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안내
오류의 시대



조지 소로스는 이 시대에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주요 문제들, 즉 우리의 문명을 위협하고 있는 핵무기 확산과 지구 온난화, 테러리즘과 반 테러리즘의 대치, 국제 협력관계의 붕괴 등에 대해 명확한 해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 책, <오류의 시대>에서 그 특유의 화술로 그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열린사회’로 나가는 유용한 지침들
조지 소로스는 금융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고, 그 돈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쓰려고 노력해왔다. 이 책에서 그는 2001년부터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미국의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짚어보았다. 그는 단순히 잘 포장된 미국 현행정부의 치명적인 결점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에 대해 더 넓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져왔다.
파벌정치가 이 ‘국적 없는 정치가’의 거침없는 메시지를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연설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느라 정작 자신들이 가야 할 방향을 잃은 전 세계의 정치인들이 미래를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강력하고 유용한 지침들을 남기고 있다.
미국이 변화하려면, 우선 오해에서 비롯된 무의미한 테러와의 전쟁을 끝내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이 시대 가장 절박한 문제점 제시
우리와 현실과의 관계는 우리가 깨닫고 있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생활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놓은 각종 문명의 이기들이 지금은 인간과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사회를 크게 위협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현대문명의 자부심이라 일컬어지는 미국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사회는 특히 현실에 대한 이해에서 몇 가지 중대한 결함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의 1부에서는 보편적인 문제점들을 논하고, 2부에서는 역사상 현시점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들을 제시한다. 즉, 열린사회로서 미국이 당면한 문제, 열린사회로서 유럽 연합의 실패, 민주주의 확산 과정의 어려움, 보호의 책임을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국제공동체의 부재, 지구 에너지 위기, 그리고 핵 확산 등이다.

매일경제 전병준이 만난 ‘조지 소로스’
지금도 조지 소로스 박사를 처음 만났던 2005년 8월을 잊을 수 없다. 2년 동안을 공들인 끝에 성사된 인터뷰 자리였다. 소로스 박사와의 첫 대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80세를 바라보는 노인이었지만 그의 눈은 한창 호기심을 느끼는 젊은이의 눈처럼 반짝거렸다. 또 한마디 한마디에서 ‘현자의 지혜’를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 그는 인생의 마지막 책을 집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필자에게 해주었다. 내용을 물으니 자신의 인생철학이 담긴 노작이 될 것이라는 대답을 했었다. 그 작업의 결과가 바로 이번에 출간되는 책이다.
소로스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극단적이다. ‘헤지펀드의 대부’라는 부정적인 평가에서부터 ‘진정한 자유인’이라는 찬사까지 다양하다. 물론 월가의 거물들처럼 그도 엄청난 돈을 번 것은 분명하다. 하루아침에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부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번 돈을 제대로 쓸 줄 안다는 점이다. 그는 이미 자신이 세운 ‘열린사회 재단’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기부했다. 자신이 대학시절 포퍼 교수로부터 배운 것을 적극 실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소로스 박사와 접촉하면서 느낀 또 다른 점은 그가 매사 철저하고 신념에 찬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가 이번 책에서도 지적했듯이 그는 자신의 이상을 사후에라도 차질 없이 실현하기를 원하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가 극한 이념의 대립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소로스 박사의 역작이 한국어로 번역된다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자유주의 철학이 21세기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한국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지 소로스 저, 전병준 외 옮김 / 네모북스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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