던 경기도 여주는 볼거리, 먹거리 가득한 선택받은 땅이라 불리었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곁에 위치한 고즈넉한 신륵사,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의 생가, 조선시대 역사 상 가장 지혜롭고 후덕한 리더십을 갖춘 왕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의 능이 있는 곳. 저물어 가는 여름의 끝자락, 여주로 떠나보자.

해가 머무는 숲 ‘해여림 식물원’

2005년 5월에 첫 개장한 ‘온종일 해가 머무는 여주의 아름다운 숲’이란 의미를 지닌 해여림 식물원. 예전 세종대왕릉 후보지로 점쳐질 정도로 명당인 여주군 산북면 상품리 흙석이골(방축골) 산자락에 자리한 6만여평의 관람면적, 10km의 관람거리를 지닌 이 관광식물원은 총 5개의 테마동산(보람의 동산, 행복의 동산, 미래의 동산, 희망의 동산, 꿈의 동산)으로 구성돼 있으며, 2,700여종의 초본류와 1,300여종의 목본류를 보유하고 있다. 식물원의 테마는 ‘풀꽃나무(Plant)’, ‘자연환경(Environment)’, ‘참살이(Wellbeing)’. 이 테마의 이면에는 30년 넘게 아동도서 출판의 길을 걸어 온 나춘호 회장의 굳건한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 점점 사라져 가는 우리나라 고유의 자생식물 보호와 좀처럼 자연과 접할 기회가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학습공간의 제공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식물원의 기본 취지에 걸맞게 식물원 곳곳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물론 온 가족이 배우고,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식물들과 테마놀이터로 가득 채워져 있다.아리따운 연꽃으로 가득 덮인 천연지, 알록달록 화려한 꽃색의 조화가 돋보이는 비밀의 화원,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꿈의 길, 각종 약초들이 모여 있는 동의보감정원, 식물원을 한 눈에 내다볼 수 있는 해여림 전망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폭포, 어린이들에게 인기 1순위인 찰흙놀이터 등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 외에도 편리하고도 효율적인 관람동선과 식물원 곳곳에 배치된 매점, 레스토랑, 공연장 등이 온 가족을 위한 한 나절의 편안한 휴식처로 안성맞춤이다. 산수유, 연꽃, 국화, 눈꽃축제 등 사계절을 염두에 둔 다양한 축제계획과 공원조성은 계절과 상관없이 꾸준히 인기를 끌 식물원의 강한 생명력을 예고하고 있다. 저물어 가는 여름과 다가오는 가을의 정점에서 온 가족과 함께 해여림 식물원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천년 역사를 품다 ‘신륵사’

봉미산 남쪽자락에 위치해 남한강의 상류인 여강과 함께 어우러진 고즈넉한 신륵사. ‘신륵모종(神勒暮鍾: 신륵사에 울려 퍼지는 저녁 종소리)’이라 불리며 여주팔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신라 진평왕 때 원효 대사가 창건, 천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신륵사는 사찰 내의 다층전탑과 극락보전, 대장각기비를 비롯한 많은 유물, 유적 등을 품고 있다. 특히 벽돌을 재료로 지은 보물 제 226호인 다층전탑은 강변 바위 위에 세워져 신륵사의 경치를 더욱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이 전탑으로 인해 신륵사가 ‘벽절’로 불려질 만큼 신륵사의 대표적인 유물이다. 특히 신륵사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강변에 위치한 사찰인 만큼 여강과 함께 빚어내는 전각 ‘강월헌’의 장관 또한 놓칠 수 없다. 무엇보다 신륵사와 이어지는 신륵사 관광지는 여주의 대표적 관광단지로서 향토사료관, 도자기전시판매장, 여주세계생활도자관, 황포돛배유람선, 관광마차 등이 조성돼 있다.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 생가

조선 26대 고종황제의 황후로 개화기에 뛰어난 외교력을 발휘하다 일본인에게 무참히 시해당한 명성황후. 책은 물론 뮤지컬, 드라마로도 명성황후의 삶은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온 만큼, 그의 웅장하고도 드라마틱한 생에 대한 회고여행은 더욱 감동적이다. 명성황후의 생가 입구로부터 널찍한 시야에 좌편에는 명성황후 생가가, 우편에는 명성황후 기념관과 문예관이 한 눈에 보인다. 우선은 기념관에 가서 명성황후의 생애와 그 당시의 역사자료들을 살펴보자. 구한말의 복잡했던 시대상황과 명성황후에 관련된 여러 귀중한 자료들을 볼 수 있다. 관람석 총 161석 규모의 공연장인 문예관에 들러 명성황후 관련 영상물을 관람해도 좋다. 그 후 명성황후가 8세까지 살던 생가를 방문하여 명성황후의 어린 시절 숨결을 느껴 보도록 하자. 원래는 안채만 남아 있었으나 1995년도에 사랑채, 행랑채, 별당을 복원했다. 나오는 길에 명성황후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조각공원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불교문화의 보고, 목아박물관

불교에 관련된 문화유산과 현대조각 작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목아박물관은 무형문화재 제108호(목조각장)인 목아 박찬수 선생이 수집한 6,000여점의 불교 관련 유물을 전시해 놓은 불교전문 박물관이다. 화강암과 나무로 각각 만들어진 멋들어진 정문을 지나면 전통적이면서도 고풍미가 느껴지는 조각공원과 건물, 석탑들이 하나가득 펼쳐진다. 우선 인도의 석굴사원을 모방한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되어 있는 독특한 느낌의 붉은벽돌 건물로 되어 있는 전시장을 방문해 보자. 불상, 탱화, 불교용품 등 불교에 관한 아름다운 여러 예술작품들과 목공예의 진수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여유 있게 감상한 후 미륵삼존대불을 포함한 여러 조각작품들이 전시된 2,600여평의 야외 조각공원을 거닐어 보자. 우아미와 세련미가 잘 조화된 야외조각 공원은 사진촬영장소로 그만이다. 목아박물관 내의 전통찻집에서 전통차를 마시며 야외 조각공원과 건물들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운치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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