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승엽의 이름을 딴 도시락을 마케팅 상품으로 내놓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던 롯데는 최근 “이승엽 선수가 좋아하는 ‘가스돈’(돈가스 덮밥)을 도시락으로 만드는 데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처럼 지바 롯데가 ‘승짱 도시락’의 출시계획을 변경하려는 데에는 말못할 사정이 있다. 바로 오랫동안 팀에서 떠돌던 ‘도시락 징크스’ 때문.  이로 인해 이승엽(28)은 찜찜한 ‘도시락 징크스’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지바 롯데에는 ‘도시락의 저주’가 전해 오고 있어 흥미롭다. 인기 선수의 이름을 딴 도시락을 만들어 판매하면 꼭 좋지 않은 일도 따라왔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롯데는 지난 96년 당시 투수 이라부(현 한신)를 시작으로 스타플레이어의 이름을 딴 도시락을 내놓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해당 선수들이 줄줄이 큰 부상을 당하거나 구단과의 갈등으로 팀을 떠나는 등 묘한 징크스가 있었다. 이라부는 97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의 입단을 거부하며 잡음을 일으킨 뒤 결국 뉴욕 양키스를 택했다. 기둥 투수 구로키는 2001년 7월 오릭스전에서 오른쪽 어깨를 다쳐 2년6개월 동안이나 피나는 재활훈련을 한 뒤 올해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주장을 맡고 있는 내야수 고사카는 2002년 오른쪽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동안 팀내 간판스타 5명이 모조리 도시락을 낸 뒤 2년도 채 못 가서 ‘불상사’를 당했다. 이러한 징크스 때문에 지바 롯데는 당초 한국에서 온 홈런왕 이승엽을 소재로 한‘이승엽 도시락’을 만들기로 했다가 이를 우회시켜‘발렌타인 도시락’을 내놓을 계획이었다.이에 지바 롯데는 이미 밸런타인 감독 도시락의 샘플도 제작 중인 것으로 전해졌었다.

밸런타인 감독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현재 마린스타디움 인근 카인마쿠하리 역 앞에 있는‘마린스 볼파크’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밸런타인 감독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이유있는 판단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찜찜했던 롯데는 14일부터 판촉 상품으로 내놓을 계획이었던 하트 모양의 ‘밸런타인 감독 도시락 프로젝트’마저 전면 철회했다.한편 도시락과 관련된 ‘불운의 스토리’를 최근에야 전해들은 이승엽의 대리인 김기주씨는 “구단이 ‘승짱 도시락’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들었다. 기분 나쁜 징크스가 있는데 굳이 만들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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