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그토록 염원하던 MVP를 거머쥐었다. 미국 시간으로 월요일 발표된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결과에서 로드리게스는 28명의 미국 야구 기자 연맹 소속 투표인단 중 6명으로부터 1위표를 받아 총점 242점으로 MVP의 영광을 안았다. 2위에 그친 토론토의 슬러거, 카를로스 델가도와는 총점에서 불과 32점 차이. 지난 3년간 뛰어난 개인 성적에도 불구, 팀 성적 부진으로 연달아 MVP를 놓친 로드리게스는 그의 팀인 텍사스가 올해 또 다시 지구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아메리칸리그에 그다지 위협적인 경쟁자가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당초 수상 가능성이 어느해보다 컸었다.

지난 시즌에는 오클랜드의 미구엘 테하다를 능가하는 개인 성적을 남겼지만 팀 성적에서 앞선 테하다가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 시즌 로드리게스는 AL 홈런(47개), 장타율(.600), 득점(124) 부문에서 수위를 기록했으며 119타점, 타율 .298, 출루율 .396등 또 한번의 슈퍼스타급 활약을 선보였다. 연평균 2,500만 달러(올 시즌 연봉 2,1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액의 몸 값을 받는 로드리게스는 MVP 수상으로 50만 달러의 보너스까지 챙기게 됐다.현재 멕시코에 머물며 수상 소식을 들은 로드리게스는 MVP가 된것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으며 최근 자신을 둘러싼 트레이드 루머에 대해서는 구단측의 주도로 계속 접촉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비록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성적은 두드러졌지만 올해도 역시 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텍사스 레인저스로 인해 표는 로드리게스에게 몰리지 않았다. 이날 투표에서는 1977년 AL MVP 투표때에 이어 처음으로 총 10명의 선수가 1위표를 얻는 대혼전. 나란히 2위와 3위에 오른 카를로스 델가도와 호르헤 포사다(양키즈)도 5개씩의 1위표를 얻었다. 또한 모두 27명의 선수들이 1표 이상을 받았으며 이 중 보스턴 선수들이 무려 6명이나 들기도. 아울러 로드리게스의 1위표 6개는 1957년 MVP를 수상한 뉴욕 양키즈의 미키 멘틀에 이어 MVP 수상자가 얻은 가장 적은 1위표이며 1987년 시카고 컵스의 안드레 도슨에 이어 지구 최하위 팀에서 나온 MVP로 기록됐다.

또한 로드리게스는 제프 버로우스(74년), 후안 곤잘레스(96, 98년), 이반 로드리게스(99년)에 이어 4번째 텍사스 레인저스 출신 MVP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최소 1표 이상 씩을 받은 27명 중 투수는 불과 4명. 15위에 오른 오클랜드의 키스 폴크가 가장 상위권이었으며 AL 사이영상을 받은 토론토의 로이 할라데이는 1표도 얻지 못했다. 한편 내셔널리그 MVP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본즈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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