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삼성)와 박정태(롯데). 둘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2루수이자 ‘독종’으로 유명하다. 1997년 7월 22일 LG와 롯데의 사직경기. 박종호와 박정태가 특유의 근성으로 경기 도중 뒤엉킨 일화가 있다. 당시 LG 소속이었던 박종호는 4회 초 1루 주자였다. 1사 1, 2루에서 유지현의 유격수 땅볼 때 2루로 뛰던 박종호는 병살을 막기 위해 롯데 2루수 박정태를 향해 저돌적인 슬라이딩을 했고, 당황한 박정태는 박종호의 가슴팍을 거칠게 밀쳤다.

당시 스물네살의 프로 6년차 박종호는 다섯살 위의 ‘하늘 같은’ 선배 박정태에게 대들었다. 근성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박종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때 LG 벤치에서 송유석(은퇴)이 달려나와 박정태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결국 송유석과 박정태는 퇴장당했다. 7년 뒤. 그때 그 박종호가 결국 박정태의 연속안타기록을 깨고 새 기록의 주인이 됐다. ▲박정태의 말〓정말 진심으로 축하한다. 극심한 부담감을 이겨내고 대기록을 세워 너무 대견하다. 내가 연속경기 안타에 도전했을 때 일본 기록을 넘어서고 싶었는데 실패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