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롯데 이승엽(28)의 1루수 라이벌인 후쿠우라(29). 이번에 두 사람이 처음으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롯데의 바비 밸런타인 감독은 9일 일본 롯데 담당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팀 청백전에서 ‘승짱’(이승엽의 애칭)과 후쿠우라를 서로 다른 팀에서 뛰게 해 둘의 능력을 평가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승엽은 청백전 첫날 후쿠우라와 주전 1루수를 놓고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합을 벌이게 됐다. 관계자들은 이승엽이 청팀의 4번·1루수로 뛸 경우 후쿠우라는 백팀의 3번·1루수로 뛸 것으로 보고 있다.

후쿠우라는 지난시즌 주로 3번 타자로 뛰며 타율 3할3리에 21홈런을 기록, 1루수 골든글러브의 영광을 안은 바 있어 이번 ‘진검승부’를 두고 섣부른 예측은 금물. 현지언론에서는 첫 청백전이 스프링캠프 세번째 휴일 다음날인 17일 가모이케구장에서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밸런타인 감독이 청백전에서 이승엽과 후쿠우라를 떼놓는 데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 경쟁심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철저하게 실력 지상주의로 팀을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동안 밸런타인 감독은 주전 1루수로 후쿠우라 쪽에 무게를 둬왔다.

지난달 말 미국에서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가진 공항 인터뷰에서 이승엽이 1루수에 애착을 갖고 있다는 말에 “우리에게는 퍼시픽리그 최고의 1루수(후쿠우라를 지칭)가 있기 때문에…”라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또 이승엽의 입단이 결정되기 직전 “이승엽을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피력했었다. 하지만 이날 밸런타인 감독은 그동안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경쟁’을 거듭 강조하며 “실전을 통해 둘의 능력을 테스트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한쪽으로 여론이 기우는 것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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