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은 그 어떤 것이든 그것이 만들어졌던 시대와 그것이 거쳐 온 시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옥새도 마찬가지다. 옥새는 한 시대의 역사, 정치, 경제, 사회제도에 대해 소상하게 전해준다. 옥새를 통해 고대 은나라에서 시작된 우리 민족의 역사가 고구려, 백제, 신라, 발해, 조선을 잇는 면면의 우리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옥새는 일반에 생소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언제 처음 옥새가 만들어졌는지, 옥새와 국새는 어떻게 다른지, 옥새가 없으면 황제가 되지 못하는지,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옥새로 역사까지 바로 잡을 수 있는지, 옥새는 어떤 사람이 만드는지, 어떤 방법으로 만드는지, 그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정리된 것이 없다. 이런 배경에서 <옥새, 숨겨진 역사를 말하다>가 태어나게 되었다.

# 황제와 제국의 상징

옥새의 명칭과 기원, 그리고 역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우리 역사들을 만날 수 있다.
중국의 기원으로 알았던 은나라가 실은 우리 동이족이 세운 나라였다는 사실. 중국의 황제문화가 동이의 천자문화를 모방한 것이라는 사실. 독자적인 천하관을 가진 제국이었던 고구려와 발해. 강대국들 사이에서도 황제국을 지향했던 고려. 망해가는 나라를 끝까지 부활시키려했던 황제국 대한제국. 이 모든 것들이 옥새에 얽힌 역사를 찾는 과정에서 드러난 역사적 사실들이다.
반만년 역사에서 일제 36년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이 땅을 외세에 넘겨준 적이 없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 궁중 문화의 꽃

두 번째 파트는 궁중 문화의 꽃으로서의 옥새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왕실문화 가운데 가장 정제되고 장엄한 보고(寶庫)는 왕조시대 최고의 상징물인 옥새가 될 수밖에 없다.
옥새는 귀족과 평민에게는 절대왕권의 상징이었으며, 대외 관계에서는 국가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이는 데에도 앞장섰다. 그 안에는 왕실문화의 검박하면서도 품위에 넘치는 격식이 담겨져 있다.
옥새의 정치적 예술적 위상에서부터 옥새를 둘러싼 의식, 옥새의 종류 등에 대해 현미경을 들이대듯이 치밀하게 살피고 있다.

# 옥새에 숨겨진 비밀

세 번째 파트는 옥새에 숨겨진 비밀들을 밝혀내고 있다. 옥새는 당대 최고의 실력자들이 머리를 맞대어 만든 최상의 작품이다.
여기에는 예술성과 함께 보이지 않는 기운까지 조절, 왕과 나라의 운명 나아가 종묘사직까지 좌우할 수 있는 힘을 담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손잡이의 형태에서부터 금속의 합금 비율까지 치밀하게 계산했다. 특히 인면에 새겨질 문자는 자연의 음양적 조화와 힘을 담도록 했다는 놀라운 사실들을 공개하고 있다.
천지통합의 기운을 담은 인면, 자연의 힘을 담아내는 비밀, 임금을 상징하는 손잡이에도 숨겨진 비밀들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옥새의 제작

네 번째 파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승되고 있는 옥새제작의 비법과 그 전승자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통해 면면이 이어져 내려왔던 옥새의 비밀은 바로 선대 ‘옥새전각장’을 잇는 전수자에게 구전으로만 행한 비밀수업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도 이 책에서 공개되고 있다.
왕가의 독특하고 고유한 격식은 옥새전각장들 사이에 영새부란 이름으로 비밀리에 전해져 왔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책은 옥새전각장이 갖추어야할 덕목은 물론 그 제작과정까지 상세히 풀어놓고 있다.
김성호 저 / 예나루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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