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이하 FA)를 잡아라.’프로야구시즌이 종료된 요즘 팬들은 FA 선수들의 향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해영, 정수근, 진필중, 조웅천 등 거물급 선수들이 FA 시장을 달구고 있는 것. 프로야구 FA 시장을 분석했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한국야구위원회(KBO)가 6일 자유계약선수(FA)신청을 마감한 결과, KBO가 공시한 대상선수 24명 가운데 13명이 FA를 신청했다. 99년 프로야구계에 FA제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다다. 구단별로는 현대가 조규제, 박종호, 이숭용 3명이 신청해 FA 신청자가 가장 많다. 두산(장원진, 정수근)이 2명, SK(조웅천), 기아(진필중), 한화(이상목), LG(유지현), 롯데(가득염)가 각각 1명씩이다.현 KBO 기준에 따르면 FA신청자가 9∼16명일 경우 2명까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각 구단은 최대 2명씩의 FA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돼 치열한 FA쟁탈전이 예상되고 있다. FA를 선언한 선수들은 14일간(10∼23일) 원소속구단과 우선협상을 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12월31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과 교섭을 할 수 있고 미계약자는 다시 2004년 1월1∼31일까지 원소속구단을 포함한 8개 전 구단과 재협상에 들어간다.전문가들은 올 FA 시장을 달굴 선수들로 삼성 마해영, 두산 정수근, 기아 진필중, 한화 이상목, SK 조웅천을 꼽는다. FA 최대어로 꼽히는 마해영은 소속 구단인 삼성과 지난 10일부터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는 실정. 구단은 3년간 최대 23억원을 제시했지만, 마해영은 역대 FA 최고 계약을 했던 양준혁(34·4년간 최대 27억 2,000만원) 이상의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해영 - 삼성

마해영은 그 동안 실력뿐만 아니라, 팀 공헌도에서 양준혁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눈치다. 타 구단에서는 기아와 롯데가 마해영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두 구단 보다 거포가 절실한 상황. 그러나 마해영을 영입할 경우 삼성에 지급할 보상금만 17억1,000만원이라는 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공수주를 갖춘 최고의 톱타자로 평가받고 있는 정수근(26)은 소속 구단과의 협상에 연연하지 않고 이적을 결심한 상태다.

정수근 - 두산

역대 최연소 FA인 정수근은 6년간 40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4년 계약을 원하고 있는 두산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재계약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타 구단의 관심이 가장 높다. 현재 정수근이 이적할 팀으로 가장 유력시되고 있는 구단은 삼성. 타 구단에 비해 자금력에서 앞서 정수근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내년시즌 우승을 목표로 대어급 FA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아는 젊고 빠른 발을 가진 정수근을 탐내고 있고 LG도 정수근 영입에 가세할 전망이다.

진필중 - 기아

기아의 마무리 투수 진필중은 이적을 기정사실화했다. ‘특급 마무리’ 진필중(31)이 기아를 떠난다.이에 기아는 팀을 옮기고 싶다는 진필중의 의사를 존중해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진필중은 현재 LG, 현대, SK, 두산 등 수도권 팀을 원하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커보이는 팀은 LG. 이순철 신임감독이 ‘전력보강 1순위는 투수’라고 말할 정도로 투수력 보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LG는 FA 선수 중 진필중과 이상목을 영입 대상으로 거론한 적이 있고 현대, 두산, SK 등은 거액을 들여 진필중을 영입하기 힘든 상황이다.

조웅천 - SK

SK 우승의 일등공신인 조웅천은 소속 구단과 재계약을 원하고 있고 구단도 계약에 적극적이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구단은 3년에 15억원 선을 제시했고 조웅천은 4년간 22억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구단과 조웅천 모두 계약을 원하고 있어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목 - 한화

선발투수 최대어인 한화 이상목도 소속구단과 원만한 계약을 원하고 있다. 한화 구단 역시 에이스급 투수로서의 자존심을 세워주겠다는 입장이다. 구단 측은 한화는 이제까지 팀의 FA 선수들을 단 한번도 다른 구단에 보낸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하며 이상목과의 계약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조규제, 박종호, 이숭용 등 현대 FA 3인방도 현대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소속구단 현대가 “3명을 모두 잡는다”는 기본 방침을 세우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숭용은 3년간 19억원, 박종호는 4년간 22억원을 요구했고 투수 조규제는 3년 계약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현대구단은 이들 3인방의 조건을 고려해 빠른 시일내에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다른 팀 출신의 FA선수와 계약하는 구단은 올시즌 연봉의 300%와 보호선수 20명 이외의 선수 1명을 원소속 구단에 보상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또 원소속 구단이 보상선수를 원치 않으면 올시즌 연봉의 450%를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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